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윈도8, '업글'은 간단-복구는 난감?

일반입력 :2012/11/22 15:11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7 사용자가 별 준비 없이 윈도8 업그레이드판을 설치해 쓰면 기존 환경으로 되돌리기 힘들다는 걸 이미 알려왔다고 밝혔다. 다만 그 내용의 접근성이 떨어져 사용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의지가 부족했던 것으로 비친다.

본지가 21일자 보도 [윈도8 오작동…윈7 복구 너무 힘드네]로 윈도8 설치시 완제품 윈도7 PC에 기본 설정된 시스템복원영역을 못 쓰게 된다고 지적하자, 한국MS 관계자는 공식사이트 주소(windows.com)를 제시하며 윈도8 다운그레이드시 되돌리기 어려움에 대해 공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윈도8 업그레이드 설치시 기존 윈도로 되돌리는 작업은 어려우며, 이미 설치했다면 되돌리는데 쓸 복구디스크도 못 만든다고 돼 있다.

■MS 윈도8 업그레이드 설치하면 되돌리기 힘드니까…

해당 항목은 윈도8 설치후 '마음이 바뀌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간단히 이전 운영체제(OS)로 돌아갈 수 있는가' 묻는 사용자에게 MS가 답하는 형식이다.

회사는 그렇지 않고, 업그레이드 전에 PC에서 실행하던 윈도 버전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전 버전을 다시 실행하려면 PC와 함께 제공된 복구 또는 설치미디어에서 이전 버전을 재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일반적으로 이런 (복구)미디어는 DVD에 있는데 없으면 업그레이드하기 전에 PC 제조업체가 제공한 소프트웨어(SW)를 써서 PC 복구 파티션에 복구미디어를 만들 수 있다며 윈도8을 설치한 후에는 복구 파티션을 써서 복구디스크를 만들 수 없으므로 업그레이드하기 전에 이 복구디스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MS는 윈도7을 업그레이드하기 전에 복구디스크를 만들라고 썼다. 그 이유는 윈도8을 설치할 때 복구디스크를 만들어 줄 복구 파티션을 못쓰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윈도7 완제품PC를 쓰던 사람들이 모두 이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문제에 대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애초에 복구 DVD 미디어가 있으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고, 문제가 되는 복구DVD가 없는 사용자들에게는 별도의 복구기능 확보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설명은 또 다른 페이지에 돼 있다.

■구입-설치는 초간단, 되돌리기 주의사항은 대체 어디에

또 이 항목을 찾아 읽는 건 윈도8 업그레이드판을 구입해 내려받고 설치하는 과정보다도 복잡해 보인다.

공식사이트에서 위쪽 메뉴 '다운로드 및 쇼핑'을 열고 그 아래 '윈도8 구입'을 찾아가면 4만3천원에 업그레이드용 윈도8 프로 버전을 구입할 수 있다는 설명과 도우미 프로그램 링크가 나온다. 또 실제 윈도8 업그레이드 과정은 설치영역을 고르는 초기 메뉴 몇 번만 지정하면 모두 마무리될 때까지 자동으로 진행된다.

반면 윈도8 설치후 기존 환경을 되살릴 기능이 마비된다는 경고를 찾아가려면 공식사이트에서 위쪽 메뉴 '지원'을 열고 그 아래 '주요 문제 해결 방법'에서 '윈도8으로 업그레이드'를 찾아가야 한다. 해당 페이지의 맨 끝 '지원' 항목을 보면 3번째가 앞서 제시한 '마음이 바뀔 경우 간단히 이전 OS로 돌아갈 수 있느냐'에 대한 답이다.

이 항목을 읽으려면 이 페이지의 판촉용 제품 사용, 업그레이드 도우미가 수행하는 작업 설명, 업그레이드 준비 확인 방법 소개, 오프라인 업그레이드판 구입 요령, 윈도8 풀버전 구입 안내, 업그레이드시 설정과 파일 전송에 대한 설명, 업그레이드 후 미디어센터 기능과 DVD재생 안내, 언어 변경 방법 등을 모두 지나쳐야 한다.

업그레이드판 구매자가 윈도8 설치에 앞서 이같은 사이트의 모든 내용을 일일이 찾아 읽고 파악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나마 해당 웹페이지에 윈도8 설치 이후 복구디스크를 못 만든다는 안내가 있다는 사실도 읽은 뒤에야 알 수 있다.

■'기존 업그레이드 사례가 극소수라 관련 경험 미흡했다'

사실 윈도8 업그레이드판 사용자가 DVD장치를 탑재한 PC를 쓰고 복구용 DVD미디어를 갖고 있다면 기존 환경을 되돌릴 때 이런 어려움을 겪을 필요가 없을 수 있다.

문제는 모든 PC에서 DVD를 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 점이다. 경량 노트북에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가 사라진 것은 익숙한 일이다. ODD가 없는 PC를 파는 제조사가 사용자에게 복구용 DVD를 제공할 리 없다. 대신 하드디스크같은 저장장치에 숨김영역을 설정해 복구용 SW를 제공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한국MS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제품가격을 낮추는 방안으로 복구DVD를 제공하지 않아 서비스센터에 가지 않으려면 전화 안내를 받아 직접 작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 주장했다.

기존 사용자들은 윈도OS 정품을 구매하려해도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여왔다. 불법복제를 하거나 기존 완제품PC 또는 노트북에 포함된 버전을 계속 쓰기를 선택했다. 새 OS를 출시하더라도 업그레이드 버전만 구매해 설치한 고객이 극소수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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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는 MS가 본사 차원에서 윈도8 확산에 탄력을 넣기 위해, 기존 윈도PC 사용자를 상대로 4만3천원이란 '파격가'를 제시하며 대대적인 판촉에 나선 상황이다. 판촉에 열을 올린 것과 상충되게, 업그레이드시 사용자들에게 잠재적으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를 알리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한국MS 관계자는 그동안 사용자 패턴을 보면 OS를 업그레이드 버전만 구매해 설치한 고객이 아주 극소수라 (자사가) 지금같은 상황을 겪지 않았던 것 같다며 필요한 사항 안내에 불충분한 점이 있었는지 내부 검토를 진행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