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주식 거래에 암호화 화폐 활용 시동

'세틀코인' 美특허 등록...증권시장 도입 검토

컴퓨팅입력 :2015/12/07 18:23

손경호 기자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 화폐를 주식처럼 쓴다면?

글로벌 투자은행이자 증권사인 골드만삭스가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일명 '세틀코인(SETLcoin)'이라 불리는 암호화 화폐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19일 미국 특허청에 '증권 거래를 위한 암호화 화폐(Cryptographic Currency For Securities Settlement)'라는 이름의 특허를 등록했다. 각 거래 종목 당 한 주 혹은 채권을 대신하는 암호화 토큰을 실시간으로 사고 팔 수 있게 한 것이다.(특허 링크)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기존에도 이미 주식이나 채권 등을 거래하기 위한 전자결제플랫폼이 구축돼 있었지만 실제로 모든 결제 프로세스가 완료되기까지는 수일 이상이 소요됐고, 은행 시스템에서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다.

반면 세틀코인을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주식, 채권 등에 대한 거래가 가능하고, 거래 내역 역시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네트워크 내에 바로 기록돼 이력을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골드만삭스는 "트레이더들은 각각 개인들이 소유한 디지털지갑을 사용해 열린 거래 방식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틀코인 소유권은 인증을 받은 새로운 소유자에게 즉시 이전되며, 이러한 거래 내역들은 분산네트워크 내에 네트워크 원장(ledger) 형태로 기록되고, 거의 실시간 거래를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세틀코인에 대한 거래는 디지털지갑 형태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뤄진다. 특허내용에 따르면 각 세틀코인에는 일명 'PIC(Positional Item Cryptographic currency)'라고 하는 별도의 이름을 붙인다. 예를들어 IBM의 주식을 세틀코인으로 취급한다면 'IBM-S 세틀코인', 채권이라면 'IBM-B 세틀코인'이라는 식으로 앞에 이름을 부여해 어떤 회사를 나타내는 주식이나 채권인지를 표시하는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세틀코인 개념도. 주식, 채권 등 거래를 위해 별도로 고안해낸 암호화 화폐를 활용한다.

IBM과 구글 주식 거래를 예로들면 IBM의 일반주 100개가 1개의 IBM-S 세틀코인과 같은 값을 가질 수 있게 하거나 1개 IBM-S 세틀코인이 2개 GOOG-S 세틀코인과 교환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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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틀코인 자체는 달러화에 대응하는 가치를 갖게 할 수도 있으며, 다른 암호화 화폐와도 교환할 수 있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IBM-S 세틀코인 1개가 1만3천 USD 세틀코인, 100 라이트코인, 5비트코인 등과 교환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비트코인 결제 전문 스타트업인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에 5천만달러를 투자하면서 이러한 방식의 주식거래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25개 글로벌 은행들은 이보다 앞서 R3CEV라는 스타트업과 협업해 블록체인 상에 각종 거래내역을 올려 관리할 수 있게하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