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저장장치 "무선으로 간편하게…"

샌디스크 커넥트 와이어리스 미디어 리뷰

일반입력 :2014/04/10 11:41    수정: 2014/04/10 16:23

권봉석

올해 초 이동통신사가 보조금 전쟁을 벌이면서 아이폰5s 할부원금이 순간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다가 아이폰으로 갈아탄 사람도 적잖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만 쓰다 처음으로 아이폰으로 넘어온 사람들이 가장 당황하는 것은 바로 메모리카드(마이크로SD)를 꽂아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폰은 거의 모든 콘텐츠를 전용 프로그램인 아이튠즈로 관리하기 때문에 음악이나 동영상을 안드로이드처럼 간단하게 저장할 수 없다.

메모리카드를 꽂을 수 없어 용량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애초에 32GB 이상 아이폰을 쓴다면 그나마 상황은 나은편이지만 연초 보조금 전쟁에 투입되었던 아이폰은 모두 16GB다. NAS(네트워크 저장장치)를 통해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방법은 어떨까? 편리하긴 하지만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몇 편만 보면 스마트폰 무료데이터가 금방 동난다. LTE 무제한 요금제를 쓰면 할부금과 요금을 합쳐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샌디스크 커넥트 와이어리스 미디어(이하 커넥트 미디어)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저장공간이나 편의성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동영상과 사진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는 저장장치다. 단순히 저장된 콘텐츠를 즐기는 것에서 벗어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찍은 사진을 백업할 수 있다. SD카드를 끼우면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로 찍은 사진도 그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와이브로 에그 닮은 디자인

커넥트 미디어는 와이브로 에그를 닮았다. 배터리 표시등과 전원 버튼, 와이파이 신호 표시등이 있는 것도 닮았다. 크기는 가로·세로 65mm, 세로 13.5mm이며 무게는 80g으로 최신 스마트폰의 60~75% 정도다. 가방이나 주머니 안에 넣어 휴대하기 좋다.

휴대기기는 말 그대로 들고 다니면서 쓰는 기기인 만큼 손에서 떨어뜨려 망가지거나 깨질 위험도 항상 안고 있다. 특히 커넥트 미디어는 크기가 작다 보니 손에서 놓치기도 쉽다. 제품 표면에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배열된 사각형 무늬를 넣었다. 보기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손으로 잡았을 때 쉽게 미끄러지지 않도록 마찰력을 높여 주는 효과가 있다. 바닥에도 고무 재질을 써서 책상 등 평평한 곳에 올려 놓고 쓸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다. 본체도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 강도를 높였다.

5핀 마이크로USB 케이블을 제품 뒤에 꽂아 충전과 데이터 전송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나 본체 오른쪽에 있는 SD카드 슬롯은 뻑뻑한 감이 있다. 제품을 떨어뜨리거나 충격이 가해졌을 때 SD카드가 분리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인데, 마이크로SD카드에 어댑터를 끼운 다음 꽂았다 뺄 때 걸릴 확률이 높다. 특히 어댑터가 충격으로 깨졌거나 금이 가 있다면 끼웠다 뺄 때 손상될 가능성도 있다.

4GB 이상 파일, 64GB SD카드도 정상인식

커넥트 미디어에 음악이나 동영상, 사진을 넣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마이크로USB 케이블로 PC·노트북에 연결하면 따로 드라이버를 설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이동식 디스크로 인식한다. 여기에 USB 플래시 메모리에 음악이나 동영상을 복사하듯이 파일을 복사하면 된다. 내장 메모리 용량은 32/64GB이며 윈도 운영체제나 OS X 양쪽에서 읽고 쓸 수 있는 exFAT로 포맷되어 있다. 윈도 운영체제에서 FAT32 형식으로 다시 포맷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4GB 이상 파일은 복사할 수 없다.

용량이 부족하게 느껴지면 SD카드를 추가로 꽂아 용량을 늘리면 된다. 일반 소비자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최대용량인 64GB SDXC 카드도 정상 인식한다. SD카드가 꽂혀 있다면 커넥트 미디어와 함께 SD카드도 인식되어 PC에서 읽고 쓸 수 있다. SD카드 리더가 없는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에서는 SD카드 리더처럼 쓸 수 있다. PC와 연결되는 인터페이스는 USB 2.0이다. 파일을 복사하는 속도는 최대 초당 10MB 정도이며 용량이 500MB를 넘는 동영상을 복사할 때는 느리다는 느낌도 있다.

사진·동영상·음악 파일 “올리고 내리고”

커넥트 미디어에 저장된 콘텐츠를 모바일 기기에서 보려면 먼저 앱을 설치해야 한다. 커넥트 미디어에 내장된 모바일 웹 기능도 이용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불편하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서 ‘샌디스크 와이어리스 미디어 드라이브’ 앱을 받아 설치하면 되며 비용은 무료다. 커넥트 본체 전원을 켠 다음 앱을 실행하면 주위에 있는 커넥트 미디어를 찾아 보여주며 바로 접속도 가능하다. 초기 상태에서는 비밀번호가 걸려있지 않으며 관리자 메뉴에서 바꿔주면 된다.

커넥트 미디어에 접속되면 비디오, 음악, 사진, 파일 등 네 가지 메뉴가 나타난다. 파일을 복사한 폴더와 관계 없이 동영상은 동영상대로, 음악은 음악대로, 사진은 사진대로 모아서 보여주며 PDF 파일이나 문서 파일 등 이외의 파일은 ‘파일’에서 탐색기 형태로 볼 수 있다. 단 재생 기능은 앱을 실행하는 기기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기기가 바로 재생할 수 없는 코덱을 쓴 동영상이나 음악 파일은 재생할 수 없다.

MP4 포맷 동영상이나 MP3·AAC 음악파일을 넣으면 애플 기기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양쪽에서 문제없이 볼 수 있다. 인식 가능한 미디어 파일은 샌디스크 웹사이트에서 확인하면 된다.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담긴 SD카드를 꽂으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도 사진을 볼 수 있다. 한 사람이 찍은 사진을 그 자리에서 여러 명이 나눠 갖기도 편리하다. 단 해상도가 높고 용량이 큰 파일이 많이 들어있을수록 초기 인식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커넥트 미디어는 단순히 저장된 파일을 보여 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백업 기능도 갖췄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저장된 사진·음악·동영상을 와이파이로 연결된 커넥트 미디어로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앱 메뉴에서 ‘아이폰’이나 ‘로컬’을 선택한 다음 올리고 싶은 파일을 선택하고 올리면 된다. 커넥트 미디어 본체 뿐만 아니라 SD카드가 꽂혀 있을때에는 SD카드로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노트북 없이도 간편히 백업할 수 있어 편리하다.

풀HD 영상 “네 대까지는 괜찮아”

와이파이를 통해 저장된 콘텐츠를 보여주는 기기는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문제는 이들 기기에 접속해 콘텐츠를 즐기는 동안에는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커넥트 미디어는 주변에 있는 다른 유무선공유기와 연결해 끊김없이 인터넷을 쓸 수 있다. 전용 앱 설정 메뉴에서 ‘인터넷에 연결’을 선택하고 유무선공유기의 비밀번호를 입력한 다음 다시 접속하면 된다. 한 번 비밀번호를 기억시키면 다음에도 자동 접속된다.

샌디스크 설명에 따르면 720p(1280×720), 2Mbps 동영상을 최대 다섯 대 기기에서 재생할 수 있다. 커넥트 미디어에 저장된 동영상을 최대 몇 대에서 끊김 없이 재생할 수 있는지 확인해 봤다. 1920×1080 화소, 4.5Mbps MP4 동영상을 여러 개 준비해 넥서스5, 아이폰5s, 아이패드 에어, 넥서스7(2012)에서 30분 이상 재생한 결과 끊김 현상은 아이패드 에어와 넥서스5에서 각각 한 번씩 나타났다.

커넥트 미디어는 이용자가 교체할 수 없는 내장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썼고 USB 어댑터를 충전하는 데는 세 시간이 걸린다. 샌디스크가 밝힌 이용 시간은 720p, 2Mbps 동영상을 기기 한 대에서 스트리밍으로 즐길 때 최대 8시간이다. 위와 같은 조건에서 한 시간 동안 동영상을 재생한 후 전용 앱으로 확인하니 약 14%를 썼다. 전체 배터리 비율에 따라 계산해 보면 약 6시간 이상은 쓸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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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커넥트 와이어리스 미디어는 메모리카드를 자유롭게 끼우거나 빼 쓸수 없는 아이폰, 넥서스 등 스마트 기기에서 자유롭게 음악과 동영상 등 콘텐츠를 즐기고 백업할 수 있어 편리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혹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태블릿 등 운영체제가 다른 두 기기를 같이 쓰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하지만 와이파이를 이용해 데이터를 주고 받기 때문에 항공기 안에서는 쓸 수 없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따라서는 음악이나 동영상을 재생할 때 호환성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스마트 기기의 동영상이나 사진을 올려서 백업할 때 다른 기기에서 HD 동영상을 재생하고 있다면 업로드가 끊기는 경우도 더러 있다. 여러 명이 같이 여행을 떠날 때 사진을 백업하고 공유하는 용도로도 유용하다. 가격은 32GB 제품이 15만9천원, 64GB 제품이 23만9천원이며 대용량 HDD를 쓴 제품보다는 저렴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