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OLED에 2차 공세 "TV에 부적절"

LG "무리한 테스트 방식" 반박...TV경쟁 재점화

홈&모바일입력 :2017/10/24 16:22    수정: 2017/10/24 17:04

삼성전자가 경쟁사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겨냥해 또 다시 잔상(번인) 문제를 이슈화하며 공세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3일 회사 공식 블로그인 뉴스룸에 '알아두면 쓸모 있는 TV 상식, '번인 현상' 왜 생기는 걸까?'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게재하고 OLED TV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 8월 유튜브 영상을 통해 OLED 디스플레이의 잔상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두번째다.

삼성전자는 게시글에서 미국 IT 리뷰 매체 알팅스의 OLED와 QLED TV을 번인 현상을 알아보기 위해 비교한 실험 내용을 시작으로 OLED TV의 잔상 문제를 조목조목 짚었다. TV에는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LED)가 적합하다는 글도 빼놓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자사 뉴스룸에 게재한 TV 번인 현상 관련 게시물.(사진=삼성전자 뉴스룸)

■"OLED, 사용 시간이 긴 TV 제품에는 부적합"

번인 현상은 장시간 같은 화면을 켜두거나, 혹은 채널마다 위치가 고정된 방송사 이미지가 화면에 계속 노출되면 그 부분의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화면에 잔상(얼룩)이 영구적으로 남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알팅스의 로고가 박힌 OLED·QLED·LED TV를 10분 간 켜놓은 뒤 잔상을 확인하는 실험 결과를 전하며 "10점을 기준으로 QLED TV는 10점을 기록했지만, OLED TV는 절반 수준인 5.5점을 받았다"며 "OLED TV 화면 우측 하단에는 알팅스 로고의 잔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LED TV에서 잔상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OLED TV에는 유기물이 사용되는데 이는 빛과 열에 약해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밝기와 색 재현력이 떨어진다"며 "장시간 특정 색을 고정적으로 보여주면 사용된 픽셀의 수명이 줄어드는데 이 때 화면이 얼룩진 것처럼 보이기 시작하고 잔상으로 남게 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번인 현상은 모든 TV에서 발생할까? 번인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문구에 따른 내용으로 뒤이어 QLED를 그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듯한 내용을 담았다. 유기물을 발광소자로 사용하는 OLED와 달리 QLED는 무기물인 퀀텀닷을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AVS 포럼에 게재된 번인 사례 사진.(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이어 'TV와 모니터에 적합한 QLED'라는 주제를 두고 평균 수명이 길지 않은 전자 제품의 경우 OLED 디스플레이도 문제가 없지만, 장시간 사용하는 TV나 게이밍 모니터에는 QLED가 적합하다고 전했다. 예컨대 스마트폰 평균 사용 기간은 2~3년으로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더라도 번인 현상이 눈에 띄게 생기지 않는다는 것.

자사의 QLED TV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사용하는 TV는 내구성이 곧 생명력이다"며 "QLED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번인 현상 없이 밝기와 정확한 색상을 구현한다. '잔상과 번인'으로부터 안전한 QLED TV는 내구성과 화질 모두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삼성 "OLED 번인, 네거티브 아닌 소비자 알 권리"

삼성전자가 이처럼 OLED TV의 번인 현상을 문제 삼으며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데는 차세대 TV 시장을 이끌어 갈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프리미엄 TV 시장 주도권 다툼에서 LG전자와 소니 등 OLED 진영에 밀리는 게 아니냐는 평을 받으면서 더욱 가시를 세우는 분위기다.

회사는 지난 20일 '글로벌 TV 시장 트렌드 브리핑'을 열고 "오해를 풀고 싶다"며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데이터 수집 방식을 문제 삼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시장조사기관의 데이터 집계 방식의 차이일 뿐 여전히 (삼성전자가)점유율 1위"라고 주장했다. IHS마킷은 2천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으로 LG전자가 1위, 소니가 2위, 삼성전자가 3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네거티브 홍보가 필요하다고 보는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경쟁 업체도 훌륭한 기술과 사업 전략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확한 TV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저희가 조작한 것도 아니고 일상적인 현상에 대해서 그대로 보여드린 것이기 때문에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보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LG전자 측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끼리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안타깝다"면서도 공식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이 제기한 OLED TV의 잔상 현상에 대해서는 "(삼성전자가 인용한 테스트는) 소비자들의 실제 사용 환경을 반영하지 않은, 현실성 없는 조건과 환경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LG전자는 OLED TV에 로고 디텍션 등 잔상을 방지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셀 외곽에 산화알루미늄 소재를 채택한 메탈 퀀텀닷의 모습.(사진=삼성전자 뉴스룸)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OLED의 잔상 현상이 공정 과정에서 불량 제품이 생산된 게 아니라면, 테스트 방식의 문제로 볼 수 있다"며 "OLED는 자발광 소자가 사용되는 특성상 장시간을 밝은 밝기로 오랜 시간 켜놓으면 아주 단시간 내에도 번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OLE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도 오랜 시간 스트레스를 주는 테스트 환경에서는 충분히 번인 현상이 생길 수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