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7' 지배한 5大 키워드는?

음성인식·자율차·차세대 TV·스마트홈·로봇

홈&모바일입력 :2017/01/08 11:06    수정: 2017/01/09 18:34

정현정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정현정 기자)지난 5일(현지시간) 시작된 글로벌 IT 업계 최대 행사인 'CES 2017'이 8일 나흘 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린다.

개최 50주년을 맞아 의미를 더한 올해 CES는 글로벌 3천800개 이상 업체와 전 세계 150개국 16만5천명이 넘는 참관객이 참여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CES는 그 해 전자업계의 최신 기술과 신제품 동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전시회로 주요 글로벌 IT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혁신 경쟁을 펼쳤다. 올해는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 자율주행차, 차세대 TV 경쟁, 스마트홈, 로봇과 드론 등이 주요 화두로 꼽혔다.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7 전시장 전경 (사진=CTA)

■CES 거물들의 경쟁 숨은 승자는 '아마존'

올해 CES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업체는 뜻밖에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었다. 아마존은 CES 2017에 공식 부스를 마련하지 않았지만 전시회에 참가한 글로벌 주요 IT 기업들이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인 '알렉사(Alexa)'를 탑재한 스마트폰, 생활가전, 자동차, 로봇 등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기 때문이다. 알렉사는 아마존이 선보인 음성인식 기반 개인비서 스피커 ‘에코(Echo)’의 핵심 솔루션으로 출발해 다른 업체들에도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독자 운영체제(OS)인 웹OS를 탑재한 스마트 냉장고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냉장고에는 알렉사가 연동돼 요리를 하고 있는 사용자가 음성 명령을 통해 음악 재생, 뉴스 검색, 온라인 쇼핑, 일정 확인 등을 할 수 있다. 또 LG전자가 선보인 공개한 가정용 로봇인 허브 로봇과 미니 로봇에도 알렉사가 탑재돼 가전제품과 보안시스템 등을 제어한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에 적극적이. 포드가 싱크3 시스템에 알렉사를 처음 적용하는 등 폭스바겐과 현대자동차 등이 아마존 알렉사를 활용한 차량용 가상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BMW와 닛산은 MS 코타나 등으로 경쟁적으로 AI 기반 음성인식 서비스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화웨이는 CES에서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9'에 스마트폰 중에서는 처음으로 알렉사에 접속할 수 있는 앱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이에 따라 알렉사는 모바일 시장에서도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와 경쟁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세계 최대 PC 업체인 중국 레노버도 알렉사를 탑재한 개인비서 '레노버 스마트 어시스턴트'를 선보였다. 레노버 스마트 어시스턴트는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인식해 웹 검색이나 음악 재생, 일정 관리 등을 돕는다.

이밖에 GE는 알렉사를 탑재해 음성명령으로 불을 켜거나 끌 수 있는 스마트 조명 ‘더 시’를 선보였고, 월풀은 세탁기와 오븐, 냉장고 등 제품을 알렉사와 연동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CES 2017의 숨은 승자는 인공지능 음석인식 비서 '알렉사'를 내세운 아마존이었다. LG전자가 알렉사를 지원하는 스마트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전기차자율차…IT+자동차 트렌드 가속화

올해도 역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자동차 관련 기술이 CES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가전박람회로 시작했던 CES는 최근 전자와 자동차 산업 간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자동차관련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CES 2014부터 본격화된 자율주행 기술 관련 전시 규모는 75%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로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노스홀에 마련되는 자동차 관련 전시 규모도 매년 커지고 있다. 폭스바겐, BMW, 도요타, 현대차 등 CES에 참가한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폭스바겐은 MEB(Modular Electric Drive Kit)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기 자율주행차 I.D 콘셉트카를 전시했다. BMW는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신형 5시리즈 완전 자율주행차 프로토타입 'BMW i'를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3일 라스베이거스 도심 도로에서 완전자율주행 콘셉트카인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야간 도심 주행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3단계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이 들어간 전기차 콘셉트카 ‘포탈(Portal)’을 공개했다.

일본 제조사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운전자의 감정에 따른 주행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 적용된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토요타는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콘셉트카 '콘셉트 아이(愛)'를 선보였다. 혼다는 인공지능 ‘감정 엔진’이 적용된 자율주행 전기차 ‘뉴브이(NeuV)’를 공개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배송용 로봇과 드론을 밴과 결합한 순수 전기 밴 콘셉트카인 ‘비전밴(Vision Van)’을 공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비전밴의 실물이 전시된 것은 처음이다. 비전 밴은 지붕에 2대의 배송용 드론이 이착륙할 수 있다. 배송할 물품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선반 위에 놓인다. 배송지역으로 이동한 후 지붕을 열면 드론에 배송할 물품이 자동으로 탑재되어 배송 지역까지 날라간다.

이밖에 ‘테슬라 대항마’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패러데이 퓨처는 SUV 타입의 순수 전기차 'FF91'를 공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노스홀에 부스를 마련한 패러데이퓨쳐는 부스에 다른 제품이나 설명 없이 FF91 한 대 만을 전시했으며, 주위로 넓게 울타리를 쳐 일반 관람객들의 접근은 막았다.

폭스바겐은 MEB(Modular Electric Drive Kit)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폭스바겐의 최초 컴팩트 모델인 'I.D.'를 미국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

■퀀텀닷 vs. OLED 차세대 TV 경쟁

CES는 일명 'TV쇼'라고 불릴 만큼 이 부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이뤄져왔다. 올해 TV 분야에서 최대 관전포인트는 세계 1, 2위 TV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경쟁이었다. 퀀텀닷 진영은 삼성전자가, OLED 진영은 LG전자가 각각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CES 기간 중 2017년형 TV 신제품인 삼성 QLED TV 88인치 Q9F, 75인치 Q8C를 전격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입자에 메탈을 적용하는 새로운 기술로 화질의 수준을 대폭 높이면서 기존 SUHD TV 브랜드를 버리고 ‘QLED’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패널 두께가 2.57mm에 불과해 마치 그림 한 장이 벽에 붙어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벽걸이형 올레드 TV 'LG SIGNATURE(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를 전략 모델로 선보였다. 벽걸이 TV 거치대를 포함해도 4mm가 채 안 된다.

OLED 분야에서는 LG전자 외에 일본 소니의 행보가 눈에 띄었다. 소니는 이번 CES 2017에서 4K HDR OLED TV ‘BRAVIA OLED’ A1E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하며 OLED TV 시장에 재진입했다. 특히 이 제품은 스크린 자체에서 사운드를 내는 세계 최초의 TV로 눈길을 끌었다.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던 중국 TV 제조사들도 저마다 퀀텀닷이나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스카이워스, 창홍, 콩카 등이 OLED TV를 선보였다. 특히 콩카는 65인치와 77인치 제품을 메인으로 시야각과 블랙 표현 등 OLED의 장점을 내세워 OLED TV 제품을 전면에 전시했다.

퀀텀닷 진영에서는 하이센스가 98인치 8K ULED TV를 전략 제품으로 전시했다. 하이센스는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TV를 ULED TV로 명명하고 있다. 또 글로벌 TV 시장 3위 업체인 TCL도 퀀텀닷을 활용한 TV를 내놨으며, 패러데이퓨처의 지분을 보유한 러에코(Le Eco)도 퀀텀닷 TV를 선보였다.

글로벌 TV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화질 경쟁이 이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향후에는 디자인과 사용성 경쟁에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삼성전자가 올해 CES에서 전략 모델로 내세운 'QLED TV' (사진=삼성전자)

■연결 연결 연결… 가시화 된 스마트홈

생활가전들은 단순한 제어를 넘어 이제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홈으로 본격 진화하는 모습이었다. 단순히 제품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해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고 올해는 여기에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 관련 기술도 접목되면서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IoT 냉장고 패밀리허브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CES에서 음성 인식 기능을 추가한 '패밀리허브 2.0' 냉장고를 선보였다. 패밀리허브 2.0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IoT 기술로 사용자 음성을 인식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가장 알맞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사용자가 음성으로 자신이 즐겨 듣는 라디오를 켠다거나 필요한 레시피를 검색하면 부족한 식재료를 찾아서 주문해 준다.

LG전자는 올해 출시하는 모든 가전제품에는 무선인터넷을 지원해 생활가전의 사물인터넷화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사용자가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습관, 제품이 사용되는 주변 환경 등을 스스로 학습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기능을 제공하는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 딥러닝 기반의 '딥 씽큐(Deep ThinQ)' 스마트 가전도 공개했다.

스마트 가전의 일차적인 목표는 소비자의 사용 패턴과 주변 환경 등을 분석해 최적의 기능을 제공하는데 있다. 예를 들어 세탁기는 빨래 양이나 사용하는 물의 종류 등을 학습해 최적의 물 사용량과 빨래 조건을 찾아주고, 에어컨은 사용자의 위치에 집중 냉방을 제공해주는 식이다.

궁극적으로는 가정 내에서 제품과 사람, 제품과 제품 간의 연결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연결을 통해 스마트홈을 외부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포드는 새로운 ‘싱크3’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홈 투 카(Home to Car)’, ‘카 투 홈(Car to Home)’을 강조했다. 알렉사 기반 음성인식을 통해 운전 중에 “집 안에 조명을 켜달라”고 부탁을 하거나 집 안에서 “내 자동차 문을 잠가줘”라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식이다.

중국 드론 제조사 이항(eHANG)이 선보인 1인용 유인 드론 (사진=지디넷코리아)

■친구 같은 로봇, 사람 태우고 나는 드론

올해 CES에서는 처음으로 로봇 전용 전시관이 운영됐다. 또 많은 업체들인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로봇과 빨래 개기, 바리스타, 잡초제거 특정 기능을 수행하거나 노인과 발달장애인 등 특정 소비자를 타겟으로 한 로봇을 발표했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가정용 허브 로봇과 미니 로봇을 비롯해 공항 안내 로봇과 공항 청소 로봇, 잔디깎이 로봇 등 상업용 로봇을 선보이며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LG전자는 필드테스트를 마치는 대로 연내 로봇 제품군을 출시할 예정이다.

파나소닉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겨냥해 프로젝터 기능을 가지는 에그봇을 선보였다. 벤처기업들이 몰려있는 샌즈엑스포에도 교육용 로봇, 장난감 로봇, 집안 안내 로봇 등이 대거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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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의 경우 시장 확대를 위해 휴대성, 안전성, 사용성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DJI와 고프로 등은 휴대가 간편하도록 접이식 구조를 채택한 드론을 선보였다. 또 제로제로와 AAE는 사용 시 부상 방지를 위해 가드를 장착해 사용자 안정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4K 촬영과 비전인식 기술 등이 중저가 기기에도 탑재되면서 성능이 상향평준화 되고 있다.

지난해 성인 한 명이 탈 수 있는 유인 드론 '이항 184 AAV'를 처음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중국 스타트업 '이항(EHang)'은 비행시간이 지난해 20분에서 30분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