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서 쇼호스트로...유인석 “모바일 홈쇼핑으로 오세요”

[안희정의 사심가득 인터뷰] "인기보다 영향력 갖고파"

유통입력 :2019/09/24 15:32    수정: 2019/09/24 15:52

TV홈쇼핑 회사들이 앞다퉈 자사 앱에서 모바일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TV와 모바일을 넘나들며 남다른 입담과 끼를 발산하고 있는 쇼호스트가 눈에 띈다. 바로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유인석 쇼호스트다.

그는 개그콘서트 ‘놈놈놈’에서는 훈남 역할을, ‘뿜엔터테인먼트’에서는 청일점 스타일리스트로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러다가 2017년 CJ오쇼핑 신입 쇼호스트로 입사한 후 모바일 생방송 ‘쇼크라이브’ 간판 쇼호스트로 활동 중이다.

훤칠한 외모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만 쇼호스트가 됐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합격 배경에는 홈쇼핑 입사를 위해 모든 홈쇼핑 채널을 모니터링하며 어떤 제품을 제시해도 설명할 수 있도록 만든 노력이 있었다. 누구보다 모바일 홈쇼핑 생방송에 애정을 나타내고 있는 유인석 쇼호스트를 최근 CJ오쇼핑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옥에서 만났다.

■ 모바일 생방송 차별화 이끄는 CJ오쇼핑…그 중심에 있는 유인석 쇼호스트

유인석 쇼호스트는 신입 쇼호스트로 발탁된 후 지금까지 모바일 생방송 전용 채널인 ‘쇼크라이브’에서 활약중이다. 쇼크라이브는 TV홈쇼핑업계에서는 최초로 만들어진 모바일용 채널로, CJ몰 앱에서 볼 수 있다. 쇼크라이브에 속해 있는 프로그램은 뿌쇼뿌쇼·겟꿀쇼·픽미업·인싸쇼핑·뻔펀 등이며, 유인석 쇼호스트는 뻔펀의 ‘뻔남’을 맡고 있다.

“방송을 하고 싶어서 개그맨이 됐는데, 생활이 안정적이지 않았어요. 그러다 쇼호스트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껴 열심히 준비했죠. 패션 전문 쇼호스트가 되고 싶었는데, 키가 크고 말라서 전형적인 사이즈는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회사에서 패션 보다는 생활·잡화 분야에 더 어울린다고 해서 이쪽 분야의 상품을 소개하기 시작했어요. 마침 회사에서 모바일 홈쇼핑 생방송을 시작했고, 처음엔 게스트로 합류했었습니다. 그 해 12월 메인 쇼호스트를 맡게 됐어요. 시기가 잘 맞아떨어졌죠.”

그렇게 해서 유인석 쇼호스트는 뻔펀 코너를 맡게 됐다. TV홈쇼핑은 시청자와 소통할 기회가 다소 적다고 할 수 있지만, 모바일 홈쇼핑은 쌍방향 소통이 강점이다. 그는 이 장점을 살려 시청자와의 소통에 누구보다도 공을 들였다.

“처음 방송했을 때에는 대본이 있었는데, 대본을 읽다 보니 시청자와 소통할 시간이 부족하더라고요. 모바일 생방송은 모바일다워야 한다는 생각에 좀 더 소통에 집중했습니다."

유인석 CJ오쇼핑 쇼호스트

정해진 순서에 따라 진행하되, 퀴즈와 이벤트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시청자와의 소통에 힘썼다. 모바일 생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와 함께 방송을 만들어 간다는 생각에서다. 요즘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제품이 뭔지, 대중들이 많이 보는 콘텐츠가 뭔지 알아내 방송에 대입하려 했다.

뻔펀 게스트는 SNS상에서 떠오르는 인플루언서 위주로 섭외했다. 덕분에 뻔펀이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홈쇼핑 등용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뻔펀 게스트로 데뷔(?)했던 인플루언서들이 타 홈쇼핑에서 활발히 활동하게 되면서다.

“모바일 방송을 할 때마다 매번 시청해주는 고객들이 있어요. 판매 상품이 뭐든 상관없이 방송을 봐주시죠. 상품 설명하기 전에 근황토크를 잠시 진행하는데 시청자들이 '저번에 구매한 상품 잘 먹고 있어요'라고 감사인사를 해주실 때 가장 기분이 좋아요. 모바일 생방송의 장점이라고 할까요. 피드백이 바로 들어와요. 안부 물어주시고, 얘기 들어주실 때 꼭 친구가 된 느낌도 들어요.”

유인석 쇼호스트는 평소 모바일 생방송을 자주 시청하는 소비자를 위해 고객 감사 초청 이벤트를 열었다. 그때 항상 방송을 봐주는 시청자를 직접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한다. 단순히 상품만 구매하러 방송을 보는 게 아니라, 같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청자들과 함께한다고 생각해 더 열심히 방송에 임하게 됐다.

“아무래도 인터넷은 익명성이 강하다보니, 일부 댓글로 인해 처음엔 소통이 어려웠어요. 일일이 대응하기도 어려웠지만, ‘이게 뭐냐, 싼 게 맞냐’는 얘기가 채팅창에 달리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지금은 응원 댓글이 많아요. 누군가 상품에 대해서 물어보면 오히려 시청자분들이 알아서 답장해주기도 하고요. 신기하죠.”

아리송한 홈쇼핑 용어들을 잘 풀어서 설명하는 일도 그가 잘 하는 일중에 하나다. 예를 들어 초특가라는 말은 최저가가 아니라는 것, 스테디셀러는 베스트셀러까지는 아니라는 말 등이다.

“모바일 생방송은 좀 더 옆에서 대화하는듯한 느낌으로 진행해야 해요. 그래야 시청자들이 쇼호스트를 믿고 구매하실 수 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정말 좋은 상품은 ‘저 믿고 구매하시라’고 여러 번 말하죠. 그렇지 않은 상품은 한 번 더 생각해달라고 얘기하기도 해요. 해당 상품이 꼭 필요하신 분이 아니면 고려해달라는 뜻이죠.”

■ “개그맨 유인석 보다는 쇼호스트 유인석으로 기억해주세요”

그는 쇼호스트를 시작할 때부터 ‘유인석쇼’라는 프로그램을 하나 맡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름은 달라도 ‘뻔펀’을 진행하면서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뻔펀에 대한 애착이 강해졌다고 할까. 무조건 이 프로그램을 키우고 잘 만들어가자는 것이 그의 목표다.

“아직 많은 분들이 앱에서 모바일 전용 홈쇼핑 방송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계신데,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잘할 준비가 돼 있으니까요. 시청자 분들이 한 분 한 분 너무 소중해요. TV에서 축구 경기를 중계해도 저희 모바일 방송을 편하게 보시는 분들도 있으시더라고요. 구매를 꼭 하지 않으셔도 방송을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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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떤 쇼호스트가 되고 싶을까. 개그맨으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쌓았지만, 이제는 쇼호스트로 알아봐 주는 시청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기있는 쇼호스트보다는 영향력을 갖춘 쇼호스트가 되고 싶어요. 쇼핑 크리에이터 유인석으로 시청자분들에게 각인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