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판사 시대 도래… "딥러닝, 이젠 인간을 예측한다"

[ATS2019] 임영익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대표

컴퓨팅입력 :2019/11/14 17:01

"인공지능(AI)이 재판에서 우리의 인생을 논하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딥러닝은 우리가 매일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통해 자연 현상을 넘어 인간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임영익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대표는 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테크서밋(ATS) 2019'에서 '인공지능 판사와 프레디쿠스'를 주제로 발표하며,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예측지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이날 인공지능 발전역사를 짚으며,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임영익 대표가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ATS2019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는 "이미 컴퓨터가 형사재판이나 민사재판을 예측할 수 있다는 논문은 1960년대에 발표됐다"며 "하지만 당시엔 기술 부족으로 괄목할 만한 결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2002년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이 반드시 합리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준합리적 경제 이론'을 소개한 다니엘 카너먼 박사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인간의 인지편향은 널리 알려졌다.

임 대표는 "인간이 어떤 추론을 할 때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추론하는 게 아닌 무의식적으로 빨리 결론을 내려놓고 역으로 과정을 만든다는 다니엘 카너먼 박사의 이론이 경제학에 침투되면서 이후 인공지능으로 우회해서 들어오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실제 인간의 인지편향에 대한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다니엘 박사가 실제 인지편향을 얘기하면서 이스라엘 가석방 판결을 분석해본 결과, 밥을 먹고 난 뒤 판결을 했을 때가 가석방 판결률이 올라갔다"며 "해당 패턴에 영향을 주는 것은 포도당밖에 없었고, 이는 인공지능 판사를 개발하는 데 실마리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외에도 인간의 인지편향을 드러낸 분석 보고서가 있었지만, 해당 주장이 나올 때마다 판사들의 엄청난 반발이 있었다"며 "하지만 머신러닝 기법을 쓰면서 인공지능의 정확도는 점점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2013년 루미스 강도 사건에서 재범 위험성을 판단하는 인공지능 컴파스 알고리즘을 이용해 징역 6년을 선고했고, 이에 루미스가 반발해 항소했지만 위스콘신주 대법원이 위헌이 아니라고 결정하면서 실제 인공지능 판사가 실전에 들어오는 실마리가 됐다"며 "신성한 재판에 기계가 우리의 인생을 논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2016년 실제 인공지능 판사가 출현했다.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판례 584건을 분석해 법적 증거, 도덕적 판단 등을 고려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만들어 적용했다. 정확도는 약 80%에 달했다.

임 대표는 "해당 사례는 많은 지적도 받았지만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 판사가 '가능하다'라는 것"이라며 "미래에는 인공지능 판사가 재판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공지능은 머신러닝을 통해 바로 예측이 가능한 프레디쿠스와 수학적인 논리 추론 방정식을 적용해 재판을 내리는 베이지안 네트워크 모델, 이 두 가지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가 말하는 프레디쿠스란 예측이 가능한 인공지능으로, 자연적 예측지능과 인공적 예측지능을 동시에 상징하는 말이다.

그는 "인공지능은 두 번의 겨울을 거쳐 지금은 딥러닝발 인공지능 혁명"이라며 "관전포인트는 이것이 거품일 것인지 혹은 혁명일 것인지 아니면 인간처럼 인공지능이 자율성을 가져 특이점 공포에 이를 것인지 이 3파전에서 각자가 어느 쪽 입장을 취할지 관심있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인공지능은 법률 검색 영역에서는 이미 성숙 단계로 접어들었으며, 이제는 예측의 영역과 계약서 분석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텔리콘 메타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유렉스(U-LEX)와 알파로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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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대표에 따르면 유렉스는 법률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시스템으로, 법률 지식 구조 및 인간 법률가의 행위판단을 분석해 정보 및 법률 판례 간의 관계성을 보여주고 관련 판례를 추천해준다. 알파로는 계약서 분석 인공지능 변호사로 문서 자체를 통째로 넣어주면 독해해 쟁점을 추론한다.

임 대표는 "이제 딥러닝은 판사 영역으로 침투하고 있으며, 우리 인간을 예측하고 있다"며 "우리가 매일 사이버 세계에서 '좋아요'를 누르고, 답글을 다는 등의 행동 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은 예측하는 인공지능인 프레디쿠스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