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 제재에 "큰 영향 없다"…내부엔 짙은 위기감

스마트폰 사업 큰 우려, 정리해고·급여삭감 가능성도

디지털경제입력 :2019/08/21 15:56    수정: 2019/08/21 16:12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화웨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짙어지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수위가 높아진 데 대해 외부적으로는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한편 내부에서는 정리해고가 논의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화웨이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 계열사 46곳을 거래 제한 명단에 추가한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명단에 올린 데 이어 46개를 추가했다.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바다. 특정 시기에 내려진 이번 결정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것으로 국가 안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며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부당한 대우를 끝내고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서 화웨이를 제외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화웨이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가능한 최고의 제품들을 개발하고 전 세계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계속 집중하겠다”며 미국의 제재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화웨이가 외부에 밝히는 입장과는 달리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와 미국 기업들의 거래를 제한하는 조치의 유예 기간을 이달 19일에서 오는 11월18일까지 90일간 연장했지만,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통신장비 사업에 대한 위협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화웨이 로고(사진:씨넷)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이 타격을 받는 데 우려가 크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화웨이는 내부적으로 미국의 제재가 없었을 경우 올해 6천만대 가량의 스마트폰을 더 판매했을 것으로 추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지난 몇 년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애플을 제치고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2강 업체로 부상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인해 구글, 인텔, 퀄컴 등 주요 IT 기업들과의 거래가 중단되면서 유럽 등 주력 시장에서 타격을 입었다. 지난 2분기에는 유럽에서 이례적으로 16% 역성장하며 1위 삼성전자와 상반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내부 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사느냐 죽느냐의 순간(Live or die moment)"이라고 위기감을 전하며, 온전한 성과를 내지 못한 직원에 대한 급여삭감과 정리해고 가능성을 내비추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우수 직원에게는 보상을 강화해 조직에 활력을 더하고 대응력을 높이려는 모습이다.

화웨이는 향후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대체하는 자체 하모니OS 적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생태계를 확산시키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 많은 업체들이 독자 모바일 OS 개발에 나섰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제한적인 앱 생태계로 인해 다수의 사용자들을 끌어오는 데 실패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화웨이는 "이러한 행위(미국의 제재)들은 미국 기업들을 포함해 그 누구의 관심도 얻지 못하고 있으며 화웨이의 비즈니스를 제재하려는 시도들은 미국이 기술적인 리더십을 얻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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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재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결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 제재에 대해 "엇갈린 메세지는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중국 통신 시스템을 미국 내 또는 전 세계 네트워크 내부에 두는 것은 막대한 위협,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