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카드로 10만 이상 스토리 생성…프랑스 등서 호평"

[판교 스타트업을 찾아서 ①] 샘 코퍼레이션

중기/벤처입력 :2019/08/27 08:59    수정: 2019/08/28 09:57

판교 제2밸리(기업지원허브)에 있는 'ICT-문화융합센터'에는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보유한 30여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LH가 건축한 이곳은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운영을 맡아 지원하고 있다. 저렴한 공간과 경영과 투자유치, 마케팅, 네트워킹을 기본적으로 돕는다. 여기에 다른 스타트업 지원 공간과 달리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음향 스튜디오 같은 제작 지원 시설도 갖춰있다. 또 교육 시설과 대학 랩(Lab) 같은 프로젝트 구현을 돕는 오픈 랩도 운영하고, 융복합 작품 전시와 공연 및 강연, 아이디어 공모전 같은 이종산업간 교류도 활발하다. 'ICT-문화융합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지난 연말 실사(實寫) 기반 디지털 스토리텔링보드를 프랑스에 소개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디지털(QR코드)을 이용하고 사진 같은 실사 기반 스토리텔링 보드를 개발한 건 우리가 처음입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디즈니 같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우리를 찾아오는 오리지널 콘텐츠 크리에이터 기업이 되는게 꿈입니다."

샘 코퍼레이션(대표 박재범)은 스토리카드를 통해 유치원과 초중등 학생들의 꿈과 창의성을 키워주는 기업이다.

회사가 만든 실물과 같은 사진(실사)의 이야기(스토리) 카드 수십여장을 조합하면 학생들이 무한대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이렇게 만들어진 스토리는 플랫폼에 저장, 거래할 수 있다. 원(原) 콘텐츠를 만든 사람들에게는 수익을 돌려준다.

박재범 샘 코퍼레이션 대표는 "실사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스토리텔링보드를 선보인 건 우리가 국내는 물론 세계서도 처음"이라며 "우리의 스토리카드를 조합하면 10만개 이상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재범 샘 코퍼레이션 대표가 주력 제품인 '스토리 크리에이터'와 '위 크리에이터'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샘 코퍼레이션은 2017년 5월 설립됐다. 설립자인 박재범 대표는 이번이 두번째 창업이다. 2003년부터 12년간 애니메이션과 3D 등 콘텐츠 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박 대표는 "당시 최고 매출이 10억 원에 육박했다"면서 "첫번째 창업에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회사 이름 샘 코퍼레이션의 '샘'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마르지 않는 샘을 뜻한다. 사람이나 기술, 자본이 마르지 않은 회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다른 하나는 샘, 선생님을 뜻한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박 대표는 "평생 뜨겁게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생각했더니 교육사업이었다"면서 "샘 코퍼레이션은 마르지 않는, 크고 원대한 기업이 되고픈 희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샘 코퍼레이션을 창업한 건 방과후 선생님 경험 때문이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미디어(영상과 콘텐츠)와 스토리를 결합해 아이들에게 재미와 꿈을 심어주자는 사업 아이디어를 이때 얻었다.

박 대표는 "초중등 학생들을 방과후에 가르쳐보니 사고가 경직돼 있어 놀랐고, 영상과 콘텐츠를 활용해 수업을 해보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 그런데 영상과 콘텐츠 장비는 너무 비싸 학교에서 구매하기 쉽지 않다. 스토리와 콘텐츠 창작을 위한 스토리텔링 보드로 학생들이 갖고 있는 꿈의 크기를 키워주고 싶어 샘코퍼레이션을 창업했다"고 말했다.

샘 코퍼레이션이 만든 제품은 '위 크리에이터(We Creator)'와 '스토리 크리에이터(Story Creator)' 두 종류다. '위 크리에이터'는 스토리텔링을 위한 이미지 카드 360장과 주사위, 보드게임용 말, 보드판, 스타트카드, 엔딩카드, 화이트 카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소비자 판매가는 7만원이다.

'스토리 크리에이터'는 '위 크리에이터'보다 더 간단하다. 매뉴얼 북 외에 캐릭터 카드 20종과 아이템 카드 20종, 플롯 카드 15종, 액션 카드 15종, 이모션 카드 10종, 백그라운드 카드 30종, 화이트 카드 10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소비자 판매가는 3만원이다. 샘 코퍼레이션이 공급에 더 주력하는 제품은 '스토리 크리에이터'다.

'스토리 크리에이터'를 이용하면 뉴욕에 공룡이 나타나 벌어지는 상황을 여러 스토리로 만들 수 있다. '위 크리에이터'와 '스토리 크리에이터' 모두 실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제품과 다르다. 여기에 교육 효과를 높이고 저작권자 추적을 위해 QR코드라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했다. 실사를 기반으로 하고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스토리텔링 보드는 샘코퍼레이션이 처음 시도했다.

박 대표는 "국내에도 비슷한 업체가 한 곳 있지만 우리와 달리 실사가 아니라 그림을 이용한다. 또 유럽에도 스토리텔링 보드 기업이 몇 개 있지만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보유한 스토리 카드를 조합하면 10만개 이상, 특히 무한한 배경 효과를 낼 수 있는 화이트 카드를 활용하면 거의 무한대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지난 연말 프랑스에서 열린 글로벌 엑설레이터 행사에 '위 크리에이터'를 가지고 참가, 높은 호응을 받았다. 특히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에듀테크를 담당하는 글로벌 리더가 찾아와 협력 제안을 해 작업중이다. 프랑스 교육 유통업체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박 대표는 "프랑스 행사 이후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초등교육 박람회'에도 참석해 시선을 받았다. 박 대표는 "아직 국내에는 우리 같은 제품이 없다. 스토리를 만들려면 인물과 배경, 사건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제품은 배경과 인물을 구분해 나눴고, 캐릭터와 아이템 카드는 투명으로 만들어 교육 효과를 높였다"면서 "전시회에 참가하면 선생님들 관심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위 크리에이터'는 최근 미국 아마존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아직 미미하지만 판매 실적도 나왔다. 국내서는 G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다. '스토리 크리에이터' 역시 국내외 인증을 받는데로 아마존과 G마켓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스토리 크리에이터' 판매를 위해 국내외 딜러와 접촉 중이다. 국내서도 현재 몇 곳과 이야기 하고 있다. 조마간 열리는 독일 프랑크프랑크 도서전 같은 해외 행사에도 참석, 수출도 추진한다.

특히 샘 코퍼레이션은 미국 퍼듀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전시장에서 만난 퍼듀대 교수가 '위 크리에이터'의 기능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공동 연구를 제의, 이뤄졌다.

박 대표는 "퍼듀대 도움을 받아 다음달 미국 초등학교에서 우리 제품을 시연할 것"이라며 "프랑스에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시장 반응과 협업기회가 빨리 생겨 미국 진출을 먼저 한 후 유럽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 크리에이터'는 국내 특허 2건을 획득했고 해외 특허도 출원했다. 상표권 1개와 디자인권 2개도 갖고 있다.

샘 코퍼레이션의 궁극적 꿈은 '콘텐츠 플랫폼 기업'이다. 최종 콘텐츠 저작자에게만 수익을 주는 유튜브와 달리 원작자 모두에게 수익을 나눠주는 분배 시스템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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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사진 플랫폼은 많다. 할리우드가 목말라 하는 건 새로운 스토리"라며 "넷플릭스든 유튜브든 디즈니든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우리를 찾아오게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크리에이터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뷰트는 콘텐츠 유통만 하지만 우리는 유통 이전 단계인 '프리 프러덕트'로 아이디어와 콘텐츠까지 생성한다"면서 "어도비는 콘텐츠 솔루션이고 유튜브는 콘텐츠 유통업체인데 우리는 이 둘을 섞어 놓은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의견도 제시했다. "해외 스타트업, 특히 유럽지역은 스타트업 창업과 지원이 무한대로 이뤄지고 있고, 유럽은 자본금을 일대 일로 매칭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창업 초기때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제품과 서비스에만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인터뷰 하고 있는 박재범 대표. 미술을 전공한 그는 샘 코퍼레이션을 두번째로 창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