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시티' 품은 테슬라, 약일까 독일까

주주 승인만 남아...주당 인수 가격 예상보다 낮아

홈&모바일입력 :2016/08/02 08:10    수정: 2016/08/02 10:35

“테슬라와 솔라시티가 하나가 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우리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수직적으로 통합된 지속가능한 에너지 회사가 되고자 한다.”

1일(미국시각) 솔라시티 인수를 발표한 테슬라가 밝힌 새로운 포부다.

테슬라는 지난 6월 22일 솔라시티를 인수하겠다고 밝힌지 40일 만에 주주 동의만 빼고 합병을 위한 모든 작업을 완료했다.

테슬라는 “태양열을 뜻하는 솔라시티와 저장소를 의미하는 테슬라가 서로 합치면 에너지 생성, 저장, 소비 단계의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며 “이같은 효과로 거주지, 지역 규모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을 생성해낼 수 있다”며 솔라시티 인수의 의미를 강조했다.

테슬라는 솔라시티 인수로 1억5천만달러의 시너지(비용절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사업계획은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하드웨어, 설치 비용 등을 줄일수 있고 제조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게 테슬라의 예상이다.

테슬라는 “솔라시티와 하나가 됨으로써 190개의 테슬라 판매점과 전 세계 관련 사업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대표 에너지저장장치(ESS) '파워월' (사진=테슬라)

■끊임없는 일론 머스크의 ‘태양광 사랑’

솔라시티 인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그는 지난 6월 22일 열린 프레스 콜에서 “솔라시티의 인수결정을 아주 쉽게(no-brainer) 내렸다”고 밝혔다. 솔라시티가 제공하는 태양광을 활용해 테슬라 차량 고객들에게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전력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테슬라도 일론 머스크의 입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프레스 콜 진행 전 홈페이지를 통해 솔라시티 인수 목적을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고객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며 “하지만 고객들은 보다 지속적인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에너지는 바로 태양광”이라고 했다.

머스크 CEO는 한달여뒤 발표한 마스터플랜 ‘Part Deux'에서도 솔라시티 인수 목적을 설명했다. 그는 “태양광 전지 제품을 만드는 것은 개별적으로 큰 힘을 복돋아줄 것”이라며 “스마트폰 앱으로 간단하게 서비스 문의 및 태양광 관련 제품 설치를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만일 테슬라와 솔라시티가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회사였다면 이번 인수 합병 작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솔라시티는 일론 머스크의 ‘태양광 사랑’에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였다. 지난 2006년 7월 4일 설립된 이 회사를 이끄는 린던 라이브 CEO는 머스크 CEO와 친인척 관계다. 머스크 CEO는 솔라시티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솔라시티는 지난 2012년 미국 나스닥 기업공개(IPO)도 진행해 전 세계적으로 촉망받는 에너지 서비스 회사로 떠올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테슬라)

■주주 동의 남은 테슬라-솔라시티 합병

테슬라가 공식 발표한 주당 인수금액은 25.37달러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이 예상한 인수 금액 26.50달러~28.50달러 보다 낮은 금액이며 총 인수가는 26억달러(한화 약 2조9천억원)이다. 양사 합의에 따라 솔라시티 소속 주주들은 테슬라 주식 0.110주를 얻게 된다.

테슬라와 솔라시티의 합병은 향후 예정된 주주 총회에서 승인되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테슬라는 이같은 과정이 올해 4분기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와 솔라시티가 하나로 합치면 가정용 에너지 저장장치 파워월(Powerwall)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파워월은 태양광 패널로부터 흡수된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며, 가정 내 전력 공급과 테슬라 차량의 충전을 돕는다. 이에 활용되는 배터리에는 삼성SDI 제품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설치 비용은 322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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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은 1일 보도에서 “솔라시티를 품은 테슬라의 인력은 두 배 이상 늘어나 3만명 가까이 이를 것”이라며 “태양광 발전과 교통 수단이 서로 융합되는 독특한 방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예상과 달리 시장 상황은 좋아보이지 않는다. 테슬라와 솔라시티의 합병 발표 이후 1일 오후 11시 현재(한국시각) 솔라시티의 거래가는 전 거래일보다 5.1% 떨어진 25.34달러이며, 테슬라는 1.9% 떨어진 230.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