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안나와”…삼성·애플·LG 황당 사건들

제품 대량 도난, 애플은 또 고소, 노키아 무리수

일반입력 :2013/12/30 08:05    수정: 2013/12/31 10:48

김태정 기자

제품을 대량으로 도난당하고 야심차게 준비한 마케팅은 뜻밖의 사고를 불렀다. 제품 하자, 악의적 비방, 소송 등 단골 논란이 빠지지 않았다. 2013년 휴대폰 업계엔 ‘별일’이 다 있었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예년보다 올해 진땀을 뺐다고 토로한다. 황당하면서 웃기에는 안타까운 일도 눈에 띈다.

■LG ‘G2’ 트럭째 사라지다

지난 10월 24일경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G2’ 2만2천500대를 미국에서 도난당했다. 판매가로 계산하면 150억원이 넘는 규모다.

사건 발생 지역은 켄터키주 루이빌 모처의 트럭 정류장. LG전자 물류거점을 나와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로 향하던 트럭이 이곳에 멈췄다. 트럭 기사는 화장실을 찾았고, 그 사이 트럭이 통째로 사라졌다. 그가 트럭 잠금을 제대로 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행히 일리노이주 경찰과 미 연방수사국(FBI)까지 범인을 잡고 물량을 회수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고가 모바일 기기들이 해외서는 계획적인 대형 절도 표적이다. 애플 아이폰을 노린 각종 절도 사건이 종종 외신에 오른다.

이렇게 도난 된 제품들은 시중에 불법으로 팔리거나 분해돼 해외 공장으로 흘러들어 간다고 수사당국은 설명했다.

■애플, 일반인에 “너 고소”→패배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애플의 특이(?) 소송이 또 나왔다. 평범한 일반 개인을 상대로 걸었다가 패했다. 사과 마크에 대한 집착이 문제다.

이야기는 지난 201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크리스틴 로머라는 독일의 한 작은 카페 주인에게 애플 본사의 편지가 도착했다. 내용은 로머의 카페 로고가 애플 로고와 비슷하다며 사용하지 말라는 것. 카페 로고는 붉은 색 사과 안에 모자를 쓴 아이 얼굴을 그려져 있다. 한쪽 귀퉁이는 애플 로고와 달리 멀쩡하다.

로머는 대기업이나 정부 등과 연관이 거의 없는 일반 소상공인이지만 공룡 애플에 전면전을 선포하고 법정공방에 들어갔다. 독일 특허청에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애플에게는 예상치 못한 한 방이었다.

결국 애플은 올해 10월 소송을 포기했다. 애플에겐 굴욕 사건이지만 로머는 일약 스타가 됐다.

로머는 “애플 측으로부터 소송 포기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었다”며 “내 저작권을 애플을 상대로 지켜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참에 카페도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애플 별로”…노키아 엽기 광고

삼성전자와 애플을 겨냥한 노키아의 광고는 안쓰러울 정도다. 도대체 어떤 광고효과를 기대하는지 이해가 어렵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무리수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

예를 들어 “애플 아이패드는 키보드가 없어 불편하다. 노키아 태블릿이 답이다” 정도는 약한 편이다. 애플의 아이폰5s 공개 당시에는 “진정한 갱스터는 골드폰을 사용하지 않는다(Real gangsters don‘t use gold phones)”, “800만화소? 귀엽네. 애플, 진짜 혁신은 이런 것” 등의 조롱 트윗을 올렸지만 무시당했다.

삼성전자를 겨냥한 듯 “내 모자에 빨간색과 보라색”, “할머니때문에 내 바나나의 고통이” 등의 의미 없는 말들을 하는 동양인을 내보낸 것도 엽기 사례다.

대체적으로 올해 노키아 광고 내용은 ‘끔찍한 아이폰’, ‘기술력이 부족한 갤럭시’ 등으로 요약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에 대해 별 달리 반응하지 않았다.

■“공짜가 뭐기에”…G2 이벤트 아수라장

LG전자가 지난 8월 서울 한강 부근에서 연 ‘하늘에서 G2가 내린다면’ 이벤트. 하늘에 띄운 풍선 100개를 통해 뿌려지는 교환권을 잡으면 G2를 주는 내용이다.

문제는 풍선을 제대로 띄우기도 전에 발생했다. 몇몇 참여자가 미처 떠오르지 않은 풍선을 마구 잡았고 다른 인파까지 몰려 일이 커졌다. 대부분의 풍선은 하늘을 날아보지 못한 채 사람들 손에 들어갔다. 일부 참여자들은 이를 강탈이라고 표현했다.

결국 부상자가 생기며 경찰이 출동했고, LG전자는 부상자들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며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방 행사는 모두 취소했다.

참여자들의 욕심과 부족한 질서 의식, 회사 측의 준비 미숙 등이 도마에 올랐다. 앞으로 국내에서 비슷한 이벤트는 없을 듯 보인다.

■“갤럭시기어 판매량은 사실...”

삼성전자 손목 착용형 기기 갤럭시기어는 대체 얼마나 팔렸을까.

삼성전자는 이 제품의 시장 안착을 위해 총력을 투입했다. 뉴욕의 유명 패션쇼 모델들이 갤럭시기어를 뽐내며 무대에 올랐고, 광고 마케팅 규모도 주력 스마트폰 수준이다.

때문에 “갤럭시기어 한 달 판매량이 5만대에 불과하다(애플인사이더)”, “반품 비율이 높다” 등의 외신 보도가 나오자 삼성전자는 적극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세계 시장에서 갤럭시기어 판매량이 80만대를 넘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유통점에 보낸 출하량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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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갤럭시기어 성적을 놓고 이런 저런 추측들이 끊이지 않지만 삼성전자는 말을 아끼고 있다. 국내 판매량 역시 미공개다.

당장의 판매량도 중요하지만 향후 애플을 비롯한 경쟁자들의 착용형(웨어러블) 기기들이 나올 것이기에 ‘시장 개척 이미지’를 선점하려고 고심 중인 삼성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