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도전"…코로나 절정기 2월에 회사 설립 '최다'

10년간 등기신청 건수 82여건, 작년 2월보단 50% 늘어

디지털경제입력 :2020/03/29 09:49    수정: 2020/03/29 20:5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극심했던 지난 2월 주식회사 법인이 최근 10년새 가장 많이 설립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50% 증가했다.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통해 사업의 기회를 얻어내는 기업가 정신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10년 이후 최근 10년 간 주식회사 법인 설립 등기신청 현황 분석’을 통해 2010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122개월 간 법원에 회사 설립을 위한 등기 신청을 한 건수는 총 82만2천264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즉 82만여개 회사가 최근 10년 사이 새로 설립된 것이다. 120개월이 넘는 기간 중 월별 기준 회사를 최다 설립한 시점은 올해 2월이었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50.8% 늘어났다. 지난달에 회사 설립등기 신청을 한 회사는 1만781곳으로, 월별 회사 설립등기 신청 건수가 1만건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이 유일하다.

지난 달 다음으로 2020년 1월(9922건), 2018년 1월(9241건), 2019년 1월(9228건), 2019년 7월(9219건), 2019년 12월(9207건) 순으로 많았다. 상법 법인 중 반드시 법원에 설립등기 신청을 해야 하는 주식회사 법인 기준이다.

올해 2월 설립 등기를 신청한 회사들 중 자본금이 50억~100억원 미만인 곳은 16곳으로 다른 때와 비교해 많았다. 자본금이 100억 넘는 법인도 7곳으로 늘어났다. 다만 10~50억 원 자본금으로 세워진 주식회사는 2020년 2월에 27곳으로 2020년 1월(24곳) 보다는 많았지만, 2018년 1월(44곳)보다는 다소 적었다.

참고로 국내 2천300곳이 넘는 상장사 중 자본금이 10억 이상 100억 미만인 회사는 약 1100여 곳으로 절반 정도에 달했다. 이중에는 2018년 기준 매출 1조 규모 회사는 10곳이 포함됐고, 매출 1천억원 넘는 회사도 300여곳이었다.

앞서 조사와 별도로 2월 한달 간 광역시도별 주식회사 본점 이전 현황 조사에서는 서울보다 경기도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다.

경기도는 서울과 달리 전출보다 전입 숫자가 더 많았다. 지난 한달 간 경기도를 떠난 회사는 1천219곳이었지만, 1천383곳은 경기도로 본점을 옮겼다. 서울로 본점을 옮긴 회사는 1천704곳, 서울을 떠난 회사는 1천944곳으로 한달 간 240곳 줄었다.

국내 시가총액 1~2위를 하는 삼성전자(수원시)와 SK하이닉스(이천시)도 본점 소재지를 경기도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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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선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인적, 물적 이동 등이 제한돼 실물 경제가 상당 부분 큰 타격을 입은 시점에서 지난달에 2010년 이래 가장 많은 주식회사가 세워진 것은 역설적인 현상이다”면서도 “이는 위기 이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려는 경향이 강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이가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성장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IMF 외환위기 때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회사를 세워 크게 성장시킨 사례도 많다”며 “위기에 강한 경영자일수록 급속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과감하고 혁신적인 도전을 통해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얻어내는 정신을 발휘한다”고 전했다.