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3Q 실적 '주춤'...현재 '흐림' vs 중장기 '맑음'

ARPU 감소 '부담'- 플랫폼 개방 '성과'

방송/통신입력 :2016/10/27 11:56    수정: 2016/10/27 11:59

SK텔레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리수 이상 감소하며,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SK플래닛 투자 확대로 비용 지출이 늘어난 측면과 함께 20% 요금 할인 상품인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비중이 증가하면서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시대에 대비해 단행한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 개방으로 월 이용자가 900만을 넘었고, IPTV 가입자 순증도 이어지며, 미래 성장 잠재력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K텔레콤은 2016년 3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4조2438억원, 영업이익 4243억원, 당기순이익 32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각각 -0.6%, 4.2%, 10.7% 증감한 결과다.

그러나 3분기 실적을 지난해 동기 대비하면 매출액은 -0.4%, 영업이익은 -13.5%, 당기순이익은 -15.6%로 모든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확대-ARPU 악화, 실적 ‘주춤’

SK텔레콤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감소한 데에는 우선,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SK플래닛 투자 확대가 가장 큰 요인이 됐다.

현재 국내 미디어, 유통 시장은 글로벌 기업의 진출과 국내 대기업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디어 분야에서는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기업이 모바일과 안방 시장 모두를 공략 중이며,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도 대대적인 투자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통 시장 역시 모바일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신세계, 롯데 등 정통 유통업계 뿐만 아니라 지마켓, 쿠팡, 티켓몬스터 등 온라인에 특화된 강자들이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SK텔레콤은 IPTV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유통사인 SK플래닛에 전략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SK플래닛 11번가의 모바일 커머스 경쟁력을 더욱 끌어 올려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 1위 자리를 꿰차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연내 거래액 기준 1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와 함께 2~3년 내에 안정적인 손익분기점 달성을 약속하기도 했다. 미래 투자를 위한 비용 발생이 불가피 하다는 뜻이다.

SK플래닛 11번가가 생활형 O2O서비스 포털 ‘생활 플러스’에 정기배송 상품을 대폭 강화했다.

SK브로드밴드를 중심으로 미디어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비록 CJ헬로비전과의 인수합병은 불발됐지만, 자체 콘텐츠 생산과 유명 제작사와의 제휴를 통해 IPTV와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 경쟁력을 늘려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올해 SK브로드밴드의 IPTV 순증 가입자 수 누계는 39만 명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3분기 IPTV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적이 하락한 이유는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SK플래닛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비용 탓이 크다”며 “그래도 SK플래닛의 손실 폭이 줄고, SK브로드밴드의 매출과 수익이 증가하면서 전분기이 비해 SK텔레콤의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이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3분기 가입자당 평균매출액(ARPU)도 3만5471원으로, 전분기 대비로는 0.8% 감소,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2.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ARPU가 감소한 데에는 단말기 지원금 대신 가입하는 20% 요금할인 가입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고, 다양한 사물인터넷 서비스와 스마트워치와 같은 세컨 디바이스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이용 요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세컨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나타난 착시 현상 때문”이라면서 “사물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앞으로 가입자 당 수익의 지표의 중요성은 점점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K텔레콤은 7월19일부터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전면 무료화 했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시대 투자 적극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은 미래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고, 미래 먹거리에 과감히 투자하는 전략을 택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타 이통사 고객에게 유료로 제공하던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전면 무료화 했다. 9월말 기준 T맵 월 이용자 수는 918만 명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측은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더욱 정교해지는 교통정보를 통해, 향후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에 T맵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T맵과 마찬가지로 지난 7월 타사 고객에 개방된 'T전화'도 지난 8월 1천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성과를 거뒀다.

T전화는 사용자들에게 스팸, 스미싱 위험번호 알림 및 연락처에 저장되지 않은 상호에 대한 검색, 그룹통화 등 통화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다양한 기능들을 제공하는 통화 플랫폼이다. SK텔레콤은 북미 등 T전화의 해외 진출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NUGU)’.

아울러 SK텔레콤은 지난 9월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를 출시하며, 인공지능 대중화를 선도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또한 SK텔레콤은 인공지능 분야의 다양한 스타트업 벤처기업, 전문가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상생 생태계' 구축 및 국내 인공지능 산업 활성화에 나설 예정이다. 또 인공지능 상품인 '누구'를 SK텔레콤의 대표 플랫폼 사업 중 하나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이 밖에 SK텔레콤은 지난 6월말 구축 완료한 하이브리드형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을 활용해 가스, 전기 등 영역에서 24개 서비스를 개발 완료했다.

회사는 지난 7월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함께 2020년 13조7천억원으로 예상되는 국내 IoT 시장을 키워간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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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자리에서 SK텔레콤은 파격적인 요금제, 중소업체 지원 등을 통해 IoT 시장을 조기에 확대시켜 내년 말까지 IoT 전용망에 400만개 이상의 단말기가 연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텔레콤 황근주 전략기획부문장은 "T맵, T전화 등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 개방 전략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큰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회사가 추구하는 변혁의 결실을 이해관계자 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객 중심의 혁신적 상품, 서비스를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