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45년 뒤엔 인간능력 뛰어넘는다"

옥스포드대-예일대 논문 통해 밝혀

인터넷입력 :2017/06/02 16:56    수정: 2017/06/02 17:00

손경호 기자

인공지능(AI)이라는 두뇌를 얹은 기계가 인간을 넘어서는 날은 과연 몇 년 뒤에나 오게 될까?

세계 내로라 하는 AI 전문가들은 2016년을 기준으로 45년 뒤에는 그런 시점이 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옥스포드대 인간의 미래 위원회와 연구단체인 AI 임팩트, 예일대 정치과학과는 공동으로 '언제 AI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까?AI전문가들의 증거(When will AI exceed human performance? Evidence from AI experts)'라는 논문을 통해 AI 전문가들로부터 전망을 들어봤다.(관련논문링크)

■AI 전문가들, 45년 뒤엔 인간 보다 기계가 업무 잘 할 것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이자 미래학자이기도 한 레이 커즈와일은 "인간의 사고능력으로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획기적으로 발달된 기술이 구현돼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을 '특이점(Singularity)'로 정의했다.

이들이 발표한 논문은 이러한 특이점을 '고숙련 머신 인텔리전스(HLMI)'로 정의했다.

인간의 도움을 받지 않은 기계가 인간 노동자보다 더 효율적으로 더 저렴한 비용으로 인간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는 순간이 HLMI가 구현되는 시기로 본 것이다.

연구팀은 전 세계 AI 전문가를 통해 미래를 점쳐봤다. 때문에 단순히 시장조사업체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내놓은 분석보다는 설득력을 가진다.

조사는 머신러닝국제컨퍼런스(ICML),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IPS) 컨퍼런스에서 논문을 발표한 이력이 있는 352명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했다.

논문은 연구원들에게 이런 시점이 향후 몇 년 내에 올 것으로 전망하는지에 대한 답변을 종합해 50% 확률로 45년 뒤에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6년 기준 조사에 참여한 AI 전문가들은 분야별로 언제부터 AI가 인간을 넘어설 수 있을지 전망했다.(자료=논문캡쳐)

그렇다면 특정 업무를 대체하는 HLMI를 넘어 모든 직업이 완전히 자동화되는 시점은 언제쯤으로 예상했을까? 조사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50% 확률로 122년 이후로 내다봤다.

이 중 아시아 연구자는 30년, 북미 연구자들은 74년 뒤로 예상한 것은 동서양 간 온도차를 보여준다.

■앵그리버드에서 스타그래프트, 외과수술까지…인간 넘는 시점 언제 올까?

AI 전문가들은 구체적으로 AI가 인간을 뛰어넘은 업무역량을 갖추게 되는 시기를 예측하기도 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를 인간 고수보다 잘 하게 되는 시점은 3년 뒤다. 2016년을 기준으로 했으니 내년이 되는 셈이다.

뒤를 이어 3.6년 뒤에는 월드시리즈 포커 챔피언을 AI가 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올해 1월 미국 카네기멜론대 연구팀이 개발한 AI 알고리즘 '리브라투스(Libratus)'는 무제한 텍사스 홀덤 포커라는 종목에서 4명의 프로 포커 선수들을 제치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챔피언 포커 선수를 넘어서는 일이 머지 않았다.

5. 6년 뒤에는 옷가게에서 인간보다 옷을 더 빨리 잘 접을 수 있는 AI가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가 바둑 다음으로 넘보는 영역은 스타크래프트2라는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다. AI 전문가들은 6년 뒤에 AI가 인간들과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알파고는 벽돌깨기 등 아타리사가 개발한 고전 게임 중 일부에서 강화학습을 통한 시행착오 끝에 게임을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되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조사에 따르면 AI 전문가들은 20분 이내 학습을 거친 AI가 아타리사 게임 중 절반 이상을 능숙하게 다루게 되는 시점을 6.6년 뒤로 내다봤다.

번역의 경우 전문 번역가나 2개 이상 언어에 익숙한 전문가를 제외한 일반인들과 번역대결에서 AI가 인간보다 나은 결과를 내놓게 되는 시점은 8년 뒤로 전망된다.

바둑에서 어떨까? 이미 알파고 마스터 버전이 세계 랭킹 1위인 커제 9단을 꺾었지만 이는 심층인공신경망을 도입하고, 강화학습을 통해 수백만번의 셀프대국으로 실력을 쌓은 결과다. 그렇다면 인간 수준의 바둑 대국 경험만 갖고 있어도 인간과 대결을 넘어서는 시점은 어떻게 될까? AI 전문가들은 17.6년 뒤로 예상했다. 이 시기가 되면 프로선수들이 수만번 게임을 둔 정도의 데이터만 분석하더라도 인간을 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9.6년 뒤에는 고등학교 수준의 에세이를 인간보다 AI가 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예를 들어 '포경산업이 산업혁명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나?'라는 주제에 대해 AI가 더 나은 작문 실력을 뽐내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트럭운전사를 기계가 대체하게 되는 시점은 이미 우버에 인수된 오토라는 스타트업은 자율주행트럭을 통해 버드와이저 캔맥주 실어나르기에 성공한 만큼 빨리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AI 전문가들은 평균 11.3년 뒤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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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외과의사는 어떨까? 유럽, 북미 연구원들은 각각 46.4, 41년뒤로, 아시아는 31.4년 뒤로 예상했다.

연구팀은 AI 연구원들에게 자신들을 대체하는 시점이 언제가 될 것 같냐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답변에 따르면 유럽은 80년, 북미는 123.6년, 아시아는 109년 뒤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