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타다, 법원 판단 받는 것도 필요해"

오픈넷 주최 대담…"플랫폼 노동자 보호는 국가적 관점으로 봐야"

인터넷입력 :2020/01/16 18:16    수정: 2020/01/17 09:03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웅 쏘카 대표가 “사회적으로 이런 (타다 같은 서비스가 적합할지) 판단을 같이 고민해보고, 갈등 요인이 있는데 서로 싸우기만 할 게 아니라 냉정하게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6일 서울 역삼동 한 회의실에서 열린 오픈넷 주최 ‘타다금지법을 금지하라’ 대담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오픈넷 이사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함께 대담자로 참석했다.

쏘카 자회사 VCNC는 지난 2018년 10월 기사를 동반한 렌터카 승합차를 활용한 유상운송 서비스 타다를 출시했으며 현재 타다 차량 1천500대를 가동 중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가 16일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오픈넷 주최 '타다금지법을 금지하라' 대담에 참석했다.

하지만 택시단체 관계자들이 타다가 불법 여객 운송에 해당한다며 이 대표와 VCNC 박재욱 대표를 고발, 기소하면서 현재 법원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타다와 같은 혁신형 모빌리티 플랫폼을 택시 제도권으로 이끄는 여객운수법 개정안도 지난해 발의됐다. 현재 해당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이날 대담에서 이 대표는 우리 사회가 지향점이 결국 혁신성장과 공유경제라면, 미래를 내다보고 그에 맞는 서비스와 산업을 만들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골자로 발표했다.

이 대표는 “우리 정부가 중요하게 내세웠던 방향성은 혁신성장과 공유경제였다”며 “기존 제도에 있지 않은 걸 내놓는 게 혁신이고, 정부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가 없다면 혁신은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유경제나 AI, 4차 산업혁명은 어떻게 막는다고 해도 올 수밖에 없는 미래다”면서 “우리의 습관과 문화가 변하는 것은 제도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대형할인마트와 전통시장 상인들 간 갈등을 신산업과 구산업의 갈등이란 프레임으로 봤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더 나아가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시대가 왔다”며 “할인마트를 없애자는 것은 적절한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택시 서비스가 수 천만원에 달하는 면허제를 기반으로 운영되면서, 업계 참여자들이 그 지대를 보전하려는데 함몰됐다고 역설했다.

그는 “택시 기사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으면서 면허란 지대를 추구하도록 하고, 과도하게 보호해주는 게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그들을 보호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지만, 너무 과도하게 보호하게 되면 미래를 만들어 낼 산업은 나올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 대표와 박경신 교수는 타다 드라이버처럼 본사에 직접 고용되지 않은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서는 국가가 나서 보호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다 드라이버는 회사에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므로 4대 보험 혜택을 볼 수 없다.

박 교수는 “일자리가 없어지는 대신 일거리들로 대체되면서 사회보장제도의 혜택들이 없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공유경제가 실제로 무언가를 소유한 사람만 제공자로 활동할 수 있게 돼 오히려 소득이 없는 사람들은 공유경제가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연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일자리가 없어지는 속도가 일거리가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느리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면서 “여객운송비가 더 낮아지며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게 경제적 불평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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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기업이 중심이 돼서 4대 보험 기준으로 했던 실업, 산재 등은 어떻게 할 계획이냐는 질문을 받는데, 기업에게만 책임을 지울 것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고민해봐야 한다”며 “국가적인 관점에서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의 사회보장제도는 일자리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보장이 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최근 법원이 배달기사의 산재를 인정했다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라고 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