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프라이데이 쇼핑 전쟁, 곧 사라진다

美 매체들 "앞으론 365일이 블랙 프라이데이"

인터넷입력 :2015/11/27 10:41    수정: 2015/11/27 18:1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터넷과 모바일이 블랙 프라이데이를 없앨 수도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원래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 날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날 대부분의 소매점들이 파격 세일을 단행한다. 그러다보니 이날은 각 매장마다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몰린다. 그게 전통적인 블랙 프라이데이 풍속도였다.

이날 쇼핑을 하지 못한 고객들은 다음 주 월요일에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그래서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다음 월요일을 사이버 먼데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점차 이런 풍속도가 바뀔 전망이다. 굳이 힘들게 매장에 나갈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블랙 프라이데이에 매장에 몰려든 쇼핑객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모습이 사라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사진=씨넷)

■ 대다수 소매점들, 목요일부터 온라인 할인판매

씨넷, 와이어드 등 주요 외신들은 “새벽에 힘들게 매장으로 가는 전통적인 블랙 프라이데이는 점차 사라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씨넷은 ‘블랙 프라이데이에 매장에 가지 말아야 할 이유’란 기사를 통해 조목 조목 짚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굳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소매점들이 온라인 상에서도 같은 할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스트바이, 월마트 등은 하루 전인 목요일부터 같은 가격에 할인판매한다. 씨넷에 따르면 월마트는 목요일 오전 3시부터 온라인 상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판매를 시작한다. 콜, 메이시 등 다른 소매점들도 비슷하다.

물론 베스트바이는 매장에서만 할인 판매하는 제품도 있긴 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제품들은 온라인 상에서도 같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파격 세일 광고. (사진=씨넷)

여기에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아예 모바일 쇼핑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어도비은 올해 모바일 쇼핑 트래픽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블랙 프라이데이는 이제 더 이상 하루 행사가 아니다. 대부분의 소매점들은 추수감사절을 시작으로 계속 할인 판매를 실시한다.

일부 소매점들이 이날 ‘창고 대방출’ 형태의 판매를 하는 관행 역시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객들이 조심해야 할 점이라고 씨넷이 지적했다.

■ "원하는 때, 원하는 가격에 제공" 확산될 것

미국의 디지털 문화 전문잡지인 와이어드는 아예 “기술 발전으로 소매점들이 더 이상 추수감사절 연휴에만 의존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회성 대규모 판매가 갈수록 사라지게 될 것이란 얘기다.

왜 이런 진단이 나오는 걸까?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매점들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갈수록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굳이 추수감사절 연휴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와이어드는 “소비자들은 꼭 필요한 때에 적합한 제품을 가장 적절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이 발달되면 블랙 프라이데이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와이어드 기사. (사진=와이어드)

마찬가지로 소매점들 역시 자신들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가격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근거를 토대로 와이어드는 “앞으로는 매일이 블랙 프라이데이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론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 흑자내는 날 의미…1950년대 필라델피아서 유래

블랙 프라이데이는 원래 1년 내내 적자이던 기업들이 이 때를 기점으로 흑자를 기록한다는 데서 유래했다. ‘흑자를 보는 날’이란 의미인 셈이다.

하지만 좀 더 기원을 따지고 들어가면 1950년대 필라델피아 주까지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추수감사절을 보낸 사람들이 다음 날 쏟아져나온 쇼핑객들 때문에 경찰들이 한바탕 홍역을 치르게 된 것.

그래서 이런 혼잡한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부른 것이 첫 출발이었다. 초기엔 ‘검은 금요일’이란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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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엔 필라델피아 주에서만 통용되던 ‘블랙 프라이데이’란 말은 이후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의미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엔 최대 쇼핑 시즌이란 의미로 통용됐다.

미국에선 블랙 프라이데이가 공식적으론 휴일이 아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일부 주에서는 ‘콜롬비아데이’ 대체 휴일로 활용하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