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업무시스템서 오라클 빼나...국산화 준비

ERP팀 중국산 '기웃'...'욘요우' 물망

홈&모바일입력 :2019/06/19 08:20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가 내부 업무 시스템을 국산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화웨이가 도입해 사용중인 미국 오라클의 전사자원관리(ERP), 서버 등 제품이 중국산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오프위크 등 언론에 따르면 화웨이의 ERP팀이 돌연 베이징 소재 욘요우산업파크를 시찰했다. 이번 시찰의 배경이 내부 경영 시스템에 대한 국산화 대체를 위한 것이라고 중국 언론은 분석했다. 욘요우산업파크는 중국의 대표적 ERP 및 경영 소프트웨어 기업인 '욘요우(Yonyou)'의 본거지다. 욘요우는 ERP뿐 아니라 인적자원관리(HR), 고객관계관리시스템(CRM), 제품수명관리시스템(PLM)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취급하고 있다.

화웨이는 앞서 오라클뿐 아니라 독일 SAP, 미국 세일즈포스 등 기업과 협력해왔다. 화웨이의 ERP는 줄곧 오라클 시스템에 일부 자체 개발 시스템을 더한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2015년부터는 SAP와도 협력하기 시작했다. 중국 내 경영 소프트웨어 기술이 사실상 화웨이의 글로벌 업무 확장을 대응하긴 역부족이이기 때문에 다년 간 관리 소프트웨어를 해외 기술에 의존해왔으며 중국 제품을 사실상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화웨이는 칩과 운용체계의 국산화 계획을 본격화할뿐 아니라 자체 내부 업무 시스템의 국산화 역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평가다. 향후 제재 확산 등에 대한 대응 역시 필요한 상황인 만큼 이미 내부 결정을 마친 상태이며 조만간 중국산 경영 소프트웨어에 대한 내부 테스트가 이뤄질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그간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했던 중국 욘요우, 킹디(KINGDEE) 등 유명 중국산 소프트웨어 역시 공급 기회를 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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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내부 전문가들이 주요 기업의 중국산 소프트웨어 적용을 주장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최근 12명의 중국 공정원 원사들이 공동으로 '해외 소프트웨어의 국산화 대체'를 주장하면서 국유기업 중 석유, 가스, 전기, 금융 등 업종의 관리 시스템이 해외 관리 소프트웨어에 의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계기로 향후 화웨이뿐 아니라 중국 기업의 탈 오라클 기조가 가속화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