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지분 사갈 누구 없소?"

우리카드 교환분 주식 및 예보 보유 지분 스탠바이

금융입력 :2019/06/27 18:25    수정: 2019/06/27 18:27

우리금융지주가 2019년 1월 출범하면서 순조로운 항해를 진행 중이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 18.32%에 대한 매각 가이드라인도 제시돼 완전 민영화도 한 발짝 가까워진데다, 부동산신탁·자산운용을 인수하는 데도 성공했다. 롯데카드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추가적으로 카드사 영업력 확대도 가능해져 '종합 지주사'의 위용을 갖출 요량이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는 큰 고비가 한 차례 남았다. 우리은행이 우리카드의 지분을 우리금융지주에 넘기는 대가로 받은 우리금융지주 지분 처리다. 시장에서 우리금융지주 매물이 대량으로 대기해있는 오버행(Overhang) 물량을 해소하지 못하면 성장 동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27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우리카드를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우리은행의 자회사인 우리카드의 지분을 우리금융에 넘기고, 대신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을 받는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의 모회사이기 때문에, 우리은행은 지주사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매각해야 하는 주식 수는 4천210만3천377주다. 이는 적지 않은 숫자다. 우리금융지주의 총 발행 주식 수가 6억8천16만4천306주에 추가 신규 발행 물량을 더해 나누면 지분은 5.83%에 해당한다. 적지 않은 지분이기 때문에 대량 매물 공급으로 인한 주가 하향 조정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실제 우리은행이 처리해야 하는 우리금융지주 주식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최근 제자리걸음을 한 바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은행은 지난 3월 해외 투자자에게 2.7%에 해당하는 물량을 팔았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는 크게 문제가 될 가능성을 적게 점친다.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기한은 내년 3월이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우리카드 주식 교환 분을 올해 9월 10일 받고, 이를 6개월 내에 처리하면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나치게 주가가 상향될 경우 투자자 모집에도 애를 먹을 수 있다"며 "현 상황의 주가도 썩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가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 18.32%의 원금 회수 주가를 1만3천800원으로 잡았지만 이보다 더 떨어져도 우리은행 민영화가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측은 "최신 기준으로 볼 경우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1만3천48원이어도 공적자금의 원금을 회수할 수 있으며 내년 매각이 시작되기 때문에 배당금도 받아가 민영화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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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이 대량으로 나올 예정이라 마땅한 투자처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대만과 홍콩 등의 해외 투자자가 거론되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도 유력한 인수자로 꼽혔으나 우리금융지주가 안방보험의 동양자산운용·ABL자산운용을 인수한 상태라 확률은 높지 않다. 이 때문에 오는 8월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의 북미 해외 투자설명회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만약 이 지분을 모두 처분하면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40% 가량이 해외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우리은행 측은 "대만과 홍콩 등 정해진 해외투자사는 없고 국내외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