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 시승기] 증강현실 내비 “최상”·HDA II “기대 이하”

현대차그룹 최초 14.5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탑재로 차별화

카테크입력 :2020/01/15 17:05    수정: 2020/01/16 22:08

출시 전부터 기대와 논란이 공존했던 제네시스 브랜드 첫 SUV GV80이 15일 출시됐다. 브랜드 첫 SUV임을 강조하기 위해 실내에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14.5인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 차선 변경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II 등 다양한 첨단 사양을 넣었다.

지디넷코리아는 15일 인천 송도 경원재 호텔부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까지 약 60km 구간을 달렸다. 색상은 이날 신차 발표회에서 가장 가운데에 자리잡은 ‘카디프 그린’ 이었으며, 22인치 스퍼터링 휠에 미쉐린 타이어가 장착된 모델이었다.

GV80는 우선 3.0 디젤 모델부터 판매하고 시간이 지나서 2.5 가솔린 터보 모델과 3.5 가솔린 터보 모델이 판매된다. 디젤 모델에 대한 대중의 호불호는 여전히 나뉘지만, 브랜드 첫 SUV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마케팅을 서서히 강화해나간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다.

제네시스 GV80 카달릭 그린 색상 차량이 인천 송도 일대를 주행하는 모습 (사진=제네시스)

차량 운전석에 앉는 순간 가장 눈에 보였던 부분은 바로 14.5인치 크기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다.

14.5인치 크기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는 겉으로 봤을 때 작아보인다고 느껴지지만, 시인성은 다른 현대차그룹 내비게이션에 비해 뛰어난 편이다. 시승차량이 선팅이 되지 않아 실내에 햇빛이 자주 반사됐지만, 이와 상관없이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기도 했다.

14.5인치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테마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는데 그 중에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실행되면 차량 전방에 위치한 카메라가 차량 주행 현황 뿐만 아니라 실시간 내비게이션 경로를 보여준다. 만약에 좌회전 구간이 가까워지면 특수 그래픽과 기본 내비게이션 그래픽을 병행표기해준다.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차선 이탈 신호가 감지되면 빨간색 경고 그래픽을 보여주고, 앞차 충돌이 감지될 때도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통해 경고를 보여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에도 변화가 있다. 주행보조(ADAS) 기능을 실행하면 테슬라처럼 내 좌측과 우측 차선을 지나가는 차량 흐름을 보여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네시스 GV80은 테슬라처럼 실선과 점선을 구별 짓는 능력이 없고, 주변 차선에 지나가는 차량이 세단인지 아니면 트럭인지 보여주는 세밀한 그래픽 표시가 되지 않는다.

14.5인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가 들어간 제네시스 GV80 내부 (사진=지디넷코리아)

제네시스 GV80에는 방향지시 레버를 작동시키면 자동 차선변경이 되는 고속도로 주행보조 II가 현대차그룹 차량 최초로 탑재됐다. 원래 G80 풀체인지 차량이 우선 탑재 대상 차량이었지만, G80 풀체인지 출시가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GV80이 첫 고속도로 주행보조 II 탑재 차량이 됐다.

하지만 고속도로 주행보조 II 사용 방법이 생각보다 어렵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을 실행하고 방향지시등을 수차례 작동시켰는데 차량이 차선 변경을 스스로 하지 않는다. 방향지시등을 넣기 전, 차량의 클러스터를 직접 살펴봤는데 차선 변경이 가능하다는 초록색 문구가 떴다. 하지만 차량 통행이 여유로운 구간에서 차선 변경 시도를 해봤는데 차선 변경 가능 그래픽이 흰색으로 변하고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

지디넷코리아 추가 취재 결과, 해당 기능은 운전자가 승인을 내려야 자동 차선 변경이 가능한 구조다. 클러스터에 차로 변경을 진행하겠는가라고 물어보는 그래픽을 띄우는데, 운전자가 OK 버튼을 눌러야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메시지가 등장할 수 있는 조건이 딱 정해지지 않았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의 자동 차선 변경 만큼 훌륭한 편이 아닌 사양이다.

증강현실과 기존 내비게이션 그래픽이 함께 뜨는 제네시스 GV80 14.5인치 화면 (사진=지디넷코리아)
투 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은 제네시스 GV80의 상징과도 같은데 이에 대한 대중의 호불호는 나뉠 것으로 보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운전석에서 가까이 바라본 제네시스 GV80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GV80 카카오 음성 인식 실행 화면, 그랜저와 K5와 많이 다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GV80에는 새로운 카카오 음성인식 UI가 들어갔다. 음성명령을 실행하면, 기존 현대차그룹 차량과 차별화된 카카오 음성인식 그래픽이 등장한다. 만약에 “트렁크 열어줘”라고 말하면 운전자가 원하는 음성명령을 그대로 화면에 띄우고 곧바로 실행한다. 특히 “트렁크 닫아줘라고 말하면 스스로 “테일게이트를 닫습니다”라고 말하며 열린 테일게이트를 스스로 닫게 해준다.

GV80에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음성명령으로 보낼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이걸 쓸려면 별도로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에 가입 후, 해당 서비스와 카카오톡 계정을 연동해야 한다.

GV80 3.0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78마력(3800RPM), 최대토크 60.0kg.m(1500~3500RPM)의 힘을 내며 8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간다. 스티어링 휠 방식은 대중들이 최근 선호하는 R-MDPS 방식이다.

22인치 휠이 장착된 GV80는 세단의 안락함과 SUV의 여유로움을 동시다발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차라고 평가하고 싶다. 100km/h 정도 정속주행을 진행해봤는데, 서스펜션이 크게 물렁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다만 차체 높이가 어느 정도 있기에 무리해서 커브 구간을 돌면 심한 언더스티어 현상이 날 수 있다는 점을 GV80 예비 오너들이 스스로 알아야 한다.

제네시스 GV80 (사진=지디넷코리아)

뒷좌석 공간은 키 184cm인 기자가 탔을 때 꽤 넓다. 발공간도 꽤 나오는 편이다. 센터 터널 높이도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며, 뒷좌석에서도 통풍 시트, 열선 시트 등을 실행할 수 있다. 차량 천장에는 거울이 있고, 팰리세이드처럼 에어컨 송풍구가 장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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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80은 특별하게 트림명이 없다. 기본 시작가가 6천580만원이며 10만4천가지에 달하는 운전자 맞춤형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서 자동 차선변경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보조 II 기능을 추가하려면 150만원 상당의 ‘드라이브 어시스트 패키지 II’ 옵션 사양을 넣어야 한다. 이 옵션사양이 빠지면 차선 변경이 지원되지 않는 고속도로 주행보조만 들어간다.

*지디넷코리아는 유튜브 라이브 영상을 통해 차량의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봤습니다. 지디넷코리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라이브 영상 녹화본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