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출구조 ‘고성장·고위험’→‘고성장·저위험’ 바꾼다

관계부처 합동 ‘수출시장구조 혁신 방안’ 발표

디지털경제입력 :2019/09/12 12:48    수정: 2019/09/13 09:37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안정적 수출시장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내년에 무역보험 3조7천억원을 추가지원한다. 또 글로벌 연구개발(R&D)와 해외 인수합병(M&A)에 2조7천억원을 지원, 기술력을 확보하고 수출경쟁력을 강화한다. 전략시장을 특화하고 소비재 해외 마케팅 등에 올해보다 151억원 늘어난 526억원을 투입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열린 ‘제 23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출시장구조 혁신 방안’을 확정했다. 혁신 방안은 기획재정부·산업부·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고 일본이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등 최근 세계 무역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수출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세계 시장별 특성을 고려하면서 통상·투자·산업·기술협력 방안 등을 담아 ‘종합적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만들었다.

정부는 시장별 수출액과 수출 증감률을 바탕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수출구조를 ‘고성장·고위험’에서 ‘고성장·저위험’으로 전환해 제2의 수출도약을 꾀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적기 대응함은 물론 전기차·수소경제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부는 지난 6일 제3차 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와 수출지원기관(KOTRA·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업종별 단체(반도체협회·수입협회 등) 및 산업연구원·대외경제연구원 등의 의견을 수렴해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결정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미국·일본·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밸류체인을 가장 잘 활용하면서 중간재 글로벌 공급기기로 발전했고 세계 수출 6위까지 성장했지만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강화 등으로 3개 시장 모두 어려운 상황이며 글로벌 밸류체인도 약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앞으로 산업부는 ‘수출시장구조 혁신 방안’을 바탕으로 우리가 세계 공급망에 단순히 편승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공급망을 주도할 수 있도록 산업·기술?통상?투자 정책을 종합적으로 연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0일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주요품목 R&D 수행기업인 센서텍을 방문,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연구개발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수출시장구조 혁신 방안은 견고한 경제성장을 위한 ‘안정적 수출시장구조’ 확립을 비전으로 수출시장 다변화 방안(3대 시장)과 시장별 특화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3대 전략)을 중심으로 결정됐다.

3대 시장은 전략시장과 신흥시장, 주력시장으로 구분해서 공략한다.

신남방·신북방을 커버하는 전략시장은 한류를 활용해 소비재 시장을 개척한다. 화장품 등 5대 유망 소비재 대상 수출보험 할인율을 기존 25%에서 35%로 확대하고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한도를 2배 추가 우대한다. 올 하반기 수출마케팅을 70여회에 걸쳐 지원한다. 유통망, 프랜차이즈, 전자상거래, 홈쇼핑 등 플랫폼 기업의 해외 진출을 통해 제품 및 서비스 중소기업의 동반진출도 활성화한다.

KOTRA는 콘텐츠진흥원과 협업 프로그램 ‘웹툰 플랫폼 해외진출 액셀러레이터’ 등과 같은 세부적인 현지 정보를 제공허가나 컨설팅 사업을 추진한다. 레진이나 라인코믹스 등 웹툰 플랫폼 하나가 해외에 진출하면 100여개의 개별 웹툰 콘텐츠가 진출하는 효과가 있다.

소재·부품 수출도 확대한다. 현지진출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과 바이어미팅·상담회를 주선하고 통관절차 간소화와 관세인하 협의도 진행한다. 해외 생산시설을 신남방 등으로 이전할 때 설비투자자금 등에 대한 해외사업 금융보험을 통해 중장기 무역금융을 특별 지원한다.

대형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한다.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회사 등이 발주하는 프로젝트 등에 우리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신남방 공기업과 우리 중소·중견 벤더 간 벤터 페어를 공동 개최해 기업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내년에 인도네시아·베트남·인도에 신남방 비즈니스 협력센터를 신설해 현지 진출기업 원루프 서비스를 실시한다.

신북방은 자동차·농기계 등 중점 분야를 중심으로 합작투자하거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등을 활용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수출을 확대한다. KOTRA,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 유관기관 공동으로 농업기술 및 패키지 수출을 위한 한국형 스마트팜 수출을 지원한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일본 수출규제 대응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 2차 회의에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 등 수출신용기관의 심사기간을 단축하고 제출서류도 최소화한다. 모스크바·타슈켄트 등의 플랜트수주지원센터와 플랜트산업협회의 프로젝트 정보은행을 활용해 유망프로젝트를 발굴하는 등 수주지원을 강화한다.

신남방 바이오 시장 개척을 위한 기술 및 비즈니스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아시아 바이오경제 네트워킹’을 추진한다. 또 러시아 조선소 현대화 사업과 인도·인도네시아 등 철강분야 주요국과 비관세장벽 관련 정기 논의를 통해 업계 애로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 신흥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중동지역 비즈니스 포럼과 기자재 수출 상담회를 개최해 발주처·시공업체 등과 일대일 매칭을 지원한다. KOTRA가 현지 벤더 등록 서비스를 대행하고 플랜트산업협회가 프로젝트 정보은행 서비스를 하는 한편, 민관협력 플랜트 수주 사절단을 파견한다. 국가개발 계획에 따라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이라크 비즈니스 등에 무역보험을 지원한다.

KOTRA를 중심으로 한 전문 국제입찰팀을 구성하고 국부펀드와 합작투자를 통해 중동 및 제3국 신성장산업 시장에 공동진출한다. 중남미 시장 바이오·의료부문 수출 확대를 위해 의약품 관련 인·허가를 신속하게 지원한다.

에콰도르 마이크로 그리드, 에티오피아 섬유테크노파크 등 기반구축형 산업협력도 추진한다.

중국·일본·미국·EU 등 주력시장을 대상으로 수출 고도화 방안을 마련한다.

중국은 생활용품, 뷰티·헬스, 식품 등 대표 소비재를 발굴하고 지방경제 협력채널을 활용한다. 광둥·산시·쓰촨·산둥·장쑤성 등 기존 채널을 활성화하고 동북 3성 등 일대일로 거점 지역으로 확대한다. KOTRA 중국 무역관을 기존 19곳에서 창춘·하얼빈·스자좡을 신설해 22곳으로 확대한다.

아마존·라쿠텐 등 미국·일본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 진입을 지원해 국내 온라인 판매자와 중소기업의 수출기업화를 돕는다. 이를 위해 KOTRA의 중소기업 대상 아마존 입점 지원 교육인 로켓스타트 등을 활용해 해외 온라인 유통망 진출을 지원한다.

중국내 밸류체인에 국내 소재·부품기업의 연계 지원, 신산업 교류회 등을 통해 한중 기술협력 플랫폼을 구축한다.

스웨덴·핀란드 등에 코리아스타트업센터(KSC)를 설치해 스타트업과 국내외 투자자, 현지 엑셀러레이터 등이 공동입주해 협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단일 경제권도 활용한다. EU 국가별 투자환경 정보를 제공해 현지 창업을 통해 역외기업을 역내기업화하고 해외 M&A를 지원한다. 프랑크푸르트·암스테르담·취리히 등 KOTRA M&A 전담무역관 등을 통해 현지 M&A 제도와 세법, 노무관리 등 전문 컨설팅도 제공한다.

글로벌 R&D와 해외 M&A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한다. 유레카 등 EU 선진국이 참여하는 R&D 협력 플랫폼을 활용해 소재·부품 분야 기술개발을 활성화한다. 조기 기술 확보가 필요한 소재·부품 분야에서 유럽 소재·부품 산업 강국과 전략적 과제 발굴을 통한 기술협력을 강화한다. 글로벌 기술전략포럼 등 국가간 기술공유 플랫폼을 활용하고 해외 한인 공학자를 활용해 선진국과의 R&D 공동기획을 확대한다.

해외 M&A도 지원한다. 국내 공급망 핵심품목 가운데 국내 기술역량이 부족한 분야를 대상으로 M&A 인수자금 2조5천억원 이상과 세제를 지원한다. 기술혁신영 M&A 지원대상에 핵심 신기술을 보유한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을 추가한다.

국내 산업기반과 기술력이 미흡한 전략물자 등 관련 해외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을 인수할 때 법인세 세액을 공제해준다. 기한은 올해 말부터 2022년 말까지이며 입법예고중이다. 또 소재·부품 기술보유 해외기업을 인수하는 우리기업에 인수금액 80%내에서 5년 초과 장기금융을 제공하고 무역보험공사에서 보험료 30%를 할인해준다.

독일·미국·이스라엘·러시아 등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와 협력을 추진한다. 4대 국가별, 품목별 강점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거나 기술협력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수입 전 단계 밀착 지원을 통한 수입국 다변화도 지원한다.

신규 수입 수요가 높은 해외 소싱거점 무역관 38곳을 구축해 국내기업 수요에 따른 해외 원부자재 공급업체 발굴을 돕는다.

소재·부품·장비산업 분야 수입보험 품목을 확대하고 국내수입자 특별보증, 수입대체 특별보험 한도를 기존 수입보험 책정가능 한도 보다 2배 이내에서 확대한다.

상용화에 가까운 품목은 6개월 이상 양산평가를 지원하고 사용화 직전 단계 품목은 3~6개월의 신뢰성 지원을 연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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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구축 지원을 통해 새로운 수입국 발굴을 지원한다. 글로벌 공급망 진출 중심의 ‘글로벌 파트너링(GP)’ 사업 범위를 확대해 공급망 진출과 신규 수입국 확보 두 방향 지원으로 보강한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중요 품목은 대기업 1차 벤더에 납품하는 중소·중견기업의 글로벌 공급망을 새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수출 초보기업과 영세기업에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컨설팅을 우선 지원하고 수출입 기업 FTA 활용 지원으로 소비자 후생효과를 강화한다. FTA 해외활용지원센터를 13곳에서 15곳으로 확대한다. 또 무역협회의 FTA종합지원센터 기능을 시험·인증, 법률·지재권 등 비관세장벽 분야로 확대해 중소수출기업의 해외진출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