"코로나19 사태...소비진작에 최선·금리인하는 아직"

정부, 거시경제금융회의..."신규 지원자금 2조원 투입"

금융입력 :2020/02/14 14:44    수정: 2020/02/14 16:55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얼어붙고 국내 경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 경제수장들이 인식을 공유하고, 금융 시장을 점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등과 비교해 국내 소비가 지나치게 위축된 점이 있다고 말하며 정부 차원의 소비 진작과 내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15년 메르스 당시에는 경기가 하강 국면이었지만, 지금은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시기인 만큼 당시와 마찬가지로 금리 인하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로비에서 스탠딩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홍 부총리, 은성수 금융위원장.(사진=뉴스1)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경제 및 금융시장 영향과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상황을 공유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이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홍남기 부총리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네 기관이 상황 인식을 공유하는 기회였다"며 "인식에 대해 (네 기관 간) 큰 차이는 없었고, 금융시장 동향과 피해 업종 지원 방안, 경기 흐름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코로나 19로 실물 경제와 소비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경제성장률 수치를 하향 조정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파급 영향에 대해 시나리오별로 검토는 해볼 수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수치로 말할 수 있는 상황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2003년 사스 사태, 2015년의 메르스 사태가 중요한 경험이고 근거가 되지 않을까 싶으며 그를 토대로 여러가지 점검은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로 말하긴 이르다"고 답변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과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조기 종식될 지 등의 변수가 있어서 지금 단계서 연말에 설정했던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어떻게 조정하겠다고 말하긴 적절한 단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GDP) 목표치를 2.4%로 잡은 상태다.

홍남기 부총리는 코로나19로 소비가 부진해짐에 따라 내수 경제 활성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국은행도 기업의 유동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손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다소 낮췄다.

홍남기 부총리는 "관광객이 축소되고 국민들의 이동상황을 통계적으로 보면 이동이 제한되면서 소비 위축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소비 진작 방안, 내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정부 대책 이외에 스스로 국민이 소비진작 활동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15년 메르스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과도하게 소비활동이 위축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업의 자금조달, 유동성을 여유롭게 하겠다는 것은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지급준비율을 연다는 것 등의 대처를 말한 것"이라며 "금리 인하까지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근 채권시장 중심으로해서 금리 인하 예상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 효과도 있지만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신중히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5년이 흐른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2015년은) 전반적으로 하강기에 들어설 때고 지금은 바닥을 지나 회복하려는 상황"이라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확산될 지, 지속 기간이 얼마나 될 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지표를 통해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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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015년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한 달 뒤인 6월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27일 열린다.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 대응하기 위해 신규 지원자금을 2조원 투입했으며, 13일 기준으로 770억원이 집행됐다"며 "자금에는 여유가 있고 그외의 재원 14조원 가량이 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자금이 있더라도 마지막 단계인 은행 창구에서 집행이 돼야 하는데 두려워서 못하지 않도록 금감원과 함께 직원들이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면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