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코폰, 가성비 넘어 프리미엄 기준 높인다

[리뷰] 샤오미 포코폰(POCOPHONE) F1

홈&모바일입력 :2019/01/09 10:38    수정: 2019/01/09 10:38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샤오미의 포코폰(POCOPHONE) F1은 프리미엄급이 아님에도 프리미엄급 관심을 국내 불러일으켰다. 포코폰 F1에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덕분이다.

국내 출시 간담회에서 제이 마니(Jai Mani) 포코폰 글로벌 총괄 제품매니저는 “한국 정보기술(IT) 팬들이 열광할 최상급 성능과 실용주의적 혁신 핵심 요소를 담은 제품으로 국내 업계와 소비자의 많은 관심을 얻을 것”이라고 자신할 정도로 가성비는 포코폰 F1의 정체성이다.

말 그대로 포코폰 F1은 부담 없는 가격에 스마트폰 평균 교체주기 2년이 지날 때까지 큰 불편 없는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적절한 선택지다. 이런 성향의 소비자인 기자도 최소 2년간 사용할 스마트폰으로 포코폰 F1 64GB 모델을 구매했다.

포코폰(POCOPHONE) F1 기본 구성. 맨 왼쪽의 플라스틱 케이스도 기본 제공한다.(사진=지디넷코리아)

2주 정도 써본 후 감상평은 가성비를 넘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눈높이를 높여준다는 것이다. 42만9천원으로 이정도 성능과 사용성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나왔으니 90만원, 120만원이 넘어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가격에 대한 설득력이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 경쟁사 제친 배터리 용량…성능도 우수

스마트폰 충전이 어려운 외부에서 메신저와 전화, 인터넷 검색, 사진 촬영이 잦은 기자에게 가장 먼저 다가온 포코폰 F1의 매력은 하루 업무시간 동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와 빠른 처리 속도였다.

포코폰 F1의 배터리 용량은 4천밀리암페어시(mAh)로 최근 출시된 경쟁사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가장 많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9 배터리 용량은 3천mAh, LG전자의 V40 ThinQ는 3천300mAh, 애플의 아이폰XS 2천658mAh 등이다.

포코폰 F1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845, 램은 6GB다. V40 ThinQ와 지난해 8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의 북미 모델에도 같은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사양대로 업무시간 동안 포코폰 F1의 여러 기능을 번갈아 실행했을 때는 물론 고사양 게임을 6시간 이상 돌렸을 때도 중간에 전원이 꺼지거나 버벅거리는 현상은 없었다. 고속 충전이 가능한 퀄컴 퀵차지 3.0도 기본 제공해 배터리가 20% 가까이 떨어졌을 때 한 번 충전해주면 걱정 없다.

게임빌의 로열블러드를 최고 사양으로 돌려봤다. 화려한 그래픽이 부드럽게 표현됐고 스마트폰의 발열 현상도 없었다.(사진=지디넷코리아)

■ 깔끔한 UI에 사용성도 뛰어나

또 다른 강점은 잠금 해제의 편리함이다. 포코폰 F1은 적외선(IR) 안면 인식과 패턴, 후면 지문 인식 잠금 해제를 모두 지원하는데 특히 유용한 것은 IR 안면 인식이다. 어두운 곳이나 쨍하게 밝은 곳에서도 빠르고 정확하게 얼굴을 인식해 잠금이 순식간에 풀린다.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화면을 더블 탭하여 절전 모드 해제’나 ‘들어올려 깨우기’를 선택하면 바쁠 때 전원 버튼을 눌러 안면 인식할 필요도 없다.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깔끔한 것도 스마트폰의 사용성을 높인다. 포코 런처가 제공하는 앱 보관함이나 현재 실행 상태인 앱을 확인할 수 있는 목록, 브라우저 탭들 모두 보기 좋게 세로로 정렬돼있어 헤매는 느낌이 없다.

전면 상단을 슬라이드하면 나오는 기능 아이콘에 핫스팟, 스크린샷이 포함돼있는 점도 유용하다. 이밖에 노치 디자인도 본인 취향에 따라 없앨 수 있다.

실행 중인 애플리케이션이 최신 사용 순서대로 세로로 나열돼있어 보기 편하다.(사진=지디넷코리아)

■ 손떨림 기능 빠져…고화질 스트리밍 제한

이렇듯 포코폰 F1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뒤지지 않는 성능과 사용성을 제공한다. 하지만 가격이 절반 정도 낮은 만큼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소재나 기능 등 면에서 차이는 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차이는 디자인이다. 그래파이트 블랙, 스틸 블루 색상으로 국내 출시된 포코폰 F1만 보면 상당히 깔끔한 디자인이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세련된 느낌은 덜하다. 후면 재질을 금속이나 유리 소재 대신 폴리카보네이트라는 플라스틱 소재를 선택한 영향으로 보인다. 베젤리스 디자인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포코폰 F1의 하단 베젤이 신경 쓰일 수 있다.

포코폰 F1의 후면 재질은 금속이나 유리 소재 대신 폴리카보네이트라는 플라스틱 소재를 택했다.(사진=지디넷코리아)

방수, 방진 기능이 없어 화장실에 가지고 들어갈 땐 특히 조심해야 한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도 없어 스마트폰 하나로 버스, 지하철을 이용해온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용자들에게도 아쉬운 점이 있다. 포코폰 F1 전면에는 2천만 화소 전면 카메라, 후면에는 1천200만 화소와 500만 화소의 인공지능(AI) 후면 듀얼 카메라가 달렸다. 조리개는 기본 카메라가 F/1.9, 보조 카메라가 F/2.0로 사양 면에서는 경쟁사 제품에 뒤처지지 않는다. 단 광학손떨림방지(OIS) 기능이나 전자식손떨림방지(EIS) 기능이 없어 원거리 촬영에선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에선 질감 차이가 날 수 있다.

포코폰 F1으로 찍은 야경.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사양은 떨어지지 않지만 손떨림 방지 기능이 빠진 것은 아쉽다.(사진=지디넷코리아)

디스플레이에서도 원가 절감 요소가 보인다. 포코폰 F1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 선명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 경쟁력 있는 액정표시장치(LCD)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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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크기는 6.18인치, 18.7:9 비율로 풀HD플러스(2246x1080) 해상도를 지원해 널찍하지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제한된다. 포코폰 F1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와이드바인 L1을 지원하지 않아 넷플릭스와 구글 플레이무비 등 동영상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에서 720p 이상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는다.

요약하자면 기본기는 탄탄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세심한 기능들은 빠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워낙 기본기가 좋은 만큼 스마트폰 교체 때마다 가성비를 꼼꼼히 따져보는 소비자에겐 딱 맞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