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자율주행 기술 '플랫폼화' 한다

GPS·라이다 결합한 ‘비전 GPS’ 개발…클라우드에 접목해 플랫폼화 추진

방송/통신입력 :2019/09/10 14:37    수정: 2019/09/10 14:39

KT가 자율주행 기술과 클라우드를 결합한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추진한다.

통신사업자로서 자율주행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첫 단계로 KT는 정밀 측위 기술인 ‘비전GPS’를 클라우드에 접목할 방침이다.

KT는 고정밀 GPS와 라이다 센서를 결합해 어디서나 정확한 위치를 측정하는 기술인 ‘비전GPS’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융합기술원 외부에서 직원들이 비전GPS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자율주행 차량이 스스로 운행하기 위해선 도로 위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위치를 기반으로 다른 차량 및 지형 등 정보를 종합할 때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차량이 자신의 위치를 인지할 때 사용되는 기술 중 하나는 GPS다. GPS는 위성이 보내는 신호와 이를 수신하는 단말기의 거리를 삼각측위를 이용해 분석,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다만, 이 기술은 비·눈·안개 등 기후의 영향에 따라 오차 범위가 넓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KT는 GPS 성능을 극대화한 고정밀 GPS 기술을 상용화했다. GPS-RTK로 불리는 이 기술은 위성으로부터 받은 신호에 오차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인접한 위성에 새로운 신호를 요청해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원열 KT 융합기술원 5G 엑서스 프로젝트팀장은 “GPS를 이용한 정확도가 10m 수준인 반면, GPS-RTK를 이용하면 정확도를 50cm 이하로 줄일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고정밀 GPS는 가격이 비싸지만, GPS-RTK는 일반 GPS에 소프트웨어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구현해 가격 부담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열 KT 융합기술원 5G 엑서스 프로젝트팀장이 지난 9일 기자 스터디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KT는 GPS-RTK만으로는 안전한 자율주행의 기초를 다질 수 없다고 판단, 라이다 센서와 연계하는 ‘비전GPS’를 개발했다. 라이다 센서는 방출하는 펄스가 사물에 반사돼 돌아오는 정보를 분석해 위치를 측정하는 역할을 한다.

비전GPS는 위성 신호를 받을 수 있는 개활지·고속도로 등에서는 GPS-RTK를. 위성의 신호를 방해할 수 요소가 다분한 도심지에서는 라이다 센서를 활용해 수십 cm까지 위치 정확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원열 팀장은 “비전GPS를 활용하면 GPS 정보가 끊어지는 도심지나 터널 등에서는 라이다 센서를 통해 차량의 위치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며 “라이다 센서와 고정밀 GPS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카메라 정보를 활용해 위치 정확도를 고도화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이렇게 완성한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클라우드화할 방침이다. 최종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플랫폼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완성차 업계 중심의 자율주행 시장에서 통신사업자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KT는 비전GPS가 확보한 정보를 클라우드에 업로드하고, 이를 분석한 위치 정보를 다시 자율주행 차량에 보내는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량이 정보를 보내고 받는 과정은 5G 네트워크를 통해 초고속·초저지연으로 이뤄진다.

이원열 팀장은 “라이다 센서다 보내는 정보의 용량이 크고, 위치를 계산해서 다시 차량에 보내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이 문제는 5G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많은 자율주행 관련 정보가 클라우드를 통해 분석되고 정밀 측위 정보가 제공됨으로써, 많은 차량이 자율주행 기능을 한층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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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KT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저가 GPS-RTK 수신기를 개발해 제주 C-ITS 실증 사업에서 사용되는 3천대의 렌터카 차량에 우선적으로 제공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 ‘비전GPS’를 도심 환경에서 실증하고, 내년부터 KT가 가진 자율주행차에 이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비전GPS 정보의 클라우드화도 이르면 2020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선우 KT 인프라연구소 소장은 “KT는 지난 수년간 정밀 측위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번 비전GPS 기술 개발은 그러한 노력의 결과이며, 이 기술이 자율주행차에 적용될 경우 모든 차량이 지금보다 안정적으로 도심에서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