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블락 "1호 제주 블록체인 기업은 우리"

탈중앙 광고 생태계 구현...12일 사무실 개소

컴퓨팅입력 :2018/09/09 10:02    수정: 2018/09/09 11:04

제주특별자치도를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제주도에 법인을 설립한 1호 블록체인 기업이 나왔다.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광고 생태계 구현을 목표로 하는 '위블락'이 그 주인공이다.

위블락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애드테크 기업 애드포스인사이트는 이 사업을 펼칠 '위블락 아시아'라는 법인을 제주도에 설립하고, 오는 12일 제주도 애월읍에 사무실을 오픈할 계획이다.

위블락은 광고주와 이용자 사이 존재하는 '미들맨(중개자) 문제'를 없애기 위한 프로젝트다. 기존 구조에선 광고 집행 비용 중 50%-60%가 수수료나 대행비로 사라지고 있다. 위블락은 블록체인 기술로 미들맨을 없애, 광고주는 광고 성과를 가져가고, 광고를 보고 반응한 이용자들은 더 많은 부가가치를 가져 갈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홍준 위블락 대표

최근 만난 홍준 위블락 대표는 제주도 행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한국 광고 시장에서 이런 사업을 펼칠 예정이기 때문에 한국에 법인을 세우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산업 분야에서는 실제 사업을 펼칠 곳에 법인을 세우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 블록체인 업체들은 지난해 9월 정부가 구두로 발표한 '암호화폐 발행(ICO)금지령' 때문에 사업을 하지도 않을 나라에 법인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제주 블록체인 특구 지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제주도에 내려가서 ICO를 하는 것이 자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위블락도 이 부분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이에, 암호화폐 발행과 자금 활용에 대해선 여유를 두고 가이드라인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계획이다. 애드포스인사이트가 여러 기관에서 투자를 받았고, 매출도 발생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홍 대표는 "우리는 진정성을 가지고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며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지키면서 사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블록체인 산업에 대해 "블록체인 기술 가진 신뢰성과 토큰 이코노미가 가진 부가가치 창출의 힘이 굉장히 매력적인 산업"이라고 평가하며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겪어 본 결과 블록체인은 분명히 되는 비즈니스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홍 대표와 일문일답을 재구성했다.

-제주도에 법인을 세우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첫 번째로 한국의 광고 산업을 탈중앙화하는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하려고 한다. 싱가포르 등에 법인을 만들 수도 있지만, (실제 사업을 하려고 하는) 제주도에 법인을 세우려는 것이 맞다고 본다. 우리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할 계획이다.

위블락 서비스 구성도(이미지=위블락 백서)

또 한국 사업을 바탕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타이완 등 아시아로 나가고 싶다. 그런 점에서 제주도는 굉장히 좋은 교두보라고 본다."

-제주도에서 TGE를 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ICO와 다른 것인가?

"우리가 궁극적으로 하려는 일은 블록체인 비즈니스다. 그 안에 토큰 공개가 들어간다.

토큰을 발행하거나 또는 공개하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토큰 제너레이션 이벤트 즉, TGE라고 한다. 그 중 자금을 모으면서 토큰을 발행하는 방식이 이니셜 코인 오퍼링, ICO다. 이 외에도 IFO(코인을 만들어서 그냥 나눠주는 것), IEO(거래소를 통해서 코인을 공개하는 것), ICCO(투자금에 대해 코인 받을 권한만 정해두는 것) 등이 있다. 이 모든 것을 묶어서 TGE라고 한다.

우리가 파악한 바로 TGE는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모인 자금을 어떻게 할 것이냐'하는 부분에선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한다.

우리는 (가이드라인을) 내년 상반기까지 기다릴 각오가 되어 있다. 애드포스인사이트는 이미 손익분기점(BEP)를 달성한 회사고, 캡스톤파트너스와 대성창업투자 등에서 투자도 받았다.

그렇다고 해도 1~2년 씩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우리는 이미 사업을 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과 토큰 이코노미를 통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와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냥 하지 말라고 하면 너무 답답한 것이다.

가이드가 나오면 얼마든지 준수할 생각이다. 지금은 블록체인 업계를 잘 이해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곳이 제주도이기 때문에 우리는 제주도에서 진행을 하려고 한다."

-최근 원희룡 지사와 만난 것으로 안다. 무슨 얘기가 오갔나?

"원희룡 지사가 을지로 위워크점에 왔다. 여기 입주한 블록체인 업체 사무실을 한바퀴 돌아보고 업체들과 2시간 이상 간담회를 가졌다. 아이콘, 위블락, 메디블락, 코인원, 스테이지, 벨릭이라는 팀이 참석했다.

원 지사께서 각 회사가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듣고, 각 회사에 질문을 했다. 우리한테는 '디지털광고랑 일반광고는 뭐가 다르냐' '제주도에서 광고 사업을 하면 제주도 부가가치가 어떻게 달라지냐' '제주도민들이 쓸 수 있는 앱은 뭘 만들 수 있냐' 같은 질문을 했다. 질문이 기존 관료들과 달라 놀랐다.

사실 업계에선 관료들의 질문이 '도돌이표'라고 성토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블록체인이 뭐냐'고 물어봐서 답하면 6개월 뒤에 또 새로 국장이 왔다고 다시 블록체인이 뭔지 얘기해보라고 한다. 그다음 또 6개월 뒤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뗄 수 있냐'고 물어보는 식이었다.

그런데 원 지사와는 그 과정이 전혀 없었다. 원지사는 블록체인이 어떤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산업인지부터 물어봤다. 이 점이 좋았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블록체인 업계 간담회 모습(사진=@markusjayvc)

제주도는 할 수 있는 권한 내에서 충분히 지원할 것이고 당연히 문제가 있는 것은 걸러내겠다고 했다. 우리 사무실에 와서 꼼꼼히 보고, 무슨 일을 하는지 꼼꼼히 물어본 것도 그런 (실체가 있는 업체인지 확인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

-제주도가 블록체인 특구지정에 적극적인 이유는 뭘까

"블록체인 산업은 새로운 사람, 젊은 사람이 많이 필요하다. 정부가 얘기하는 '고용 창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매우 적합한 산업이다.

실제 3월에 우리 회사는 직원 6명이었다. 6개월 만에 47명으로 늘었다. 한달에 6~7명씩 늘어난 것이다. 그 인력 중 60-70%는 만 35세 이하 청년이다.

또,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이해도가 매우 높고, 세계에서 한국이 블록체인 메카라는 인식이 있다는 점도 (국가 경제를 이끌 산업으로 성장하기에) 긍정적이다.

원 지사를 포함해 제주도청 공무원들은 적극성을 가지고 있고 '도돌이표' 질문을 하지 않는다. '비즈니스를 제대로 하려면 여기서 시작하라'고, '합법적인 범위에서 도와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블록체인에 빠진 이유는 뭔가?

"나는 1999년 네이버에 입사해, 10년 간 검색광고 사업만 했다. 나름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겪었는데, 블록체인은 분명히 되는 비즈니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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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토큰을 발행하는 게 최종 목표가 아니라, 발행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게 목표다. 블록체인은 기술 자체가 신뢰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고, 토큰 이코노미가 부가가치를 늘려 줄 수 있다. 블록체인은 이 두가지 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세계에서 한국이 이 만큼 스포트라이트 받은 적이 없다.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