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설물로 우주비행사 식량 만든다

미국 대학연구진, 폐기물 결합 기술 개발

과학입력 :2018/01/31 08:06    수정: 2018/01/31 08:06

장기간 동안 우주를 여행해야 하는 우주 비행사들에게는 식량 조달이 관건이다. 그런데 인간의 배설물을 재활용해 식량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IT매체 씨넷은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연구진이 미생물과 인간의 폐기물을 결합해 식량을 만들어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우주 정거장(이하 ISS)에서 근무하는 우주 비행사들은 이미 소변을 마실 수 있는 물로 재활용해서 마시고 있기 때문에 대변을 식용으로 재활용한다는 것은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다. 현재까지 ISS에서 배출되는 대변은 태워서 대기권으로 배출시켜왔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연구진이 미생물과 인간의 대변을 결합해 식량을 만들어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펜실베니아 주립대학)

해당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크리스토퍼 하우스(Christopher House) 교수는 우주 비행사의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이 우주 탐사에서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원통형 테스트 시스템은 폐기물을 미생물에 노출시킨 다음 혐기성 소화(anaerobic digestion) 과정을 거쳐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미 지구의 도시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종종 사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미 이 시스템을 통해 많은 테스트를 거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우주비행사 폐기물 적용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메틸로코쿠스 캡술라투스 이라는 미생물을 통해 배출되는 메탄을 사용했다. 이는 동물 사료로도 사용되며, 좋은 단백질과 지방을 공급해 준다. 크리스토퍼 하우스 교수는 이 식량은 “(이번에 개발된 식량은) 이스트 추출물로 만들어진 빵에 발라먹는 마마이트(Marmite)나 베지마이트(Vegemite)와 약간 비슷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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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연구진은 다른 종류의 미생물로도 실험을 진행했으며 잠재적으로 위험한 병원체를 파괴하기 위해 고온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 항공우주국(이하 NASA)으로부터 연구비가 지원됐다. 현재 NASA는 화성에 인간을 보내기 위한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고 있다. 이번 연구는 배설물을 음식으로 바꿔주는 ‘미생물 반응 시스템’을 개발한 초기 단계이지만, 확장 가능성에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우스 교수는 "토마토나 감자를 재배하는 것보다 이 방법이 더 빠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