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코닥, 특허까지 경매…“아, 옛날이여”

일반입력 :2012/06/13 08:42    수정: 2012/06/13 08:48

정윤희 기자

이스트만 코닥(이하 코닥)이 핵심 자산이던 특허까지 경매에 내놨다. 지난 1월 파산을 신청한 이후 돈이 될 만한 것들은 모두 팔아치우는 형국이다. 과거 ‘특허괴물’로까지 불리던 것이 옛 영화가 됐다.

미국 주요 외신들은 코닥이 11일(현지시간) 특허 포트폴리오의 경매 계획을 미국 파산보호법원에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닥은 현재 보유 중인 디지털이미징 특허 1천100개를 오는 8월 초 경매에 부칠 계획이다. 경매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입찰은 오는 30일 마감된다. 낙찰자는 오는 8월 13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티모시 린치 코닥 최고지적재산권책임자는 “입찰자나 입찰 가격에 대해서는 일절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디지털이미징과 관련한 특허를 매각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해당 특허 포트폴리오는 최고 26억달러(한화 약 3조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닥은 미국 내 1천100개 특허 외에도 해외특허 585개, 특허 응용기술 700개를 보유 중이다.

게다가 이미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노키아를 비롯해 전 세계 30여개 기업으로부터 막대한 로열티를 챙기고 있다. 코닥이 ‘특허괴물’로까지 불렸던 이유다.

코닥은 한 때 특허가치가 기업 시가총액보다 5배가 넘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코닥은 지난 3월에도 고객사진 DB를 바탕으로 이를 인화해 주는 코닥갤러리 고객계정을 2천380만달러(한화 약 265억원)에 셔터플라이에 매각했다. 다만 당시 이와 관련한 지적재산권은 셔터플라이에 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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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0년대 세계 카메라 업계를 주도한 코닥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디지털 시대 대응에서 뒤쳐졌다. 지난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지만 아날로그 시절의 영광에 취해 필름 판매에 집중한 것이 패착으로 지적된다.

이후 코닥은 스마트폰에까지 밀리면서 지난 1월 결국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다. 현재 파산보호 과정의 일환으로 일반 소비자용 사업 부문을 축소하고 가정용 프린터, 사진 현상 사업 부문 등을 줄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