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쇼미더웹툰] 죽음 선택할 수 있는 세상...‘여섯자의 소년’

작가 김보현 작품, 79화로 완결

인터넷입력 :2019/11/03 10:20

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와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레진코믹스 웹툰 ‘여섯자의 소년'(작가 김보현),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당신은 이 한 달 동안 수면상태에서 원하는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깨어나면 지금의 결정을 되돌려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도, 그대로 삶을 마감할 수도 있겠죠...”

레진코믹스 웹툰 ‘여섯자의 소년’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 삶의 의지를 잃은 주인공 ‘다루’가 생을 마감하기 위해 떠난 시간여행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다루에게는 절친했던 친구 ‘탄’이 있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다루와 달리 그는 외향적이고 활달했다. 그런 탄이 고등학교 시절 어이없는 사고로 식물인간이 됐을 때 다루는 절망했다. 그렇지만 친구가 얼마나 치열하게 삶을 살았는지 알기에 자신의 성격을 바꿔서라도 그의 몫까지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얼마 전 식물인간 상태였던 탄이 죽기 전까지는 말이다.

다루는 지금 스스로의 의지로 삶을 마감하기 위해 안락사 센터 앞에 서 있다. 그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신체 건강한 이들에게도 안락사를 승인하고 있다. 단, 신청자가 최종 선택을 하기 앞서 한 달 동안 수면상태로 자신의 과거를 체험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체험자는 자신이 원하는 특정 시간대로 이동할 수 있고, 그때의 기억을 재구성할 기회도 얻는다. 그렇게 수면상태에서 한 달 간의 체험을 마친 후에야 앞서의 희망대로 삶을 마감할 것인지 이를 번복할 것인지 최종결정을 할 수 있다.

정부는 한 달 뒤 트라우마를 삭제하고 긍정적으로 재구성된 기억을 갖고 현실로 돌아온 안락사 신청자에게는 경제적 안정을 위해 연금도 지원한다.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없다면 제도적으로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다루 역시 이 프로세스에 따라 수면상태에 들어선다. 그가 선택한 과거는 친구 탄과의 추억이 있는 시간이다. 이렇게 활짝 웃고 건강했던 탄인데… 과거의 시간 속에서 친구와의 재회에 가슴이 뭉클한 다루, 그런데 그 안에는 탄 뿐 아니라 기억에 없는 의문의 한 남자가 있었다.

레진코믹스 웹툰 ‘여섯자의 소년'(작가 김보현),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대체 그는 누구일까? 아무리 기억해 보려해도 기억에 없는 사람이다. 반면 남자는 기억이 없으면 만들어내면 된다는 뜻 모를 말을 한다. 그 말을 뒤로 한 채 다루는 고등학교 교실에서 출석부 사진을 둘러본다. 그러다 한 아이의 얼굴이 순식간에 그 의문의 남자로 바뀌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게다가 어찌된 영문인지 친구 탄이 그 의문의 남자를 경계하고 있다. 그런 탄에게 남자는 ‘다루를 살리고 싶지 않냐’는 의문의 말을 건네는데...

다루가 선택해 떠난 과거, 그곳에서는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식물인간이 되기 전 탄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으며, 기억에 없는 의문의 남자는 왜 다루가 삶을 마감하기 위해 들어온 과거의 시간에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 삶을 정리하기 위해 떠나온 과거에서 알 수 없는 남자와 알지 못했던 탄의 비밀로 인해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다루, 앞으로 그곳에서 세 사람의 행방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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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작가는 ‘여섯자의 소년’을 통해 삶에 대한 허무함을 이야기하려는 게 아닌 삶에 대한 질문을 하기 위함이라 전한다. 죽음을 생각하는 이들이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원망, 돈, 집착 등)이 사라져도 죽음을 선택할지, 그런 죽음을 선택한 누군가가 있다면 납득할 수 있을지, 납득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리고 삶을 살아가게 하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들이다.

작품은 주인공이 깨어난 뒤 안락사를 철회하고 다시 일상을 살지 아니면 그대로 삶을 마감할 것인지에 대한 결말보다 어쩌면 ‘삶은 무수한 상호작용의 연속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세 권짜리 종이책으로도 출간된 이 웹툰은 레진코믹스에서 79화로 완결돼 서비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