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배민 수수료 공개 저격...배민 "영세업 부담 줄어" 반박

"플랫폼기업 횡포 맞서 공개앱 만들 것" vs "모든 참여자 이익 안 되면 외면 받았다"

인터넷입력 :2020/04/05 22:13    수정: 2020/04/06 11:23

이재명 경기지사가 배달의민족 수수료 개편을 독과점의 횡포로 규정하고, 이에 대항해 공공배달앱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배달의민족 측은 이를 부정하고, 개편된 수수료 정책으로 더 많은 소상공인들이 비용 부담을 덜게 된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플랫폼기업 횡포 해결방안 고민할 때"라며 "경기도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 규모의 경제는 한계비용 때문에 무제한적일 수 없는데, 기술혁명으로 디지털경제는 한계비용이 제로에 수렴해 규모의 경제가 수요가 있는 한 무제한일 수 있게 됐다"며 "대표적인 것이 플랫폼경제인데, 대규모 플랫폼이 완성되면 이용자 증가에 따라 수익은 비례해 늘지만 비용은 거의 늘지 않아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기 용이하고, 이를 이용한 과도한 이윤추구가 쉽다"고 설명했다.

또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극심한 이때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 이용료 인상으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며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앞서 배달의민족은 지난 1일부터 오픈서비스를 도입, 요금 체제를 기존 8만8천원 정액제에서 주문 금액에 대한 수수료 5.8%를 부과하는 정률제로 바꿨다.

해당 서비스는 매출이 높은 가게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이재명 도지사의 지적을 부정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월 매출이 1천만원 이상인 업소도 울트라콜을 20개씩 꽂아 월 160만원 이상 비용부담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앱 상에서 깃발 더 많이 꽂기 경쟁이 벌어지면 그 피해는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업자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개편으로 전체 입점 업소의 52.8%가 월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면서 "연 매출 30억원 이상인 대형업소 중에서도 45%가 오픈서비스를 통해 수수료 부담이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공공앱개발 통해 배민 대항서비스 연구

수수료 논란이 심해지자 이 지사는 4일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배달앱 개선을 위한 제안을 모집했다. 그는 "독과점과 불공정 거래로 불평등과 격차를 키우면 결국 시장경제생태계가 망가지고 그 업체도 결국 손해를 본다"며 "합리적 경쟁체계를 만드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이날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받은 다양한 제안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그는 "배달앱은 기술혁신 아닌 단순 플랫폼에 불과하므로 이미 군산에서 시행중인 '배달의 명수'처럼 공공앱을 만들고, 이를 협동조합 등 사회적기업에 맡겨 운영하며 민간 앱기업들이 경쟁의 효능을 잃지 않게 하자는 제안이 있었다"고 공개했다.

이어 "배달기사(라이더)를 조직화하고 보험 등 안전망을 지원해 주문 배달 영역의 공공성, 취업 안정성, 소상공인 보호를 동시에 도모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수입 지출을 파악해 이용료 인상이 불가피한지 지방소득세 세무조사로 검증하거나, 정부와 공정위에 공정한 조사와 심사가 이뤄지도록 요구하라거나 이용료 제한 입법을 추진하라는 제안도 있었다"고 첨언했다.

그는 "입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이를 기다리지 않고 공공앱개발 등 지금 당장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기존 군산시에서 사용하는 '배달의 명수' 상표를 공동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 지사는 "공공앱개발에 나설 경우에 대배히 강임준 군산시장과 통화해 배달의 명수 상표 공동사용을 동의받았다"며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에게 관련 전문가 추천과 도움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6일 오후 2시에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도주식회사, 경기도컨텐츠진흥원, 기획조정실, 경제실, 공정국, 자치행정국 등 관련 부서와 산하기관과 긴급회의를 통해 현장을 점검하고, 공공앱 개발 등 대응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다.

(사진=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배민 "오픈서비스는 업주 부담률 낮추기 위한 것"

우아한형제들 측은 이날 오픈서비스 관련 설명자료를 발표했다. 회사는 "배달의민족 요금체계는 오랜 고민의 결과"라며 "오픈서비스는 울트라콜 깃발꽂기 문제를 개선하면서, 누구나 합리적으로 이용하면서 전체적인 부담율을 낮추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수수료율을 전세계 동종, 유사업계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낮게 책정한 것도 부담이 줄어드는 업소가 많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였다.

배달의민족

월 매출 155만원 이하 업체에만 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해당 지적은 155만원의 5.8%는 울트라콜 1개 비용인 8만8천원보다 낮은데, 실제 그렇게 매출이 적은 업소는 없다는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 입점 업소의 깃발 개수는 평균 3개(약 26만4천원)"라며 "홀 매출 등을 제외하고 배민 앱을 통해서 들어오는 매출만 따졌을 때 월 매출 465만원 이하 업소는 앞으로 비용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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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월 매출 465만원 이하 업소는 수수료 부담이 낮아지고, 그 외에 깃발을 다수 꽂고도 더 많은 깃발에 밀려 매출 증대효과를 누리지 못하던 업체도 비용 감소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플랫폼은 참여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면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며 "그간 배달의민족이 음식점의 매출 주문 증가에 기여하고 라이더 일자리 증가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은 앱에 참여하시는 식당주인, 라이더, 이용자 등 모든 분들께 이익과 편익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