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실적 신기록 행진 언제까지 계속될까

단기적으로 호재 지속…중장기 악재 대비해야

홈&모바일입력 :2017/10/13 11:07    수정: 2017/10/13 14:50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 호황에 힘입어 분기 실적 신기록을 달성했던 지난 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또 다시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냈다.

한 분기 영업이익이 자그만치 14조5천억원이 넘는다.

이에 따라 삼성의 실적 신기록 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단 4분기에도 신기록 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휴대폰 실적도 더 나아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내년에도 이같은 흐름은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 뉴스룸)

문제는 신기록 행진이 마냥 영원할 순 없다는 점이다.

특히 단기적 호재와 달리 중장기적으로는 악재가 쌓여 있다는 게 문제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인한 총수 부재가 장기화하고 있고, 재벌 개혁에 대한 정책 기조가 이어지면서 규제와 견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등 선진국의 통상 압박이 거세지고 글로벌 경쟁 기업의 도전도 극심한 상황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와 관련 위기론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위기를 극단적으로 표현했다.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한 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권 부회장은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급격하게 돌아가는 IT산업 속성 상 후배 양성과 경영 쇄신이 필요할 때"라며 용퇴의 변을 밝혔다.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자진 사퇴함과 동시에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2018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권 부회장은 또 겸직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예정이다.

그는 특히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재계에서는 권 부회장의 자진사퇴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재계 한 전문가는 "일반인은 삼성이 주장하는 위기론을 엄살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일"이라며 "세계 1등 기업을 이끌고 이를 지속시키는 일은 간단치 않고 특히 권 부회장의 말대로 기술 발전으로 인한 산업지형의 변화가 극심한 IT 분야에서는 1등은 곧 늘 위기 상황에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곧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추락할 일만 남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62조원에 영업이익 14조5천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잠정실적을 공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3.0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이 29.65%, 영업이익은 178.85% 증가했다.

이런 실적 경신은 반도체 시장 호황에 따른 것이다.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규모인 8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반도체 사업부문은 올해 3분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9조~10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호조가 두드러진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데다 성수기에 진입, 출하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표준제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정거래가격이 절반 이상 상승했으며, 낸드플래시의 경우 지난해 말과 비교해 약 37% 증가했다.

디스플레이패널(DP) 사업부문은 지난 분기보다 하락하거나 비슷한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2분기 기록한 1조7천100억원의 영업이익보다 낮거나 비슷한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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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당초 시장이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IM 부문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이 반영되면서 지난 분기(4조600억원)보다 하락한 3조원대를 기록하지만, 하반기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노트8'의 출시 효과와 갤럭시노트FE, 중저가 라인업의 판매 실적 호조가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전분기 대비 3천~4천억원대 평이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CE는 지난 분기 3천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의 수익이 개선되면서 지난 분기보다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증권 업계는 보고 있다. 고가 라인업인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LED) TV의 판매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LCD 패널 가격 하락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