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직원들 "우리가 노조 원하는 이유는..."

일반입력 :2011/06/14 11:04    수정: 2011/06/14 19:43

남혜현 기자

전미 트럭운전사노조 팀스터(Teamsters)처럼, 각 애플스토어를 잇는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을지 확신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조직을 만드는 일이 더이상 두렵지는 않다

미국 IT산업의 요충지에서 주목할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실리콘밸리에선 이례적이라는 시간제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이다. 그것도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쏠린 애플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욱 주목된다.

美씨넷은 13일(현지시간) 애플매장노조를 추진 중인 직원 코리 몰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전세계 애플스토어 직원들을 규합하는 일이라며 성공을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코리 몰은 지난 2007년부터 애플스토어에서 일해왔다. 그는 노조 설립 정당성을 애플스토어에서 일하는 직원들에 더 나은 임금과 근무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애플이 소매점을 운영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애플 노조, '비정규직 차별'이 발단

처음 애플 노동조합 결성 소식이 들려온 때는 지난달 20일이었다.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노조 결성을 선언한 이날은, 애플이 지난 10년 동안 전세계 320개 군데로 점포를 확장한 것을 기념한 날이기도 했다.

이들은 애플매장노조(Apple Retail Workers Union) 사이트를 개설하고 애플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사람이라며 우리가 부당한 대우와 보상을 받으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주장은 외부 사람들에게 일견 '의외의 소식'으로 들릴 수도 있다. 애플스토어는 지난 3년간 미국기업정보사이트 '글래스도어닷컴'에 의해 일하기 좋은 50대 기업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매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주장은 이와는 다르다.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은 직원들이 쉽게 묵과할 수 없는 문제로 부각됐다.

코리 몰은 씨넷과 인터뷰 중 처음에는 단지 사람들과 (근무환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의 일터에서 벌어지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탐색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몰이 직원과 대화하며 발견한 가장 큰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불평등이었다. 그는 같은 시간동안 일하더라도, 풀타임 근무와 비교해서 시간제 노동자가 훨씬 적은 임금을 받는다며 시간제의 경우 일주일에 28시간도 일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외에 어떤 증거를 내놓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애플이 현재 노동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애플 노조 결성, 오래전부터 싹튼 예고된 미래

그가 애플 노조결성을 생각한 것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맥도널드와 월마트, 베스트 웨스턴 호텔서 일하다 애플스토어로 이직하면서, 그는 애플에서 일하는 것이 아주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몰이 노조 결성을 생각한 것은 애플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절을 개혁하는 '변화의 선구자'가 되겠다는 이야기다.

그는 몇몇 사람들은 내가 나의 직업을 좋아하면서 싫어한다고 지적한다며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직업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직업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로 몰의 노조 설립 운동이 성공할지에 대해선 미국 산업계에서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미국 노동운동 전문가인 제이 크루핀은 10명을 모아서, 또는 100명을 모아서 단체를 만들 수 있다며 그러나 만약 몰이 애플소매점을 개혁하고 조직하려고 생각한다면, 나는 그것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크루핀은 실제로 350개 이상 단체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인물이다. 그는 다수 노조들이 최근 전통적인이슈를 협상하는 문제에 다양한 도전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다수 핵심 기업들은 시장이 지불하는 임금과 근무환경, 직원들의 요구 사항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다수 사례들은 직원의 상사나 매니저가 처리하는 수준에서 해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단일 노조를 위해 직원들이 얼마나 잘 뭉칠 수 있는냐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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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몰이 애플 노조 설립을 성공시키려면, 하나의 스토어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노조로 단일하게 뭉치게 만들어야 하고, 이 모두가 협상에 참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몰은 이와 관련 나는 쿠퍼티노 본사에서 스티브 잡스나 론 존슨이 (노조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를 원한다며 그들을 만나 이같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고, 이같은 일을 위해 한 단계씩 밟아나가는 일이 두렵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