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 주식 6일간 1천만주 팔았다

4개월만에 주가 4만1천원대

디지털경제입력 :2019/05/17 13:01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가 급증하면서 4만1천원선까지 떨어졌다.

16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6일 연속 빠져나갔다. 9일부터 1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도했고, 전체 금액은 1조4천972억원 규모다. 16일 하루 외국인 매도 주식은 4천682억원어치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8일 4만4천250원에서 16일 4만1천550원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4만1천원대로 떨어진 건 4개월만이다.

주가 하락을 주도한 건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만 16일 하루 1천45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가 팔아치운 주식수는 천만주를 넘는다.외국인의 매도 주식은 개인과 기관에서 매수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8일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첨예한 대립국면으로 반전한 시점이다. 높아진 불확실성에 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금 시세가 급격히 올랐다. 이에 국내에 투자했던 외국인이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기 위해 보유했던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원달러환율과 주가는 정반대 움직임을 보여왔는데, 이번에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최근 삼성전자 자체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릴 요인이 여럿 있었다.

일단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로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임원이 구속됐다. 검찰은 16일 삼성전자 본사 TF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수사망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로 쏠리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시장 업황도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반도체 업황의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반도체 관련 기업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8일 8만300원에서 16일 7만1천900원까지 하락했다. 외국인은 16일 하루동안 205억9천900만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당분간 미중 무역분쟁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제품 관세 인상, 화웨이 장비 사용금지 행정명령 등 강도높은 제재에 나선 상황이지만, 미중 협상이 지속될 여지는 남아 있어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다.

반도체 시장 상황은 3분기 개선 예측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계획 실행과 시장 수요 개선폭 등에 따라 개선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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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주 지역 투자자들이 3분기 반도체 업황 개선에 일부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며 "미주 투자자들은 최근 발표되는 기업 실적과 가이던스를 봤을 때 시장에서 기대하는 3분기 수요 개선 지연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점,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 발표의 규모가 정확하지 않고, 실제 실행 여부가 의문스럽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분기 반도체 사업은 D램 재고 우려 지속과 낸드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며 "그러나 2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하게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 긍정적인 환율 움직임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