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장 "공공SW 입찰가 하한 95%로 상향 추진"

정무경 청장, IT서비스업계와 규제 개선 간담회..."헤드카운트 폐지 동의"

컴퓨팅입력 :2019/05/19 15:36    수정: 2019/05/19 16:51

정무경 조달청장은 17일 서울 조달청에서 열린 '소프트웨어(SW)산업 규제 개선 간담회'에서 "SW가 4차산업이 근간"이라면서 "공공SW사업의 입찰 가격 하한선을 95%로 높이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SW 및 IT서비스업계는 공공사업의 기술 분별력을 높이기 위해 입찰가격 하한선을 현재의 80%에서 95%로 높여달라고 요청해왔다.

정 청장은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계속 거론한다"면서 "95% 문제를 기재부와 상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행사에 배석한 이현호 조달청 신기술서비스 국장 역시 협상 계약에 가격 평가를 안할 수 없다면서 "95% 문제를 기재부 협상 안건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조달청이 SW산업 활성화를 위해 IT서비스업계 애로 및 건의 사항을 청취, 공공 조달체계 개선에 적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 청장과 이 국장 외에 이진규 정보기술계약과장과 김소연 사무관이 조달청에서 참석했고, 업계에서는 박진국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장(아이티센 대표)과 손관헌 진두아이에스 대표, 이갑수 시스원 대표, 이태규 대보정보통신 대표, 김형원 한국EDS 대표, 이병철 세림티에스지 대표, 정교중 데이타솔루션 사장, 조미리애 VTW 대표, 조기현 유엔파인 대표, 임광현 에이텍아이엔에스 대표, 유병선 크리니티 대표, 어세룡 인스웨이브시스템즈 대표, 정성문 지케스 전무,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 등이 참석했다.

조달청은 17일 서울청에서 정무경 청장(앞줄 왼쪽 여섯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IT서비스업계와 규제 개선 간담회를 열었다. 정 청장 오른쪽 옆이 박진국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장.

"헤드카운팅, 문제 있는 것 알고 있어"

정 청장은 공공SW시장의 고질 중 하나로 조미리애 VTW 대표가 제안한 헤드카운팅 폐지에 대해 "비슷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방향(폐지)은 맞다"면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해 조만간 이 문제에 대한 대책 발표를 시사했다.

일명 '머릿수 세기'인 헤드카운팅은 투입 인력을 근거로 소프트웨어(SW) 사업비를 책정하는 것으로, 기술력보다 인력 수를 중시, 국내 SW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범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행안부가 이를 금지하는 지침을 마련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올 1분기 조달청의 10억원 이상 30개 정보시스템 구축 제안 요청 중 40%가 헤드카운팅 관련 내용을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드카운팅과 관련, 이현호 조달청 국장은 "작년부터 핵심 인력만 관리하고 있다. 핵심인력도 안할 수 있는 지 검토하겠다"면서 "우리가 안하려 해도 발주기관 요구가 있으면 무시할 수 없다"며 나름대로의 고충을 털어놨다.

"온라인 제안서 업로드 용량 확대하겠다"

행사에서는 온라인 발주(E발주)에 개선책도 제안됐다. IT서비스업계는 E발주 확대 시기를 오는 12월에서 더 당기고, 금액도 10억 원 이상으로 높여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당길 수 있는 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입찰 제안서의 업로드 용량은 높아질 전망이다. 김형원 한국EDS 대표는 "현재 200MB로 제한돼 있는 제안서 제출 업로드 용량을 300MB로 올려달라"고 했고 이에 대해 이 국장은 "용량을 늘리겠다"고 답변했다.

조달청은 수의계약의 예가 폐지는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형원 대표가 경쟁입찰에서는 예가가 없어졌다며 수의계약에도 예가를 없애달라고 했지만 이 국장은 "기재부 소관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정무경 조달청장

소규모 공공SW사업의 계약체결기준 입찰 공고 기간(40일)을 줄여달라는 건의는 받아들여졌다. 조기현 유엔파인 대표는 "입찰공고기간이 길어 유찰되거나 하면 실제 사업기간이 1년 중 5~6개월 밖에 안된다"며 이의 축소를 건의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합리적인 것 같다"며 "기재부에 시행 개정을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제안서 미비에 따른 부정당업자 제제 완화는 현재진행형으로 남게 됐다. 이태규 대보정보통신 대표가 " 부정당 업체 페널티로 기재부가 과징금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것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부정당 제재를 받으면 벌점 등이 부과돼 신규 사업을 하기가 어렵고, 공공사업이 많은 회사의 경우 문을 닫으라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개선책을 요구했지만 정 청장은 "다른 데서도 많이 이야기를 들었다. 기재부와 이야기 해보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정 청장 "숙제잘하겠다"

통합유지보수 비용 합리화 부분도 진전이 없었다. 손관헌 진두아이에스 대표가 "유지보수는 사람이 하는데, 예산을 잡아주지 않아 큰 사업일 수룩 적자 규모가 크다"고 하소연 했지만 정 청장은 "예산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 기재부와 과기정통부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이날 간담회에는 평가위원 풀 부족, 하도급 서류 간소화, 기술평가 컨소시엄 구성 방안 합리화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구체적으로 알려주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정 청장은 "숙제를 잘 하겠다"고 했고, 박진국 협회장은 "오늘 나온 하나하나가 잘 실행이돼 내년에는 이런 간담회 자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지난해 IT서비스 조달 계약 2조5943억...상용SW 구매 3399억

한편 조달청은 이날 SW산업 지원을 위한 조달정의 정책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조달청이 계약한 IT서비스 사업 금액은 2조5943억 원(계약 건수 4303건)으로 5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공공SW사업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계약 방식은 대부분 총액(협상) 계약이였고, 3자단가는 2300만 원이였다.

지난해 상용SW 구매(공급)실적은 3399억 원(774종)이였다. 2017년(2508억, 612종)보다 800억 정도 늘었다.

2016년에는 2129억 원(460종)으로 상용SW 공급은 규모와 종류면에서 계속 늘었다. 올 4월 현재 조달청 쇼핑몰에 등록된 SW 종류는 816종이다.

SW분리 발주 건수와 비중도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SW 분리 발주는 중소, 전문SW기업 보호를 위한 것으로 5억 원 이상 SW사업 중 5천만원 이상 SW구매시 이를 분리, 경쟁입찰이나 쇼핑몰에서 구매하게 한 제도다.

지난해 SW분리발주율은 86.4%(597건 요청에 516건 시행), 2017년은 62,3%(435건 요청에 271건 시행), 2016년은 66.7%(411건 요청에 274건 시행)에 달했다.

조달청 전문평가위원은 지난해말 기준 216명으로 전년(159명)보다 70여명 늘었다. 또 올 2월부터 정보화 사업의 제안서 평가를 전문적,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평가 기준도 다양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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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예전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운영, 유지 및 보수, 정보화전략수립 사업 등 1개 유형만 있었는데 이를 7개 유형 사업(정보화컨설팅, SW 및 시스템 개발, 시스템 운용환경 구축, 운영 및 유지관리, 데이터처리, 공간정보데이터베이스구축, 디지털콘텐츠개발)으로 세분화 했다.

또 온라인 발주(E발주) 평가를 확대, 오는 12월부터 수요기관의 자체 조달 입찰 공고 제안도 온라인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