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성 보장하는 암호화폐 지캐시, 비트코인 뛰어넘을까

지캐시 설립자 주코 윌콕스, 4월 '디코노미2019'서 ZKP기술 발표

컴퓨팅입력 :2019/03/17 09:19    수정: 2019/03/18 14:52

현대 사회에서 거래내역은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다. 매일 아침 어디서 커피를 사 마시는지와 같은 사소한 결제부터 누구와 어느 규모의 돈을 주고 받는 지까지. 거래내역만으로 개인의 취향부터 자산 규모, 행동반경, 활동 내용까지 유추할 수 있다.

결제 수단이 현금에서 카드로, 이제는 암호화폐로 넘어가는 시대에 우리의 거래내역은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을까.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공개원장을 통해 데이터 위변조 불가라는 강력한 장점을 얻었다. 하지만 트랜잭션을 보낸 사람과 받는 사람을 추적할 수 있어 완전한 익명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개인의 거래 내역이 보호받지 못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완전한 익명성에 초점을 맞춘 일명 '다크코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시, 모네로와 함께 대표적인 다크코인 중 하나인 지캐시(ZEC)의 설립자 주코 윌콕스가 오는 4월 한국에서 열리는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2019)' 행사에 참석한다. 주코 윌콕스는 저명한 암호전문가이자 개인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대표적인 사이퍼펑크(Cypherpunk)다.

주코 윌콕스 지캐시 CEO (사진=지캐시 홈페이지)

그는 이번 행사에서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주목받고 있는 지캐시의 영지식증명기술(ZKP)을 소개하고, 지캐시의 미래 가능성에 대해 발표할 전망이다.

■ 영지식증명기술(ZKP)활용해 프라이버시 침해 방지

지캐시는 비트코인의 오픈 소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암호화폐로, 2016년 10월에 출시됐다. 획기적인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 개인정보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지캐시는 zk-SNARK라고 하는 영지식증명기술(ZKP)을 통해 데이터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거래 당사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한다.

영지식증명기술은 내가 갖고 있는 정보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해당 정보를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기술이다.

영지식증명기술을 이용하면 트랜잭션이 발생시, 블록체인에 나타나는 것은 '트랜잭션이 발생했다'는 사실 뿐이지 받는 사람의 주소나 보낸 사람의 주소가 표시되지 않는다. 거래 금액도 공개되지 않는다.

즉, 데이터 검증자는 오직 증명자의 참, 거짓 여부만 알 수 있을 뿐 그 외 어떤 내용인지와 같은 다른 정보들은 일체 알 수 없는 것이다.

지캐시 (사진=wealthhunters)

■ 프라이버시 보호하는 '다크코인' 주류로 부상할까

일각에서는 이런 완전한 익명성의 기술이 불법행위를 은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면 개인정보 보호가 트랜잭션에서 우선순위일 필요가 없지 않냐고 의문을 던진다.

지캐시를 만든 일렉트릭 코인컴퍼니의 개발 담당 부사장 조쉬 스와이하트는 거래내역의 투명성이 암호화폐를 사용함에 있어 높은 장벽이 된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을 거래소에 옮기면 거래소는 해당 거래를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미국 정부, FBI, 러시아, 북한, 해커 등 이를 악용하는 나쁜 행위자들도 모두 그 거래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불법적인 거래 행위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에게 공개되는 법적 거래를 원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며, 그것은 개인의 당연한 개인정보 보호 권리이기도 하다.

지캐시의 창업자 주코 윌콕스도 이에 대해 반박을 한 바 있다. 그는 웹 서버와 웹 브라우저 간에 전달되는 데이터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기술인 SSL를 예시로 들었다. "SSL이 발명되고 있을 때도 미국 정부는 그것이 범죄적인 용도를 가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며 "하지만 25년 후 미국 정보는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SSL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니 웃긴 일이다"라고 언급했다.

최근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지캐시를 추가하며, 프라이버시 중심의 암호화폐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주코 윌콕스의 말처럼 향후에는 프라이버시 중심의 암호화폐가 비트코인을 뛰어넘고 주류를 선점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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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코 윌콕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2019)'는 다음 달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주코 윌콕스 외에도 '마스터링 비트코인'의 저자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 이메일 암호 시스템 개발자인 필 짐머만, 이더리움 기반 기술사인 컨센시스 창업자 조셉 루빈 등 세계 블록체인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총출동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해 논할 예정이다.

참가신청은 온오프믹스(☞링크)를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