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면 만든다'…삼성, 8K TV 콘텐츠 제작 전력

직접 콘텐츠 제작 나서 8K 협의체 주도

홈&모바일입력 :2019/08/02 15:39    수정: 2019/08/02 16:44

8K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그러나 8K TV에 담을 콘텐츠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시장에서 8K TV를 구매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현재 8K TV 시장 확대에 있어 관련 콘텐츠 확산은 가장 중요한 숙제다.

8K는 4K보다 4배 더 선명하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유로모니터 강정현 선임연구원은 “8K TV 시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8K 콘텐츠 시장”이라며 “하드웨어의 보급률이 높아진다고 해도 하드웨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한 게 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8K TV 대세화에 힘을 쏟고 있는 삼성전자는 8K TV 콘텐츠 확보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이다. 직접 8K 콘텐츠를 제작하는 한편, 8K 협의체를 통한 콘텐츠 생태계 저변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 “없으면 내가 만든다”…직접 콘텐츠 제작

8K는 콘텐츠 제작자가 의도한 색감과 명암비를 더 정확하고 디테일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떨어진다. 문제는 8K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제반 환경이 아직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다.

8K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8K 해상도 동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촬영 장비가 있어야 한다. 또 8K 동영상은 파일 크기도 8K급이다. 화질이 좋아지는 만큼 개별 파일당 물리적 크기도 커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제작사 대신 콘텐츠 제작에 나선 까닭이다.

삼성전자는 직접 제작한 8K 콘텐츠를 통해 QLED 8K TV의 성능에 대해 대중적으로 미리 보여줄 기회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제작한 우주정거장 영상을 공개했다. NASA가 제작한 우주정거장 영상은 8K 해상도로 제작됐으며, 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과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는 우주인들의 모습 등이 담겨있다.

지난 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토트넘 홋스퍼와 유벤투스의 경기를 8K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또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2019(ICC 2019)에 참가하는 세계 명문 축구 구단들의 경기를 8K 카메라로 촬영해 생동감 넘치는 스포츠 현장도 8K로 전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8K 카메라 6대를 동원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인터 밀란의 경기, 21일 토트넘 홋스퍼와 유벤투스의 경기를 촬영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8K 콘텐츠 제작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지송하 상무는 “이번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영상은 소비자들에게 8K 화질에 대한 우수성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속해서 8K 콘텐츠를 제작해 8K TV 시장 확대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8K 협의체 통해 8K 생태계 확대해 나갈 것"

올 초 열린 'CES 2019'에서 삼성전자는 파나소닉과 TCL, 하이센스 등과 함께 8K 협의체(어소시에이션)를 구축했다. 8K 협의체는 8K 콘텐츠·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모인 민간협력기구로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8K 협의체 웹사이트 갈무리

지난 1월 개최된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측은 "8K 협의체를 통해 8K 생태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동맹군도 늘었다. 발족 당시보다 두 배가량 회원사가 증가했다.

최근엔 8K 협의체에 실리콘웍스, 인텔, 노바텍 등이 추가로 합류했다. 특히, 반도체 업체인 실리콘웍스는 LG그룹 계열사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와 TV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LG전자는 8K 협의체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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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8K 콘텐츠 생태계 확대를 위해 모인 8K 협의체에 아직 콘텐츠·플랫폼 업체가 참여하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넷플릭스, 아마존 등 콘텐츠 업체들을 회원사로 끌어들이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조사들이 잇달아 8K TV를 선보이며 8K TV 전체 출하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8K TV 판매량이 지난해 2만대 미만에서 올해 31만대, 내년에는 143만대, 2020년 630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