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방송 두달 앞두고…지상파, UHD 본방송 연기 '요구'

방송기술인연합회, 성명서 통해 밝혀

방송/통신입력 :2016/12/12 12:03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12일 성명서를 내고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에 UHD 방송 계획을 연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본방송 계획 2개월을 앞둔 시점에 정부 계획을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연합회가 지상파 측을 대변해 왔다는 점에서 지상파의 의중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연합회는 “정부는 세계 최초 지상파 UHD 방송으로 UHD 산업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지만, 2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는데 장비 개발도 완료되지 않았다”며 “UHD 방송 장비가 납품되지 않은 곳도 있고 납품된 장비 대다수가 완제품이 아닌 시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4년부터 판매한 UHD TV는 유럽식 DVB-T2 방식이 적용돼 있기 때문에 별도의 셋톱박스를 설치해야만 지상파 UHD 방송(미국식 ATSC 3.0)을 볼 수 있다”면서 “셋톱박스 구매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지상파 UHD 본방송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당초 계획을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합회는 “미래부와 방통위가 세계 최초라는 담론에 매몰돼 디지털 전환 당시 과오를 되풀이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본방송 일정을 연기해 제대로 된 지상파 UHD 방송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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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의 UHD 방송 도입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다. UHD 방송을 위한 투자 재원을 상당부분 정부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연합회는 UHD 콘텐츠 제작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며 어려움 마저 호소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전문가는 “국회의 무리한 요구로 정부가 보호대역을 줄이면서까지 지상파에 UHD용 주파수를 분배했는데 상용화 계획을 연기해야 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책임 회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지상파가 추가적인 지원을 요구하기 위한 꼼수를 부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