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3强전쟁…그들은 왜 '폴더블폰'을 외치나

삼성·애플·화웨이 '신경전'…장기경쟁 밑거름 역할

홈&모바일입력 :2019/02/26 17:28    수정: 2019/02/26 22:34

"화웨이의 메이트X은 경쟁사 폴더블폰보다 더 크고 얇습니다. 한 번 비교해보세요."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 ‘MWC19'에서 폴더블폰 메이트X을 소개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한 발 앞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은 삼성전자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폴더블폰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 뿐 아니다. 내년에는 애플까지 폴더블폰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 화웨이, 애플 등 세계 스마트폰 3강의 순위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폴드는 화면을 닫으면 자연스럽게 힌지가 나타나도록 설계됐다. (사진=삼성전자)

■ 화웨이, 삼성 직접 겨냥한 공격적 행보 이어가

화웨이는 최근 몇 년간 신제품을 발표 때마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경쟁사 신제품과 직접 비교하면서 공세를 이어갔다.

이번 MWC에서도 이런 행보는 계속됐다. 무대 스크린에 메이트X와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애플의 '아이폰XS맥스'를 나란히 보여주며 크기와 두께를 비교했다.

메이트X의 화면은 펼쳤을 때 8인치, 접었을 때 전면 6.6인치와 후면 6.38인치다. 20일 공개된 갤럭시 폴드는 펼쳤을 때 7.3인치, 접었을 때 4.6인치였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중 가장 큰 모델인 아이폰XS맥스는 6.5인치다.

화웨이는 메이트X 화면이 가장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7.3인치인 갤럭시 폴드 크기를 7.2인치로 잘못 기재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화웨이는 지난해에도 자사 P20프로를 프랑스 파리에서 발표할 당시, 화면에 삼성전자의 갤럭시S9플러스의 조리개값을 틀리게 적어놓았다. 실수가 반복되면서 고의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화웨이는 메이트X의 두께도 이제껏 공개된 폴더블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얇다고 소개했다. 메이트X은 펼쳤을 때 두께가 5.4mm, 접었을 때 11mm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의 두께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접었을 때의 두께가 17mm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메이트X이 최신 아이패드보다도 얇다고 강조했다.

메이트X를 가까이서 살펴본 모습 (사진=씨넷)

화웨이는 선두 업체를 추격하기 위해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2년 전만 해도 '2년 내 애플을 따라잡겠다'라는 목표를 밝혔지만, 지난해 분기 기준으로 애플을 넘어서면서 더욱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신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과거와는 달리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면서 내부적으로 자신감이 커진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분기 기준으로 애플을 넘어서기도 했다. 연간 점유율 역시 화웨이가 애플의 출하량을 근소하게 따라잡으면서 수치상으로는 동일하다. 삼성전자의 점유율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는 화웨이가 애플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데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 "폴더블폰 출하량 제한적"…승기잡기 위한 새 먹거리로 중요

삼성전자는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MWC19 개막 닷새 전에 올해 첫 폴더블폰을 공개했다. 화웨이는 이를 견제해 화면이 울거지는 품질 문제에도 5G 폴더블폰을 선보이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폴더블 스마트폰은 5G 기술과 함께 훗날 승기를 잡기 위한 새 먹거리로 부상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 창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기술로 혁신을 가미한 신제품은 소비자들의 소구 포인트를 자극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초도 물량은 각각 100만 대와 20만 대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 규모를 따졌을 때 100만 대는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지만, 혁신을 통해 브랜드 입지를 높여 경쟁사를 견제하는 전략 제품이 될 수 있다. 가트너는 "폴더블폰은 여전히 국제적 관심을 끌기 위한 실험적 제품인 만큼 올해 출하량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의 폼팩터 관련 수치 공개를 미뤘다. (사진=삼성전자)

내구성, 양산성, 가격 등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윗츠뷰 보이스 팬 애널리스트는 "삼성의 인폴딩 폴더블폰은 화웨이의 아웃폴딩 제품보다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라며 "사용자 경험(UX)을 위한 내구성도 매우 중요한데, 삼성전자는 화웨이보다 고품질의 부품을 양산하는 데 더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격은 화웨이의 메이트X의 가격이 2천299유로(약 293만원)로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약 220만원)보다 더 높게 책정됐다. 70만원 이상 차이난다. 폴더블폰의 가격이 적정선에서 책정되려면 약 2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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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내년에야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애플의 특허를 기반으로 제작된 '아이폰X 폴드(가칭)' 콘셉트 이미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갤럭시 폴드처럼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으로 홀 디스플레이를 채택, 전면까지 풀화면을 구현했다.

애플은 초기 폴더블폰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회사 수익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시행착오를 통해 폴더블폰의 현실적인 가격을 책정하면, 애플은 2년 내 마침내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고 팬들은 혁신에 열광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