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빠진 IT 간판업체들…대중화 물꼬 트인다

페북·카카오 등 잇단 가세…"블록체인, 모른채 쓰게 될 것"

컴퓨팅입력 :2019/06/07 17:35    수정: 2019/06/07 19:50

페이스북, 텔레그램, 카카오, 라인 등 주요 소셜 미디어 및 메신저 업체들이 이달 말부터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접목한 서비스를 줄줄이 선보인다.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업체들이 연이어 뛰어들면서, 블록체인 대중화가 본격 시작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일반 사용자와 접점 확보, 사용자 경험 및 인터페이스(UX/UI) 개선, 규제 명확화 등 블록체인 업계가 풀어야 과제들이 이 업체들의 진입으로 해결되면서 대중화 물꼬가 트일 것이란 전망이다.

블록체인에 빠진 페이스북, 텔레그램, 카카오, 라인

7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 텔레그램, 카카오, 라인 등이 이달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및 관련 서비스 출시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메신저에서 송금·결제용으로 쓸 수 있는 자체 암호화폐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코인과 달리 법정화폐 등에 가격이 연동돼 가치 변동이 거의 없는 스테이블코인(가치 안정화 코인) 형태가 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미국, 영국, 일본을 포함해 10여 개 국가에서 이 코인을 이용한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출시 시점에 대해선 이달 말, 올해 3분기, 내년 1분기 등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씨넷)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은 지난해 차세대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소식을 알리며,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7억 달러 상당의 개발자금을 모금한 바 있다.

텔레그램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TON'과 자체 암호화폐 '그램'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서 결제 및 개인 간(P2P) 거래뿐 아니라,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디앱)을 위한 플랫폼, 탈중앙화된 가상사설망(VPN), 보안 웹브라우징 환경 등 광범위한 블록체인 서비스 생태계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텔레그램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이미 90%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이르면 올해 3분기 내 출시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통해 이달 27일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출시한다. 더불어 카카오톡에 사용자 간 암호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그라운드X는 '이용자들이 실생활에서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파트너 확보에 공을 들여 왔다. 게임·엔터테인먼트·헬스케어·금융·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37개 서비스를 파트너로 발굴했다. 파트너들은 클레이튼 메인넷 출시에 맞춰 상용 서비스를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도 자체 블록체인 링크체인의 퍼블릭 메인넷(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을 상반기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라인은 이미 지난해 9월 프라이빗 형태로 링크체인과 암호화폐 링크를 공개했다. 또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와 자체 디앱 5 종도 출시한 상태다.

상반기 퍼블릭 메인넷이 공개되면, 외부 파트너사도 링크체인 위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링크 토큰을 기축 통화로하는 보상체계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전세계인이 매일 쓰는 서비스에 암호화폐 결합된다

페이스북, 텔레그램, 카카오, 라인이 계획한 대로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블록체인 대중화 시대가 껑충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서비스가 보유하고 있는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점 자체가 큰 기회다.

현재 블록체인 사용자 집단은 전체 인터넷 사용자 중 극소수라고 할 만큼 적다. 디앱 통계사이트 스테이트오브디앱스에 따르면 총 2천600여 개 디앱이 출시돼 있는데, 이 서비스들의 일일 활성화 유저(DAU)를 모두 합쳐도 7만5천명 수준 밖에 안 된다.

페이스북과 그 계열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한달에 한 번 이상 쓰는 사용자(MAU)는 22억명에 이른다. 텔레그램은 2억명, 라인은 1억8천만명, 카카오는 5천만명에 이른다.

페이스북은 전세계적으로 많이 쓰고, 텔레그램은 남미, 중동을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카카오는 한국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릴 만큼 확산돼 있다.

카카오톡 안에 카카오페이가 탑재된 것처럼 암호화폐 지갑이 탑재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몰라도 쓸 수 있게 UX/UI 개선·각국 정부 규제 수립 계기

UX/UI 개선도 블록체인 대중화를 이끌 요인으로 주목된다. 이미 결제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으로 충분한 경험을 해본 대형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노하우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등장한 블록체인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이용이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블록체인 계정은 일반 아이디와 달리 난수화된 긴 문자열로 이뤄져 있어,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카카오 그라운드X는 처음부터 이용자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가입과 로그인단계부터 난수화된 블록체인 계정 대신 이메일 주소나 아이디처럼 익숙한 형태로 계정을 설정할 수 있게 해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 겸 크립토펀드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카카오 같은 메신저 사업자가 들어오면 사용자들은 날마다 사용하는 플랫폼 위에서 복잡한 과정 없이 바로 암호화폐를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 정부가 암호화폐 분야 규제를 서둘러 수립하고, 금융·IT 기업들이 이 시장에 동참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블록체인 대중화를 이끌 중요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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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자체 코인 발행을 앞두고 세계 각국의 규제 당국과 만나, 암호화폐 발행에 따른 규제 리스크를 확인하고 있다. 영국중앙은행 총재, 미국 선물거래위원회장 등과 미팅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투자사 블록체인캐피탈의 스펜서 보가트 파트너는 지난달 8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의 암호화폐 사업 진출에 대해 "그동안 조심스럽게 접근해오던 업체들이 페이스북 사례를 보고 행동에 나설 동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