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인스턴트 메신저, 불법 게임핵 판매 온상

게임업계 "단속과 적발 어려운 곳으로 숨어들어"

디지털경제입력 :2019/06/26 14:08

게임 이용자가 많이 사용하는 인스턴트 메신저에서 비인가 게임 프로그램(이하 게임핵)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임핵으로 몸살을 앓았던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리그오브레전드 등 다수의 게임 이용자가 또 다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에 내몰렸다.

게임핵은 원래 게임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보조 프로그램을 뜻한다. 게임 내 인터페이스를 재구성해 편의성만 높이는 형태의 프로그램도 게임핵의 범주에 포함되지만 상대의 위치를 고스란히 파악할 수 있는 맵핵과 벽 뒤의 상대 위치를 알 수 있는 월핵, 자동으로 상대를 조준하는 에임핵 등 비정상적 게임 운영으로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임핵 판매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포털사이트의 카페게임 관련 커뮤니티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위시한 SNS에서 주로 이뤄졌다. 하지만 각 게임사가 게임핵 유통과 사용에 대해 강력 대응에 나선 후 기존 방식으로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게임핵 판매 업자들은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인스턴트 메신저에서 게임핵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사진=메신저 캡처)

게임핵 판매자들이 인스턴트 메신저를 선호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팀 단위로 게임이 진행되는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이들 대다수가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하고 있기에 구매자와 접점을 찾기 쉽고 가입과 탈퇴가 쉬워 흔적을 남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핵 판매자 다수는 불법성인물을 공유하는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서 사람을 모은 후 게임핵 판매를 진행한다. 카페나 SNS에서 게임핵을 판매하던 시절처럼 공개적으로 판매를 진행하지 않고 초대코드를 발송하고 이를 통해 접근하는 이들에게만 게임핵을 판매하는 치밀함도 갖췄다.

또한 한 판매자가 다른 판매자의 추천 링크를 공유하거나 하는 식으로 판매자들이 점점 조직화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비례해 게임핵 단속은 점점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게임사 역시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게임핵 이용자 때문에 피해를 입는 이들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게임의 흥행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출시되어 화제를 모았으나 그 인기가 금방 식었던 EA의 에이펙스레전드는 게임사가 게임핵을 방치할 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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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핵 판매가 점점 단속과 적발이 어려운 경로로 숨어들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게임핵은 교묘하게 발전해 일반 이용자는 상대가 게임핵을 이용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분간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신고만으로 게임핵을 근절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판매자를 처벌해 유통을 막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데 인스턴트 메신저에서 점조직처럼 활동하는 이들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