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위 CJ, 방송통신 M&A 최대 화두

독행기업 논의부터 알뜰폰 정책 취지 훼손 논리 전쟁

방송/통신입력 :2019/07/30 17:50    수정: 2019/07/30 18:08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를 둘러싸고 CJ 알뜰폰이 최재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0일 주최한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토론회에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부인 헬로모바일을 두고 통신 3사 간에 격론이 벌어졌다.

알뜰폰은 별도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고 이동통신 3사의 설비를 빌려 쓰기 때문에 도매대가 제공만으로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통 3사로 고착화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2010년 본격적으로 국내에 도입한 제도다.

헬로모바일은 국내 알뜰폰 시장 1위 사업자다. 이통 자회사 알뜰폰과 달리 대기업이 참여해 실제 LTE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요금제를 개발하고 전용 단말기를 구축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 KT “헬로모바일은 알뜰폰 정책 마지막 보루”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로 헬로모바일이 이통사 자회사로 편입되는 점을 두고 경쟁사는 견제의 뜻을 분명히 했다.

배한철 KT 상무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인수는 독행기업 소멸에 따른 경쟁 감소, 대표사업자 상실에 따른 알뜰폰 산업 쇠락을 의미한다”면서 “정부가 지난 10년간 추진한 알뜰폰 활성화 정책의 성과를 무위로 돌리고 향후 정책 추진의 동력마저 상실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헬로모바일의 인수는 이동통신 경쟁정책의 마지막 보루로 자리를 잡은 알뜰폰이 사라지고 통신사 간 알뜰폰 인수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해외에서도 자회사 MVNO 매각 조건을 인수합병 단서에 달고 있다”고 말했다.

KT가 지적한 독행기업 논의는 지난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당시 CJ헬로비전 합병을 불허한 이유다.

■ SKT “LGU+, M&A로 알뜰폰 경쟁자 제거”

독행기업(Maverick)이란 업계에서 독과점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기업을 뜻한다. CJ헬로 알뜰폰 사업 부문의 지위와 기능이 독행기업 개념 범주로 포섭돼 경쟁제한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국회서 열린 인수합병 토론회에서도 SK텔레콤이 강력하게 주장한 내용이다.

SK텔레콤은 이날 토론회에서 새로운 반대논리를 내놨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의 가장 큰 경쟁 상대가 헬로모바일이기 때문에 지분 인수를 통해 경쟁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이통사의 CJ 알뜰폰 인수는 알뜰폰 정책의 형식만 남고 의미가 없어지며 이통 시장의 경쟁제한과 왜곡 등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문가를 통해 알뜰폰 경쟁상황을 분석한 결과 CJ알뜰폰은 독립계 알뜰폰 번호이동에 들어오는 수의 50%를 차지한다”면서 “미디어로그는 하위 시장에 인접해 있어 CJ헬로 알뜰폰 제거 요인이 가장 크고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을 인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 LGU+ “별도 플랫폼, 알뜰폰 인수로 경쟁 촉진”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경쟁사들의 지적에 반박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SK텔레콤은 방어적 태도로 일관하면서 알뜰폰 망 도매제공 사업자로 지정됐고 이통시장에서도 요금경쟁에 가장 소극적인 행보를 걸어왔다”며 “이제 와서 알뜰폰 무력화를 얘기하고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법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CJ헬로의 임대 망 가입자는 SK텔레콤보다 KT가 더 많은 상황에서 KT가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CJ헬로를 인수한 뒤 금융사, 인터넷 기업 등 특화 MVNO 사업모델 발굴을 지원하고 상생방안도 갖고 있다”면서 “CJ헬로를 인수해도 이동통신 1위에 못 미치는 3위 기업이니, 1위 사업자를 자극해 경쟁을 더 촉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CJ헬로 측도 별도 설명자료를 통해 “독행기업의 역할을 하려면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했거나 장기간 일정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헬로모바일은 매출액 증가율 추이나 점유율 등 시장에서 독행기업의 지위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어, “ 점유율 50%의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1%로 독과점 폐해를 가리고자 하는 위장전술”이라며 “통신시장 점유율 1.2%에 불과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부문을 이슈화시켜 시선을 분산하고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