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카테크] 자율주행 아닌 주행보조 ‘ADAS’, 안전하게 쓰는 법

① 구매 전 사전 정보 파악 필수

카테크입력 :2020/02/06 08:44    수정: 2020/10/05 13:59

시간이 흐르면서 자동차에 탑재된 기술이 이전보다 향상됐다. 운전자의 주행피로를 덜게 할 수 있는 주행기술이 많이 적용됐고, 나아가 말로 차량의 창문을 조작하거나, 에어컨 공조장치를 작동시킬 수 있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 자동차 최신 기술을 담은 용어는 어려운 알파벳으로 구성됐다. 일부 자동차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글로 번역해서 소개하지만, 너무 길고 외우기 어려울 때가 많다.

지디넷코리아는 그동안 ‘조재환의 카테크’ 코너를 영상 콘텐츠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좀 더 상세한 차량 용어 설명을 위해 텍스트 기사 방식도 활용할 계획이다. [편집자주]

■우리가 쓰는 ADAS, 자율주행으로 오해받는 이유

많은 언론과 자동차 업체들이 쓰는 용어 ‘ADAS’는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의 약자다. 한글로 풀이하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이다. 첫 번째로 나오는 A는 ‘첨단’의 의미로 쓰이며, 두 번째로 나오는 A는 ‘보조’의 의미로 쓰인다. 결국 이 용어는 완벽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ADAS’는 하나의 그룹 또는 집단과 같다. 차간거리 조절을 통해 속도를 자유자재로 도울 수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흔히 ‘LKA’로 많이 알려진 차선유지보조장치, 긴급제동시스템이 ADAS 그룹 내에 있는 보조장치다.

그래픽으로 ADAS 기능을 설명해주는 포드 6세대 익스플로러 8인치 디스플레이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ADAS는 가끔 자율주행 장치로 오해받는다. 해당 장치가 들어간 차량들은 윈드쉴드(차량의 앞유리를 뜻함) 위쪽에 자리잡은 카메라로 차선이탈을 방지해주고, 차량 앞쪽 라디에이터 그릴 부근에 차량을 감지하는 레이더 센서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 출시된 일부 차량들은 스티어링 휠(운전대 또는 핸들)에 손을 떼도 평균 1분 정도는 자동조향을 해준다. 특히 최근에는 차선 이탈을 방지해주는 성격 대신, 차선 중앙을 유지해주는 시스템으로 진화돼 자동 조향에 대한 안전성은 커졌다.

그러나 운전자들은 ADAS 장치들을 자율주행 장치로 오해하면 안된다. 아직까지 ADAS 장치들이 천재지변이나 도로 위 돌발 상황을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의 필수요건은 바로 차량과 모든 사물간의 통신이 가능한 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망 구축이다. 좀 더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을 위해 5G망으로 자율주행차량 운행을 테스트하려는 회사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I-페이스 ADAS 경고 메시지 (사진=지디넷코리아)

우리는 도로에서 많은 돌발 상황을 만날 수 있다. 갑자기 도로 내 낙하물이 떨어질 수 있고, 기상악화로 인해 도로 내 블랙아이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심지어 천재지변으로 통신망 마비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상황까지 잘 대응할 수 있어야 진정한 자율주행차의 요건이며, 이같은 요건이 충족되려면 최소 5년, 최대 10년 이상이 더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우리 사회가 완벽한 자율주행 시대로 진입하려면, 해결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은 상황이다.

■규정속도 준수가 가장 안전하게 ADAS 쓰는 방법

완전 자율주행 시대는 아직 멀었지만, 우리는 이제 얼마든지 주행 피로를 ADAS로 줄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앞으로는 전방 주시만 잘하면 스티어링 휠에 손을 떼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안전하게 ADAS를 쓰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바로 도로 내 규정 속도를 준수하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실행 시 차간 간격 설정을 여유롭게 설정하는 것이다.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 것도 지금 현재 시점에서 가장 안전한 ADAS를 쓰는 방법 중 하나다.

최근 여러 방송사에서 메르세데스-벤츠 GLC 350e의 ADAS 관련 사고 사례가 뉴스로 방송됐다. 해당 차주는 시속 100km/h 제한 고속도로에서 ‘능동형 차간거리 어시스턴트 디스트로닉(Distance Pilot Distronic, 벤츠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술 명칭)’ 기술을 작동시키고, 차량의 속도를 127km/h로 설정했다. 차간거리 설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제한속도 100km/h 넘게 ADAS 운전이 진행됐던 350e는 결국 정체구간으로 서행중인 관광버스 차량을 받았다. 충돌 전부터 차량의 충돌 경고가 나왔지만 350e 운전자는 너무 늦게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350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주행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우선 규정속도를 넘어 ADAS 운전을 진행한 것은 차량에 대한 안전 불감증과 연관된다. 수동운전이나 ADAS 운전의 최우선 조건은 바로 도로 내 규정 속도를 지키는 것이다. 가끔 추월 차선 이용으로 인해 제한속도를 넘길 수 있지만, 주행 차선에 진입할 때는 안전한 규정 속도 준수가 필수다.

또 ADAS에 대한 이해 부족이 이번 사고의 원인과 직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벤츠는 ‘능동형 차간거리 어시스턴트 디스트로닉’ 사용 설명서에 별도 주의 사항을 넣었다. 여기에는 “해당 장치는 장애물 또는 정지된 차량에 대해 제동을 실행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표기됐다. 차간 거리 조절에 따라 자동 속도 조절이 가능하지만, 완전한 정차를 돕지 않는 기능으로 풀이된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실행중인 아이오닉 플러그인 클러스터 화면 (사진=지디넷코리아)

이같은 기능은 현대기아차에서도 유사하게 살펴볼 수 있다.

현재 판매중인 현대기아차 차량에는 정차 기능이 지원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정차 기능이 지원 안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사양이 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현대기아차가 붙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명칭이다. 한 때 정차 기능이 있으면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됐지만, 최근 판매되는 주요 차종 대상으로 ‘어드밴스드’ 용어가 삭제됐다. 결국 정차 기능 지원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현대기아차 차종 옵션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용어가 붙었다.

이같은 현대기아차 결정은 소비자들의 혼란을 줄 수 있다. 소비자들은 내가 타고 싶은 차량 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정차 기능이 제공되는지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고, 현대기아차 등 제조사도 판매사원이나 안내 책자를 통해 이를 자세하게 설명할 의무도 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실행된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 주행 모습. 차간 거리를 최대한 넓게 설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우리 딜러사 직원들도 차량에 탑재된 주요 ADAS 기능 설명을 고객들에게 전하고 있다”며 “간혹 일부 고객들이 이 기능을 자율주행으로 믿고 있지만, 운전자 보조 기능임을 강조해 소비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을 위한 강력한 장치도 마련돼야

소비자뿐만 아니라, 제조사들도 ADAS의 개념을 '자율주행'이 아닌 '주행보조'로 설명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ADAS 경고 위반 시 내려지는 강력한 조치다. ADAS 기능 실행 시 계기반 디지털 클러스터 등에 주의 문구를 띄우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 이를 실행하는 제조사는 많지 않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또는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 ADAS 장치 실행시, 운전자가 수 차례 스티어링 휠 소지 경고를 무시하면 해당 기능을 목적지 실행때까지 비활성화시킨다. 또 오토파일럿 실행 시 항상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어야 한다는 안내메시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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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도 일부 차종에 ADAS 기능 경고를 무시하면 차량을 서행시키는 기술을 탑재시켰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V80, 현대차 더 뉴 그랜저 등에 이 기능이 없다. 대신 스티어링 휠을 잡아야 한다는 경고를 자주 울려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유도시켜주고 있다.

BMW는 3시리즈, 7시리즈 등 주요 차종 스티어링 휠에 ADAS 관련 경고등을 설치해, 좀 더 직관적으로 안전운전을 유도한다. 첫 경고 때는 노란색 경고등을 띄워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유도하고, 만약 이를 무시할 경우 ADAS 해제를 알리는 빨간색 경고등을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