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올해 QD-OLED 투자 미룰까

충남 ‘8세대 LCD 공장 가동 중지’ 결정…‘신규 투자’는 미확정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8/19 17:56    수정: 2019/08/19 18:08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공장에 대한 투자를 내년으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

19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위치한 8세대 액정표시장치디스플레이(LCD) 공장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 투자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해당 공장의 가동을 멈추는 수준에서 내부적인 의사결정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형 OLED 공장에 대한 막대한 투자보다는 수익성이 낮은 LCD 공장의 가동을 멈추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발 LCD 공급과잉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형 OLED 투자에 나서기보다 기존의 노후화된 LCD 공장을 정리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인 측면에서 이득이라고 본 것”이라며 “당초 계획했던 대형 OLED 투자는 올해를 넘어 내년 초에나 다시 의견수렴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세계 최대 LCD 생산라인

삼성디스플레이의 8세대 LCD 공장은 지난 2007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동에 돌입한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LCD 공장이다. 가로 2.2미터, 세로 2.5미터 유리 기판을 투입할 수 있는 규모로 삼성전자는 이 공장을 통해 50인치 TV용 LCD 패널 시장을 선점했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공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멈췄다. 이는 중국의 본격적인 투자로 LCD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국의 BOE는 2015년 10.5세대 LCD 공장투자에 나서면서 ‘세계 최대 LCD 공장’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고, 2018년 세계 1위 LCD 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LCD 사업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부적으로 중국에 대응한 10세대 LCD 공장투자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LCD보다 OLED 사업에 주력하는 것이 수익 측면에서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OLED 조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왔다.

이에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번 8세대 LCD 공장에 대한 정리 작업이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사업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8세대 LCD 공장의 가동중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로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이는 당초 연내 투자가 예상됐던 대형 OLED 투자결정 혹은 신규 중소형 OLED 공장투자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 “대형이냐 중소형이냐...” 투자 방향 주목하는 업계

디스플레이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의 8세대 LCD 공장 작업 이후의 신규 투자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의 투자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대규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업계는 8세대 LCD 공장의 정리 작업 이후, 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 OLED) 전환 투자나 최초의 10세대 OLED 공장인 ‘A5’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일부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은 핵심장비 물량을 준비하고 삼성디스플레이의 발주에 대비하는 상황이다.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 OLED) 패널의 구조.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측으로부터 대형 OLED 신규 투자로 인한 장비 발주 등의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은 없지만, 이에 대비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의 LCD 공세 속에서 경쟁사(LG디스플레이)와 격차를 벌리기 위해 조만간 대규모 OLED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확신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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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역시 전망은 비슷하다. 올해는 미·중 무역갈등에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까지 더해 신규 투자 가능성이 줄었지만, 시장 대응을 위해 내년에는 반드시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이상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LCD 공장에 대해) 월 3만장 규모의 전환 투자(LCD→OLED)는 기존 방침대로 진행하겠지만, (본격적인) QD-OLED 투자는 올해는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삼성이) 의사결정 중에 있는 것은 8세대 공장 철거로 인해 발생되는 잔여부지에 대한 투자규모를 늘리는 것과 A5에 대한 투자 여부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투자 시기에 따른 생산 시점(연말 투자 시 2021년 양산 가능)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투자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