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모바일 대기표…은행 DT 주역으로 성장하는 '사내벤처'

신한은행 '에스파크'·우리은행 '드림셀' 등 성과

금융입력 :2019/09/05 17:36

시중은행이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해 만든 사내벤처 프로그램이 조금씩 성과를 내면서 자체 디지털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내 하나금융티아이가 사내벤처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개발 및 상용화하는 제도다. 신한은행은 2016년 '에스파크(SPark)'란 이름으로 국내은행 최초로 이 제도를 운영했으며, 2018년 8월 우리은행 '드림셀', 하나금융티아이도 같은 시기 '커넥트&디벨롭먼트(C&D) 팩토리'를 가동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월 다른 은행에 비해 비용이 10분의 1 가량 적은 모바일 대기표 '스마트허브'를 자체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우리은행 디지털전략부에서 '라즈베리파이'란 프로그램을 활용해 스마트허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전국 840여 우리은행 지점 대기 고객 인원과 예상 대기 시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드림셀에서 지난해 공모 형태로 다양한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받았고, 스마트허브가 나오게 됐다"며 "드림셀에서 순번 발행기의 사물인터넷화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점별 혼잡 예보 시스템, 빅데이터를 활용한 유가증권 시장 전망 시스템 구축 등도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해외 부동산 투자 컨설팅 플랫폼 구축이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자금세탁방지 관련 정보 공유시스템 등에 대한 아이디어가 공유됐다. 신한은행 측은 "2018년 SPark 선발 아이디어를 통해 나왔으며 올해도 6월10일부터 아이디어를 공모했다"며 "올해 SPark 프로그램은 실세 스타트업 실무 경험자를 초빙해 사업을 구체화하고, 관련 아이디어를 사업화한 스타트업에 발령까지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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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티아이는 사내벤처 프로그램에서 최종 선발된 두 팀 직원을 'C&D 혁신팀'으로 정식 발령을 냈다. 최종 선발된 아이디어는 초소형 이미지 처리 모듈 및 데이터 전송 플랫폼 개발팀인 '씨닷츠'와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부 플랫폼을 만드는 '씨씨기부' 등 2개 팀이다.

디지털 전환이 국내 은행권에 절대 필요한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은행업계의 IT·제조업체의 조직 차용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내벤처 프로그램과 빠르게 아이디어를 상용화하는 애자일 조직 문화 정착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은행업계 관계자들은 "보수적인 은행 조직 문화에 생동감을 불러올 수 있도록 한 차원"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특화된 서비스를 활용하고 직원 역량을 높이기 위해 사내벤처 제도는 더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