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2만원으로 스마트카 구현해준다

[강소기업이 미래다⑥]에이다스원, ADAS 대중화 선도

중기/벤처입력 :2017/09/18 10:16    수정: 2019/01/10 14:02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강소(强小)기업'이 국가 경제 혁신의 주역이자 좋은 일자리 창출의 모범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강소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들 기업에 대한 현장 탐방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⑥낡은 그랜저를 완전 자율주행차로 변신 시킨 에이다스원(ADAS ONE)

지난 1999년 설립된 한양정보통신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카메라 모듈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에이다스원(ADAS ONE)'을 이달 별도 법인 형태로 분사한 것이다. 에이다스원은 성공한 기업은 아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기업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기업이다. 그러나 꿈을 쫓는다. 눈 앞으로 다가온 스마트카 시대, ADAS 대중화를 위해 기술을 준비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게 에이다스원의 꿈이다.

에이다스원은 지난 6월 대구 지능형부품진흥원에서 주력으로 개발중인 'HX-510' 카메라 제품 탑재 차량의 성능 시연회를 가졌다.

'HX-510'은 회사 측이 자체적으로 보유중인 현대차 그랜저 HG 차량에 탑재됐다. 그랜저 HG는 2011년 출시된 차로, 출시된 지 6년 이상 경과된 차다. 원래 그랜저 HG는 자동긴급제동(AEB)과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 등이 탑재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 차량은 'HX-510' 제품이 더해지자, 웬만한 장애물과 사람 등을 인식할 줄 아는 스마트카로 변신했다. 지디넷코리아는 당시 시연회에서 'HX-510'의 성능을 직접 체험해본 적이 있다. (▶2017년 6월 18일자 구형 그랜저도 자율차로 변신 '마법 카메라' 기사 바로가기)

■핵심 전략 : 인공지능(AI) 영상처리 기술로 ADAS 대중화

한양정보통신의 시작은 원래 자율주행차용 시스템이 아닌 휴대폰 등 단말기에 쓰이는 폰트 개발에 초점을 맞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다. PDA 제품이 성행했을 때는 당시 폰트 엔진을 납품하기도 했고, 스마트폰 시장 초창기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안드로이드 계열 베타폰트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등 영역을 확대했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SW사업에만 매진하기엔 무언가 부족하다는 판단이 있었고 그래픽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많았던 창업주가 3년 전 인공지능 기반의 영상처리 기술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때부터 영상처리 기술 개발을 위한 임베디드 비전 연구소를 설립해서 사업 확장을 모색해 왔다.

한양정보통신은 고심 끝에 '기계의 눈'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해보자고 결심했다. 로봇이나 차의 눈과 연관된 영상처리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를 위한 첫 번째 실행 전략은 바로 '자율주행차의 눈'인 차량용 ADAS 카메라 모듈이다.

2만원대 ADAS 지원 제품 한양정보통신 AONE (사진=한양정보통신)

■핵심기술과 제품 : 저렴한 ADAS 'AONE' + 상용차 위한 'HM310'

한양정보통신 에이다스원의 사업이 꽃을 피게 된 때는 지난해 9월부터다.

당시 회사는 2만원대 가격의 ADAS 장치 'AONE' 제품을 세계 최대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런칭시켰다. 최근 인텔이 인수한 세계적인 ADAS 기업인 이스라엘 모빌아이 제품이 애프터마켓에서 13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인 셈이다.

'ADAS All-In-One(ADAS 올인원)' 문구를 줄여서 만든 'AONE'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거치대가 차량용 OBD-II 케이블과 연동되는 방식으로 어느 자동차에나 장착할 수 있다. 기존에 소유하던 스마트폰이 차량 내부에서는 운전자와 승객의 안전을 기여할 수 있는 필수 ADAS 장치로 변신하는 개념이다.

'AONE'이 구현할 수 있는 ADAS 시스템은 전방차량충돌경보(FCWS), 차선이탈경보(LDWS), 전방차량출발알림(FVSA) 등이다. 현재 출시된 완성차 업체들의 ADAS 패키지 시스템이 지원하는 기능보다는 적지만, 2만원만 내면 웬만한 ADAS 시스템 기능을 만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완성차 업체에서는 ADAS 패키지를 평균 100만원대 옵션가로 판매하고 있다.

한양정보통신의 이같은 놀라운 시도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호응을 얻었다.

한양정보통신 HM310 제품 (사진=한양정보통신)

'AONE'은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CES 혁신상' 지능형 차량 제품 부문에서 기술혁신상을 수상했고, 2016 한국전자전에서 '최고 신제품' 분야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AONE'은 또 독일의 'Automechnika 2016', 두바이 'GITEX2016' 전시회를 통해 선보인 후, 20여 곳 이상의 업체와 해외 대리점 관련 협약 대상 품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양정보통신은 저렴한 가격대의 'AONE'을 넘어 상용차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자체 ADAS 장치 개발에도 전념하고 있다. 그 시작은 바로 'HM310' 제품이다.

'HM310'은 AONE과 다르게 상용 차량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차선이탈경보, 전방추돌경보, 차간거리모니터링경보를 이용해서 고속도로는 물론 시내 주행에서도 안전운전을 지원한다.

'HM310'은 1톤 이상의 모든 트럭에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운행기록 장치인 'DTG(Digital Tachograph)'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DTG를 통해 속도, 위치정보, 운행시간 등 차량에 대한 각종 정보를 기록하고 분석해 유류비 절감, 안전사고 예방과 같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대형차 운자자들의 고속도로 졸음 운전으로 인한 추돌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 제품으로 기대된다.

'AONE' 제품은 단돈 2만원으로 주요 ADAS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사진=ADAS ONE)

■미래 비전: 누구나 쉽게 접하는 '스마트카' 시대 연다

한양정보통신에서 새롭게 출범한 에이다스원이 추구하는 미래 비전은 앞으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스마트카 대중화 시대를 열고 이로 인한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힘쓴다는 것이다. 현재 이 같은 비전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은 바로 애프터마켓 공략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년마다 나오는 신차 출하량은 약 8천900만대인 반면, 현재 돌아다니고 있는 차량의 수는 약 10억대 수준이다. 누구나 쉽게 첨단 스마트카 기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 기존 차량 고객까지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 회사 내부 판단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거대 완성차 자동차 OEM(주문자상표부착)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진입장벽을 허무는 일이다. 에이다스원 입장에서는 아직 인력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이같은 높은 진입장벽을 어떻게 깰지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에이다스원은 빠른 시일 내 애프터마켓에서 ADAS 도입이 확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개발중인 HX-510 제품이 내장된 ADAS-ONE 소유 그랜저 HG (사진=지디넷코리아)

에이다스원은 오는 2020년께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 차량이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레벨 3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의무는 있지만, 스티어링 휠과 가속 페달 조작을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과 운전 환경을 의미한다.

에이다스원은 3년에서 5년 뒤인 2020년~2022년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에이다스원은 다양한 객체를 인식해 안정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기술을 구현해낼 수 있다. 이는 인공지능 딥러닝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는 기술로 단순히 인식의 수준을 넘어 자체 판단 능력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CNN 기술이 최초로 들어가는 시기는 에이다스원이 현재 개발 중인 'HX-510' 제품의 정식 출시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강소기업 전장부품 기술 탑재 장벽을 낮춰주면, 이같은 기술이 언제라도 상용화될 수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기성 완성차 업체 위주로 형성되고 안전을 이유로 매우 보수적이고 새로운 시도에 인색하다는 점은 중소 기술기업들이 성장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HX-510 제품이 탑재된 한양정보통신 소유 그랜저 HG 내부. 부분 자율주행 테스트 중 촬영된 사진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김태근 대표의 경영 목표: "모빌아이와 경쟁...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한양정보통신 임베디드연구소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고 있는 김태근 소장은 에이다스원의 CEO(최고경영책임자)직을 맡는다. 그는 최근에 해외를 오가며 ADAS 제품 위탁 생산을 위한 전략과 기업과의 협업에 전념하고 있다.

김태근 대표는 경영 철학을 묻는 질문에 "뚜렷한 것은 없다, 우리나라에서 1등을 하는 것이 목표며, 글로벌 5위 이내에 진입하자고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에이다스원은 경쟁업체보다 경쟁력 있는 ADAS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을까.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기존 자동차 전장부품 기반 업체들은 고전적 기술에 특화되어서 제품 안정성만 높이려고 전념한다"며 "하지만 이들은 새로운 트렌드와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평가했다.

김태근 ADAS ONE CEO. 그의 뒷편에는 안전 사양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한 사람 형태의 '더미'가 자리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는 이에 대한 기준을 딥러닝 구현 기술 능력으로 나눈다.

김 대표는 "새로운 벤처 기업들의 경우, 딥러닝 기반의 영상처리 진행 기술을 1년전부터 개발해오고 있지만 이들의 약점은 차량의 이해도가 낮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이미 3년 이상 이 분야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 등을 함께 쌓아왔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에이다스원이 지목하는 경쟁 업체 중 하나는 바로 ADAS 시장에서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모빌아이다. 모빌아이는 최근 인텔에 인수되고 나서 BMW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등 자체 입지를 더욱 확장해 나가고 있다. 에이다스원은 모빌아이에 대응하는 기술을 개발해 오는 2020년 글로벌 5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목표 : 실리콘밸리로 가자

김태근 대표는 뉴욕주립대학교(State Univ. of New York) 공학박사, KIST 시스템공학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분산컴퓨팅 연구실장을 거친 정통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자다. 디티비로, 셀론 대표이사를 거쳤다. 2000년대 초 국내 IP TV 산업 발전을 쭉 지켜봐 왔던 인물이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엔 정보통신부 홈네트워크 및 임베디드 S/W 전문위원(PM), 국가 차세대 10대 성장동력 지능형 홈네트워크 사업단장을 지내기도 했다. 당시 IT 분야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노무현 정부 때나 지금이나 미래 성장에 필요한 인재와 전문 기술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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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등 고등 교육 기관에서 차세대 성장 동력 육성에 필요한 인재를 조기에 양성해야 하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 부족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에이다스원의 전체 구성원은 아직 수십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 하루빨리 100여명 이상의 연구원을 확보하고 오는 2020년 회사의 절반 인력을 미국 실리콘밸리에 옮긴다는 것이 그의 꿈이자 로드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