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 그녀가 곧 '소셜미디어'

일반입력 :2011/05/22 13:36    수정: 2011/05/22 23:11

전하나 기자

'시대의 아이콘, 세계 정상의 팝스타, 그리고 하나의 완벽한 소셜미디어…그 이름은 레이디 가가'

유명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최근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정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유명인 100명' 정상을 차지했다. 독보적 1위였던 오프라 윈프리를 제친 결과다.

그의 최신 싱글앨범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는 아이튠스에 공개된지 5일 만에 유료 다운로드 100만을 돌파, 싱글앨범 중에선 비틀즈를 넘어선 기록을 남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 미국 명문대에선 레이디 가가의 음악,패션 등을 통해 마케팅 전략, 성과 섹슈얼리티, 사회학을 다루는 강좌를 개설했다.

올해로 데뷔한지 고작 3년. 25세의 여성이 가진 이 파괴적 영향력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수녀복, 생고기로 몸을 감싼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나서는 다소 과격한 자신감?

씨넷 등 주요 외신들은 포브스 발표보다 하루 앞선 지난 17일(현지시간) 레이디 가가의 트위터 팔로어 수가 1천만명을 돌파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이 때문에 그는 '1천만명 소셜시대를 연 최초의 팝스타'라는 별칭도 얻었다. 가가의 페이스북 친구는 일찍이 1천만명을 넘어서 오바마 대통령을 누른 바 있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한다. 레이디 가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매우 영리하고 활발하게 이용하는 스타라는 것이다. 그는 새 앨범 발매 소식을 신문이 아닌 트위터로 먼저 알린다. 자신의 뮤직비디오의 유통 채널로는 당연히 TV방송이 아닌 유튜브를 선택한다.최근에는 소셜게임(SNG)업체 징가와 손을 잡고 진행한 공동 프로모션이 시장의 이목을 샀다. 징가의 대표적 소셜게임 '팜빌(FarmVille)'에서 자신의 새 앨범 수록곡 전체를 미리 공개한 것이다.

이용자들이 게임 내에서 미션을 수행하면 신곡을 들을 수 있고, 25달러짜리 게임카드를 구입하면 전곡 다운로드가 가능한 식이다.

일본 대지진과 같은 재난상황에서도 레이디가가의 탁월한 구호 능력은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에서 발휘됐다. 그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구호 팔찌를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전부 팔아 해치웠다. 25만달러의 수익금을 모으는데 걸린 시간은 단 8시간. 이 수익금은 레이디 가가와 그의 팬을 통칭하는 '리틀 몬스터(little monster)'의 이름으로 일본 이재민에게 전달됐다.

지난해엔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디지털 라이프의 희생(Digital Life Sacrifice)'이라는 이벤트도 벌였다. 그는 SNS 활동을 중단한다는 의미로 관 위에 누운 동영상을 찍었다. 그의 퍼포먼스에는 아프리카와 인도의 에이즈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기부할 100만달러의 모금액을 채울 때까지라는 조건이 붙었다.

이 영리하고 비범한 여성은 이탈리아계 미국인의 딸로 뉴욕에서 태어났다. 17세에 뉴욕대학의 예술학부에 조기 입학했지만 1년 만에 중퇴했다.

이후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다 지난 2008년 상업음악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데뷔앨범 '더 페임(The Fame)'은 물론, '저스트 댄스(Just Dance)' '포커페이스(Poker Face)' 등 그가 내놓는 곡마다 빌보드와 음반 시장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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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레이디 가가의 인기는 놀랍다. 지난 20일에는 그의 새 앨범 출시를 기념한 팬들의 거리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이날 팬들은 마치 가가처럼 분장을 하고 모여 홍대 걷고 싶은 거리 등에서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토록 대중적 장악력이 높다보니 레이디 가가에 쏠린 언론의 관심은 당연하다. 현재 매체들과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레이디 가가 신드롬을 평가하기 바쁘다. 미학자 진중권은 레이디 가가를 대중문화로 들어온 포스트모던이라고 평했으며, 주요 외신 또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파격과 혁신을 필두로 한 레이디 가가 자체가 소셜미디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