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SK매직·LG전자, 렌털 시장 2위 놓고 '3파전'

국내 렌털 계정수 1300만 돌파…향후 3년간 연평균 18% 성장 전망

홈&모바일입력 :2019/12/10 16:39    수정: 2019/12/10 16:45

새로운 전자가전 소비 문화로 떠오른 렌털 업체 간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2~4위권이 혼전 양상이다.

SK매직을 업계 2위로 인정하는 상황이었지만, 최근 각사 자체 추산 결과에 따르면 LG전자가 한발 앞서 있고 SK매직이 뒤따르는 양상이다. 하지만 해외 계정까지 더해서 따지면 쿠쿠홈시스가 업계 2위다. 독보적 1위 웅진코웨이를 제외한 2위권 주자들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단 방증이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렌털 산업은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은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1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도 국내 렌털 시장 규모가 2016년 25조9천억원에서 2020년에는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국내 렌털 계정 수는 1천300만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자신감 넘치는 쿠쿠, 셀프 2위 선언

정체된 전기밥솥 시장 상황에서 쿠쿠는 렌털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쿠쿠는 지난 2009년 렌털사업을 시작하며 렌털지국·지점과 렌털전문점, 방판전문점, 양판점, 할인점 등 오프라인 판매망까지 전국단위 렌털 유통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지난해에는 렌털사업부문 육성을 위해 쿠쿠홈시스를 세우고 재상장했다.

쿠쿠홈시스 로고 (사진=쿠쿠홈시스)

올 초 쿠쿠는 255만개 계정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후 꾸준히 계정 수를 공개하고 있다. 쿠쿠는 지난 7월 국내외 렌털 누적 계정이 217만개(국내 147만개, 해외 70만개)라고 공개한 데 이어 지난 9일 렌털 누적 계정 237만개(국내 156만개, 해외 81만개)를 확보하며 국내외 전체 누적 계정 수 기준으로 렌털업계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쿠쿠가 ‘렌털업계 2위’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급증하는 렌털 계정 수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 조성훈 연구원은 “쿠쿠홈시스는 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렌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품목은 정수기로, 단일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2015년 부터 매년 하나 이상의 카테고리를 확장해왔다”며 “1인 가구 트렌드에 맞는 저가·소형 가전을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혀왔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후관리 서비스를 발굴하면서 시장의 변화에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 업계 2위 ‘대우’ SK매직, 상장 간다

180만 계정에 이른 SK매직은 최근까지 업계에서 2위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그간 계정 수를 밝히지 않았던 LG전자가 올해 200만 계정을 달성한다고 깜짝 발표를 하며 2인자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SK매직은 ‘업계 2위’보다는 ‘생활주방가전 1위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는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 SK매직은 전기레인지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또 전기레인지를 비롯한 가스레인지, 전기오븐,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직수형 정수기 등 6개 품목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매직 올인원 직수얼음정수기 CF 스틸 컷 (사진=SK매직)

SK매직은 SK네트웍스의 자회사다. SK네트웍스는 2016년 동양매직(현 SK매직)을 사들이며 국내 렌털가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SK매직을 앞세워 렌털 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0월 SK네트웍스 측은 웅진코웨이 인수전 불참을 발표하며 "당사 및 관계사가 보유한 사업 역량과 노하우, 디지털 기술 등을 바탕으로 SK매직을 중심으로 하는 홈케어 사업의 고객가치 혁신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SK매직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SK매직은 올해 3분기 매출 2천847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SK매직 측은 이 같은 실적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약 8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연간 기준으로도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매직은 이같은 기세를 몰아 이르면 내년 IPO(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류권주 SK매직 대표는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렌털 계정 300만 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 LG전자 “200만 계정 달성 코앞”…2위 치고 오르나

LG전자는 지난해 직접 렌털 방식의 ‘케어솔루션’을 선보이며 렌털 사업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성적도 우수하다. 지난해 LG전자는 2천924억원을 렌털 사업 매출을 올렸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천154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을 뛰어넘었다.

표=삼성증권

아울러 LG전자는 올해 렌털 계정 200만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200만 계정을 돌파하면 LG전자는 렌털 업계 2인자가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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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렌털 사업이 고객의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는 추세"라며 "올해 200만 계정을 달성하고 앞으로도 매년 30% 이상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매출 70%는 정수기에서 발생한다”며 “다른 제품 비중을 끌어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이종욱 연구원은 “LG전자는 할부 판매의 차원보다는 서비스 판매로의 확대 차원에서 사업에 접근하는 중”이라며 “렌털 요금을 포함한 서비스 월 정액제와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전자는 양질의 하이 엔드 스마트홈 고객들을 보유하고 있어 클라우드 업체와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