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MS 태블릿 '쿠리어' 부활하나

외신들 "안드로메다...접히는 모바일 기기"

컴퓨팅입력 :2017/10/30 15:07    수정: 2017/10/30 15:07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안드로메다(Andromeda)'라는 코드명으로 개발 중이라는 루머 속 모바일 기기의 특징이 좀 더 자세해졌다.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디지털 펜과 잉크 기능 중심의 용도를 지원하는 기기일 것이라는 내용이다.

지난 수개월간 새로운 접이식 모바일 기기를 MS가 만드는 중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MS는 올초 접히는 부분을 경첩(hinge)으로 구현하는 쿠리어(Courier)같은 디자인에 특허를 신청(출원)해 세간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원문보기] [☞관련기사] 지난 26일부터 이 기기가 디지털 잉크 및 펜 활용에 중점을 둔 형태로 나올 거란 루머를 다룬 외신이 재차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5년 3월 10일 게재한 유튜브 영상 [Microsoft: Productivity Future Vision] 한 장면. 향후 5-10년 안에 디지털 기술로 달라질 업무 환경을 상상해 담았다. 펜과 터치로 조작하며 접히고 구부려지는 모바일 기기가 등장한다.

미국 지디넷 MS 전문기자 매리 조 폴리는 이처럼 접히는 스크린이 탑재된다는 소문을 낳고 있는 안드로메다 기기의 내부에 실제로 들어갈 구성요소들이 무엇일까에 집중한 분석 기사를 지난 27일자로 게재했다. 그는 이미 알려진 내용조차 대부분 확언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투로 추론을 전개했지만, 향후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예상해 볼만한 단서를 제시하고 있다. [☞원문보기]

■비운의 '쿠리어' 프로젝트 부활일까

MS가 미래를 상상하는 내용을 담아 제작, 공개한 영상의 여러 단서를 보면, 회사의 디자이너들은 수년간 신중하게 그런 유형 기기의 실용성을 검토해 왔다. 그들은 통화 기능과 '플렉서블 또는 폴더블' 소프트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접히는(foldable) 모바일 기기'의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얘기다.

지난 2009년 하반기 유출된 MS 태블릿 쿠리어 모습. 당시 씨넷은 IT블로그 기즈모도 사진을 인용해 보도했다.

폴더블 폰 콘셉트를 탐구해온 건 MS뿐이 아니다. 최근 공개된 삼성전자의 특허 내용을 보면 이 회사도 구부릴 수 있는(bendable) 폰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즉 MS가 상용화한 적은 없지만 이런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 자체는 별로 새롭지 않다.

조 폴리는 "MS의 듀얼스크린 폴더블 기기 쿠리어는 출시된 적이 없다(혹자는 그걸 실현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으로 제조원가를 꼽는다)"며 "MS 임원은 윈도RT를 구동하는 서피스미니(Surface Mini)를 발표하기 직전에 없애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안드로메다는 이런 과거 알려진 MS나 다른 회사의 폴더블 모바일 기기에 얹힌 이름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그런 모바일 기기의 하드웨어 부분과 소프트웨어 부분을 모두 가리키는 코드명이다. MS의 폴더블 모바일 기기 안드로메다에는 그에 특화된 운영체제(OS), 윈도10을 발전시킨 '안드로메다OS'가 탑재될 것으로 추정됐다. [☞관련기사]

마이크로소프트가 2015년 3월 10일 게재한 유튜브 영상 [Microsoft: Productivity Future Vision] 한 장면. 향후 5-10년 안에 디지털 기술로 달라질 업무 환경을 상상해 담았다. 펜과 터치로 조작하며 접히고 구부려지는 모바일 기기가 등장한다.

■ARM기반 서피스 너머의 차세대 기기

그럼 이제 관건은 안드로메다로 불리는 소문속 기기가 과거 알려진 비슷한 유형의 접히는 모바일 기기와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을까다.

조 폴리는 "연말부터 ARM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35'을 탑재한 신형 윈도10 기기가 출시되는데 LTE 통신 기능과 일단위 배터리 수명을 갖췄다"며 기존 윈도 기기와 다른 사용 시나리오를 지원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전했다. 다른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가 MS의 서피스 개발팀을 통해 등장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코드명 안드로메다도 그런 제품이 될 수 있다. MS는 그간 해온 것과 다른 방식으로 하드웨어를 디자인하고 있으며 윈도, 서피스, 오피스 팀이 모두 달라붙어 자사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무장한 기기를 만드는 중이라 밝히기도 했다.

MS는 윈도10에 디지털 잉크 지원, 모바일 기기와 PC간 파일 및 문서 이동 작업 등 기능을 지속 강화해 왔다. MS 클라우드를 통해 윈도PC와 모바일기기간 엣지 브라우저 데이터를 연동하는 '컨티뉴 온 PC' 및 복사 붙여넣기 데이터를 연동하는 '클라우드 클립보드'가 그런 예다. 앞으로도 윈도10 주요 기능 후속 업데이트가 향후 생산성에 특화한 기능을 추가로 선보일 전망이다. 또 MS스토어라는 윈도10 내장 앱 장터에 올라간 앱만을 쓸 수 있는 '윈도10 S'는 앞서 언급한 ARM 탑재 기기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엣지는 윈도10S의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돼 있다

■"수많은 MS 앱-서비스 녹인 하드웨어일 것"

조 폴리는 "MS의 디지털 노트 기록 앱 '원노트'는 이런 기기의 핵심 구성요소로 유력시된다"며 "이미 원노트는 웹과 다양한 기기에서 폭넓게 동작하며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MS가 파워포인트의 사이드킥으로 더 단순하고 지능이 가미된 스웨이(Sway)를 내놓은 것처럼, 원노트를 업무용으로 간소화한 경량 버전을 만들어주길 기대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소문에 들리는 접히는 모바일 기기에 이메일과 일정관리를 비롯한 여러 MS의 앱과 서비스가 올라가는게 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투두(To-Do)라 알려진 앱 '분더리스트(Wunderlist)'와 더불어 팀스, 스탭허브, 마일IQ, 인보이싱을 포함한 여러 오피스365 서비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MS의 신형 모바일 기기에선 인공지능 음성비스 코타나 역시 비중있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용자의 일정을 보고 회의 장소 후보를 제안하거나, 참석자 인물 정보와 관련 문서를 제공하는 식의 사전 준비를 해줄 수 있다. 또 MS 클라우드 기반의 백엔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서비스는 기기 사용자에게 알맞은 실시간 분석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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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안드로메다가 이런 시나리오를 모두 실현해 줄만한 기기일지, 다른 플랫폼 기반 모바일 기기에 길들여진 사용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조 폴리는 새 디지털 기기가 펜 입력을 지원하며 휴대성이 아무리 좋다해도 자신이 그걸 쓰는 방식으로 되돌아갈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한가지 이유는, 자신이 몇년간 업무에 디지털 기기가 아니라 종이 공책과 펜을 사용하는 수기 방식이었고 그렇게 쌓인 공책이 창고에 가득할만큼 익숙해진 상태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여러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뭔가를 기억하기에는 (디지털 기기에) 타이핑을 하는 것보다 손으로 공책에 글자를 쓰는 게 도움이 되더라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