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성능향상 핵심은 QN1 칩"

[인터뷰] 소니 헤드폰 개발 총괄 와타나베 나오키 매니저

홈&모바일입력 :2018/09/21 09:19    수정: 2018/09/21 10:15

20일 국내 정식 출시된 소니 무선 헤드폰, WH-1000XM3는 2016년 첫 제품인 MDR-1000X 이후 세 번째 나온 제품이다. 소니 헤드폰·이어폰 제품 중 한 제품이 3세대째 발매되는 것은 내부적으로도 극히 드물다는 것이 소니 관계자의 설명이다.

WM-1000XM3 프로젝트 총괄 와타나베 나오키 매니저.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날 한국을 방문한 와타나베 나오키(Watanabe Naoki) 매니저는 1993년 소니 입사 이래 지금까지 헤드폰 개발에 매진해 왔다. 초대 제품인 MDR-1000X부터 신제품인 WH-1000XM3까지 그의 손을 거쳤다.와타나베 나오키 매니저는 "이번에 새로 탑재된 QN1 칩은 물론 구조 개선을 통해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향상되었고 착용 편의성도 대폭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또 "보다 나은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만들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와타나베 나오키 매니저와 일문 일답.

■ "QN1 칩이 노이즈 캔슬링 향상의 주역"

Q. IFA 2018에서 먼저 제품을 체험한 관람객들은 물론 오늘(20일) 현장에서 직접 써본 이들도 '소음 차단 성능이 대폭 향상되었다'고 평가한다. 이렇게 성능이 향상된 주된 원인은 무엇인가."보다 나은 노이즈 캔슬링을 위해 새로 개발한 QN1 칩의 성능 향상이 주효했다. S/N비가 향상되었고 왜곡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헤드폰 구조물 등 여러 엔지니어의 기술력이 집약된 것도 한 몫 했다."

Q. 노이즈 캔슬링 기능의 성능 향상폭을 설명하는 구체적인 수치가 없다.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 어느 정도로 얼마나 나아졌는지 알려줄 수 있는가?

"내부에서 목표로 삼은 수치는 있다. 그러나 첫 제품인 MDR-1000X 출시때부터 단순히 숫자로 성능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또 일본 업계 표준 측정 방식과 실제 소비자가 흔히 접하는 측정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공표해도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본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소비자가 직접 듣고 체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신제품은 QN1 칩을 통해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끌어올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Q. 제품 개발 당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QN1 칩과 이를 제외한 헤드폰 세트 개발에 총 2년여가 걸렸다. 개발 중 특정 시점부터 두 제품을 병행해서 동시에 개발해야 했고 QN1에서 의도한 성능이 제대로 나오는지 결과를 바로 알 수 없었다. 실제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올 5월에야 간신히 완성되었을 정도다. 지금은 기대한 만큼의 성능이 나와 다행이라 생각한다."

■ "QN1 칩은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다"

Q. 이번에 새로 투입된 칩인 QN1은 노이즈 캔슬링부터 DAC까지 복잡한 처리를 모두 수행한다. 전체 배터리 소모에서 이 칩이 차지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소비 전력을 최대한 끌어 쓰면서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강화하는 것, 그리고 노이즈캔슬링 수준을 낮추면서 절전하는 것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WM-1000XM3가 어떤 세팅인지는 아직 이야기할 수 없다."

Q. QN1 칩은 가로·세로 길이가 각각 4mm·3mm에 불과할 만큼 작다. 앞으로 이 칩 크기가 더 줄어들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또 다른 제품에도 탑재될 가능성은 있는가.

"반도체 생산 공정과 탑재해야 할 기능을 고려해 보면 현재 수준이 최선이라 본다. 반도체 생산 공정이 보다 미세화된다면 조금 더 작아질 수도 있겠지만, 그 때는 크기를 유지하면서 기능을 늘리는 쪽으로 나아가고 싶다. 반대로 현재 담고 있는 여러 기능 중에서 몇 가지를 빼면 칩 크기를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다른 제품 탑재 가능성은 상상에 맡기겠다."

WM-1000XM3의 핵심 부품인 QN1 칩. 소니가 자체 개발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Q. QN1 칩은 내부에서 32비트, 192kHz로 음향을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스마트폰에서 넘어 오는 AAC 음원이나 MP3 음원, 또 aptX 코덱을 타고 오는 음원은 모두 16비트다. 고해상도 코덱인 LDAC 역시 24비트에 불과하다. 내부에서 32비트로 업샘플링 한다는 의미인가.

"본인이 직접 관여한 파트가 아니라 구체적인 설명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먼저 양해를 구한다. 입력되는 음원 자체는 16비트이거나 24비트일 수 있다. 그러나 QN1 칩 내부에서는 모든 음향을 32비트로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특별한 처리를 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원본 음원이 16비트이거나 24비트라 해도 처리 비트 수가 늘어나면 다이나믹 레인지가 증가하고 해상도가 높아지므로 음질 향상에는 기여할 것이라 본다."

■ "급속 충전 이용 시간은 출퇴근 시간에서 힌트 얻어"

Q. 10분만 USB-C 케이블을 꽂아두면 최대 5시간을 쓸 수 있는 급속 충전 기능이 눈길을 끈다. '5시간'이라는 숫자가 정해진 배경은 무엇인가. 또 급속 충전 기능을 추가하며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제품 개발 단계에서 급속 충전 기능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 검토한 결과, 일본 수도권에 근무하는 회사원들의 통근 시간이 하나의 기준이 됐다. 그래서 출퇴근시 왕복하며 쓸 수 있는 시간인 4시간이 최초 목표가 되었고 최종 제품에서는 10분 충전, 5시간 사용이 구현됐다.

(※ 편집자 주 - 도쿄 23구가 아닌 도쿄도 내 지역, 혹은 치바 현이나 사이타마 현 등 수도권에서 도쿄 도심부로 출퇴근할 때 열차 이용 시간은 평균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다.) 급속 충전 기능이 추가되었다 해도 허용 전류량을 높인 배터리 이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단 고속 충전시 발열 현상을 작은 본체 안에서 컨트롤할 방법이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 이번 제품부터 포함되는 충전용 USB A to C 케이블도 임피던스를 낮춰 보다 높은 전류를 흘려도 문제가 없도록 했다."

■ "디자인 트렌드 변화에 따라 소재도 바꿔"

Q. 이전 제품과 비해 제품 소재의 질감에서 큰 변화를 느낀다. 플라스틱 소재가 많이 쓰였고 이어컵 표면에서도 가죽 느낌이 사라졌다. 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을 소비자도 있을텐데.

"2016년 당시 디자인 트렌드는 금속 재질을 적극 적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만큼 무게가 늘어나며 착용감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WM-1000XM3의 디자인 컨셉은 연결 부위를 노출시키지 않으며 전체가 매끄럽게 이어지게 하는 '심리스'(seamless)다. 이번에는 재질을 바꿔 무게를 줄였다. 단 헤드 밴드나 기타 부품의 강성은 동일하다.

신제품의 디자인 컨셉은 전체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심리스 디자인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어컵 표면의 가죽 느낌이 사라진 이유는 바로 터치 조작성이다. 거친 표면이 터치 센서 조작감을 해친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이어컵 표면에 내장된 터치 센서를 보다 매끄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표면 처리를 개선했다."

■ "끊김없는 음악 청취는 재생 기기 성능이 더 중요"

Q. 소니 고유 고해상도 블루투스 코덱인 LDAC이 안드로이드 8.0(오레오)부터 탑재되면서 이를 쓰는 이들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전파 송·수신 성능이 한층 중요해 질 것으로 보는데.

"신제품 역시 이전 제품과 비교해 손색 없는 성능을 내고 있다. 오히려 음원을 보내 주는 기기의 대응 능력이 중요하다. 소니 워크맨을 예로 들면 헤드폰의 수신율이나 감도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비트레이트를 낮춰 주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이런 기능이 없다면 소리가 자주 끊어질 수 있다."

Q. 수신률 안정성이 크게 강화된 블루투스5 규격 대신 블루투스 4.2 규격을 탑재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음악 재생에 한정하면 블루투스 버전에 따른 성능 차이는 거의 없다.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개발 시기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때 그때 최적의 버전을 탑재하고 있다."■ "디지털 노이즈 캔슬링 직접 생산 업체는 소니 뿐"

Q. 소니 뿐만 아니라 보스나 젠하이저 등 다른 회사들도 노이즈 캔슬링 음향기기를 출시한다. 소니가 가진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

와타나베 나오키 매니저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에 아직도 발전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아날로그 방식 노이즈 캔슬링 칩은 다양한 회사가 만들고 있다. 그러나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디지털 방식 노이즈 캔슬링에 필요한 칩을 직접 만드는 회사는 오직 소니 뿐이다."

관련기사

Q.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최근 5년간 업계 전반적으로 급속히 발전했다. 더 이상 발전할 여지가 없어 보이기도 하는데.

"아직 발전할 여지가 더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MDR-1000X를 통해 혁신을 이룩했고 내부적으로 장·단기 목표도 있다. 단기적인 목표는 WH-1000XM3의 연장선상에서 이룩할 수 있고 최종적인 목표까지 도달하는데는 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