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수준 어디까지 왔나

기술은 'OK', 중계기 구축 등 지상파 의지는 '글쎄'

방송/통신입력 :2016/12/19 18:21

국내 지상파 UHD 방송이 기술적으로 직접수신 생중계가 가능한 첫걸음을 뗐다. 내년 2월 본방송을 앞두고 시험방송 시연까지 이뤄졌다.

19일 서울 상암동 일대서 열린 K-ICT 차세대미디어대전에는 ATSC 3.0 기반 지상파 UHD 직접수신이 시연됐다.

ATSC 3.0은 미국 차세대 지상파 방송 규격이다. 지난달 지상파 UHD 방송 신규 허가가 이뤄지면서 국내 기술기준 표준이 됐다.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고화질 영상 정보를 담을 뿐만 아니라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UHD 방송은 기존 방송 제작부터 송출 환경과 차이가 크다. 때문에 상당히 많은 부분의 장비가 바뀌고 새 기술이 쓰인다. 즉, 제한된 환경이지만 직접수신까지 시연에 성공했다는 점은 기술 수준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점을 뜻한다.

실제 K-ICT 차세대미디어대전에서 시연된 방송은 강릉 ISU 쇼트트랙 월드컵 경기를 SBS가 하이라이트 편집 녹화를 거쳐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 설치된 TV가 수신하는 식이다.

방송 신호 송출은 관악산에 설치된 UHD 송신안테나에서 이뤄졌다. 앞서 SBS는 지난 16일 관악산 신호를 목동 사옥에서 수신하는 시험방송을 진행키도 했다. 또한 서버 랙으로 구성된 UHD 편집, 송출 시스템도 전시했다. 인코더, ESG, 송출서버 등도 선보였다.

기술은 일정 수준 갖췄다는 평가지만, 내년 본방송과 대대적인 UHD 전환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여전히 많다.

당장 직접수신 시연은 테스트 환경일 뿐이고 시청자 누구나 UHD 방송을 볼 수 있는 중계기 구축은 한참이나 멀었다. IPTV나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플랫폼을 거쳐야 제대로 된 시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방송 환경에 맞는 재원 마련을 이유로 규제 완화부터 요구하고 있는 점이 UHD 시대 도입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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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학회가 진행한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와 지원 방안’ 세미나에서는 기존 지상파들이 주장해온 중간 광고 허용, 권역별 재송신 등이 논의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UHD 방송의 기술 수준은 앞으로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누구나 예상하기 때문에 기술이 발목을 잡을 일은 없을 것”이라며 “본방송이 시작된 후에 지상파가 당초 약속대로 얼마나 큰 의지를 갖고 중계기를 구축하냐가 UHD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