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올라스 특허무효'…좌절된 IT봉이김선달

일반입력 :2012/02/11 10:22

한 소프트웨어(SW) 업체가 주장해온 양방향 웹기술에 대한 독점적 권리가 무효화됐다. 지난 몇년간 브라우저 플러그인 기술 관련 소송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괴롭혀온 이올라스(Eolas)테크놀로지스가 벌이려던 또다른 특허 공세가 좌절된 것이다.

미국 지디넷 등 외신들은 9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이 이올라스가 하루 앞서 주장한 '양방향 웹' 접속기술 특허에 효력이 없다는 판결을 내리며 소송을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이올라스가 소송을 통해 독점권을 주장한 특허는 웹브라우저가 인터넷으로 호스팅되는 양방향 애플리케이션을 전달케하는 기술이다. 사실상 거의 모든 온라인서비스업체가 사용중인 기술을 처음 만들었다고 주장한 셈이다.

■특허괴물 이올라스

그럼에도 8일 IT미디어 와이어드는 이올라스 소송 움직임을 보도할 당시 승소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회사가 특허괴물의 대열에 끼게 된 과거 이력 때문이다.

지난 1999년 이올라스는 MS 인터넷익스플로러(IE)의 플러그인 기술에 자사 특허가 침해됐다며 소송을 제기해 4년만에 1심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MS는 지난 2005년 IE를 개량해 이 특허를 회피해왔다. 첫 판결 이후 양사 소송은 이올라스에게 불리하게 흘러갔지만, 결국 MS는 2007년 이올라스와 합의했다.

이올라스는 또 2009년 어도비, 구글, 야후, 애플, 이베이, 아마존 등 22개 기업들이 자사 기술을 그 웹사이트와 다른 제품에 무단 사용했다며 특허침해 소송을 걸었다. 이에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오라클같은 일부 회사는 이올라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일을 매듭지었다.

이후 이올라스는 명실공히 특허괴물의 대열에 끼게 된다. 회사가 이번에 새로 제기한 소송은 5838906번, 7599985번, 2개의 미국 특허를 근거로한다.

■'인터넷 전체가 내 특허를 침해했다'

무효 판결 전 이올라스가 주장한 2개 특허는 웹사이트에 상호작용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플러그인과 에이잭스 응용기술을 포괄한다. 그 주장에 따르면 이 특허를 적용한 사이트는 현존하는 결제, 검색, 자료저장 기능이 들어 있는 전자상거래 서비스는 물론이고 모든 웹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해당된다.

5838906번은 지난 1993년 처음 구현된 기술로, 웹브라우저가 완전히 양방향으로 작동하는 임베디드애플리케이션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게 해준다. 지난 1998년 11월 개방된 분산형 하이퍼미디어시스템에 접속한 컴퓨터상의 브라우저 프로그램 사용자가 임베디드 프로그램 객체에 접근하고 이를 실행케 해주는 시스템으로 등록됐다. 캘리포니아대학이 이를 관리하며 그 연구원 출신인 이올라스 설립자 마이클 도일과 다른 2명이 발명자로 등재됐다.

지난 2009년 10월 발행된 7599985번 특허는 5838906번의 연장선에 놓였다. 이는 온라인 환경에 플러그인과 에이잭스 웹개발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웹사이트에 '완전히 인터랙티브한' 임베디드 애플리케이션을 더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로 묘사된다.

지디넷은 (결국) 이올라스가 양방향 웹에 관한 특허를 갖고 있지 않다는 판결이 나왔다며 통상적으로 'SW특허제도에 친화적'이었던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서 드문 승리라고 평했다.

해당 재판에는 '월드와이드웹의 창시자'로 불리는 팀 버너스 리, 초기 웹브라우저 가운데 하나인 '비올라'를 개발한 페이 유안 웨이, HTML표준 가운데 멀티미디어나 외부 프로그램을 삽입하기 위한 '임베드(embed)' 태그를 고안한 데이브 래게틈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I'll be back!

재판 결과가 나온 직후 버너스 리는 트위터를 통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구글 역시 성명을 통해 법원이 특허가 무효임을 알아차려 기쁘다며 이는 이올라스 주장이 (인터넷 생태계에) 득될 게 없다는 우리 주장을 확인시켜 주는 셈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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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기서 사건이 마무리되진 않을 전망이다. 특허 무효화로 구글, 야후 등 인터넷업체에 제기한 소송이 자동으로 기각되면서 이올라스는 또다른 특허 침해 법정공방을 시작할 필요가 생겼다.

지디넷은 이올라스가 여러해동안 준비해온 특허침해소송을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의 배심원단은 몇시간만에 기각시켰다며 불행하게도 이올라스는 정말 다른 법정에 나서기 위해 준비중이지만 그리 되기까진 또 몇년이 걸릴 전망이란 게 그나마 다행스런 점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