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특화 스마트폰? 전화도 되는 워크맨!

소니 엑스페리아 E1 리뷰

일반입력 :2014/07/07 11:29    수정: 2014/07/07 11:34

권봉석

소니 엑스페리아 E1(이하 E1)은 음악 기능을 강조한 3G 스마트폰이다.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200(1.2GHz, 듀얼코어)을 채택했고 저장공간은 4GB다. 4인치 WVGA(800×480 화소) 디스플레이를 달았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버전은 4.3(젤리빈)이다. 가로 세로 크기는 각각 11.8cm, 6.24cm로 아이폰4·4s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어폰잭 바로 옆에 음악재생용 워크맨 앱을 바로 불러오는 버튼을 달았고 제품 뒤에 고성능 스피커를 달아 음악 재생 기능을 강화했다. 기존 엑스페리아에 내장되던 기본 앱도 거의 그대로다. 카메라는 3백만 화소이며 내장 절전 기능인 스태미너 모드를 활성화하면 배터리 이용 시간도 늘릴 수 있다. 색상은 블랙, 화이트, 퍼플 세 종류이며 가격은 기기 구입시 16만 5천원.

한 손에 들어오는 편안함 ‘아이폰3GS 생각나네’

E1은 올 상반기 출시된 엑스페리아 Z2와 많이 닮았다. 투톤컬러로 액센트를 주고 네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은 것하며 전원 버튼과 충전 단자 위치까지 비슷하다. 다만 가격을 내리기 위해 케이스 재질은 모두 플라스틱을 썼다. 알루미늄 유니바디 디자인이 흔한 요즘 스마트폰과는 거리가 있지만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은 나쁘지 않다. 본체 색상은 블랙, 화이트, 퍼플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지만 화이트 색상은 이물질이나 손때가 묻으면 금방 티가 나고 지저분해 보이는 단점이 있다.

본체 오른쪽 위에는 소니 워크맨 마크가 새겨진 버튼도 있다. 전원 버튼으로 착각하기 쉬운 위치다. 화면 잠금이 풀린 상태에서 버튼을 누르면 바로 음악이 재생되고 한 번 더 누르면 꺼진다. 스피커는 스마트폰 뒤에 달았고 소리를 키워도 찢어지는 느낌은 별로 없다. 유심칩은 일반 유심을 지원하며 마이크로유심이나 나노유심을 꽂으려면 크기를 맞춰주는 어댑터를 따로 구해야 한다.

아무리 보급형이지만 메모리 부족 아쉽다

E1은 퀄컴 스냅드래곤 MSM8210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썼다. 28nm 공정에서 만들어져 전력 소모도 적고 성능도 나쁘지 않다. 안드로이드 성능 측정 프로그램인 안투투로 측정한 결과는 1만 3천280점이다. 1만7천점대인 갤럭시S3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1만 1천점대인 에이서 리퀴드 Z5보다는 조금 더 빠르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메모리다. 전체 용량 512MB 중 시스템이 사용하는 90MB를 제외하면 총 422MB밖에 못 쓴다. 부팅을 마치고 나면 128MB 가량이 남고 웹서핑 등 여러 프로그램을 실행하다 보면 금방 부족해진다. 강제종료 현상도 종종 볼 수 있다. 기본 저장공간은 4GB지만 소니 기본 앱이 용량을 상당히 많이 차지한다. 초기 상태에서 쓸 수 있는 공간은 약 2GB이며 마이크로SD카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E1에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박스’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하면 기본 10GB에 추가 40GB를 무료로 더 준다.

통신망은 3G만 쓸 수 있다. SK텔레콤·KT 유심을 꽂으면 바로 인식하지만 LG유플러스 유심은 주파수 문제 때문에 쓸 수 없다. 3G 규격 중 가장빠른 HSPA+를 쓰는 곳에서는 5Mbps 이상 나오며 간단한 웹서핑이나 모바일 메신저, 소셜네트워크 정도는 무난히 소화한다.

강력한 음악재생 기능 “고음질 음원까지 재생”

E1은 엑스페리아 Z2에서 호평을 받았던 음악 재생 앱 ‘워크맨’을 그대로 가져왔다. 곡 정보나 앨범 사진을 음원 데이터베이스 ‘그레이스노트’에서 자동으로 가져오고 현재 재생하는 곡을 벨소리로 지정할 수 있다. 보급형 기종이지만 24비트 192kHz FLAC, 24비트 48kHz WAV, 24비트 96kHz FLAC 음원까지 재생할 수 있다. 같은 가격대 스마트폰 중 적어도 음악재생 기능만큼은 가장 강력하고 편리하다.

기본으로 따라오는 이어폰인 MH410c도 충분히 괜찮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엑스라우드(xLOUD) 기능을 켜면 내장 스피커 출력도 향상된다. 소리가 갈라지거나 찢어지는 현상도 한결 덜해진다. 음질을 자동 조정해 주는 클리어 페이즈 기능도 있지만 고음부가 강조되는 바람에 더 소리가 어색하다. 단 이런 다양한 음질 보정은 오직 음악 재생 기능에서만 작동한다.

결론 : 현존 최고의 자급제폰 “메모리만 1GB 였더라면…”

이렇게 음악 기능이 강화된 대신 잃은 것도 있다. 우선 음악을 재생하는 워크맨 애플리케이션이 상당히 무거운데, CPU-Z로 확인한 결과 음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CPU 점유율이 40%에서 70%를 오간다. 특히 웹서핑이나 소셜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서 고음질 음원을 재생하면 음악이 끊기는 현상도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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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가 부족해 오래 쓰다 보면 지연 현상도 쉽게 볼 수 있다. 메모리를 1GB 정도 달아 주었더라면 요즘 나오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정도는 아니더라도 쾌적한 동작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제품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가 패널을 써서 시야각에 따라 알아보기 힘든 것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버튼을 소프트키 방식으로 처리해 낮은 해상도 화면을 더 좁게 만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장에 나온 중국·대만산 저가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매우 합리적인 가격이며 디자인도 뛰어나다. 게임은 무리지만 전화·문자 등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음악감상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쓰기에도 좋다. 선불유심을 꽂아 쓰면 약정과 단말기 대금, 요금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용도를 감안할 때 메모리만 1GB 였어도 딱히 흠잡을 곳이 없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